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虛白明照禪師(허백명조선사) (1593~1661)의 禪詩 (1)~(10)
● 虛白明照禪師(허백명조선사) (1593~1661. 俗名 李希國. 洪州 出生. 堂號 虛白堂. 丙子胡亂 때 僧兵大將으로 活躍)
* 허백명조(虛白明照, 1593~1661)는 13세에 출가 양육사 보영(普英)을 따르다가 사명에게 입문하였으며, 사명이 서울에 들어간 뒤 현빈인영(玄賓印映)으로부터 양종(兩宗)을 연구, 완허(阮虛), 송월(松月), 무염(無染)에게 사사(師事)하였고, 묘향산에 갔다가 팔도의승대장(八道義僧大將)의 호를 받았으며(1626) 승군 4천을 거느리고 안주를 수비하였고, 1636년 병자호란에도 의병장이 되어 활약하였으며, 묘향산 불영대(佛影台)에서 입적하였으며, 저서로 허백집(虛白集)이 있습니다.
(1) 伽倻山吹笛蜂(가야산취적봉) : 가야산 취적봉
春山花發色彌明 ~ 봄 山에 꽃 피니 색깔 더욱 환하고
瀑水飛流晝夜鳴 ~ 瀑布는 떨어지며 晝夜로 우네.
可惜孤雲何處去 ~ 아아, 崔孤雲 先生 어느 곳으로 갔는가!
但聞臺上吹笛聲 ~ 臺에서는 다만 피리 소리 들리네.
(2) 共坐山影樓示巡使(공좌산영루시순사) : 山影樓에 함께 앉아 巡使에게 보임
樓外䨥溪水 ~ 소낙비 내려 樓閣 너머 시냇물
聲聲洗客心 ~ 힘찬 소리 나그네 마음 씻어주네.
談玄開一笑 ~ 깊은 理致 論하며 한바탕 웃노라니
山月照楓林 ~ 山 위의 달이 丹楓 숲을 비추네.
* 순사(巡使) ~: 朝鮮時代에 兵亂이 있을 때 王命으로 地方의 軍務를 巡察하던 臨時 벼슬
(3) 東街愚吟(동가우음) : 수양버들 늘어선 길
紫佰垂楊酒旗斜 ~ 수양버들 늘어선 길 酒幕 깃발 갸웃 기울고
沙窓如霧咽箏琶 ~ 비단 窓에 안개 낀 듯 牙箏(아쟁) 琵琶(비파) 목 메이네.
東風不管花無力 ~ 봄바람은 연약한 꽃 아랑곳 하지 않아
吹滿長安百萬家 ~ 서울 저 百萬家에 가득히 흩뿌리네.
(4) 登佛頂臺(등불정대) : 金剛山 佛頂臺에 올라
雲水飄然衲 ~ 구름처럼 물처럼 自由로운 衲者(납자)가
扶笻上高臺 ~ 지팡이 짚고 높은 臺에 올랐네.
眼前無一物 ~ 눈앞에 한 物件조차 없으니
滄海小於杯 ~ 푸른 바다가 찻잔보다 작구나.
* 납자(衲子) : 衲衣(승려가 입는 검은색 옷)를 입고 돌아다니는 승려. 특히 禪僧
(5) 復到東萊(복도동래) : 다시 東萊에 이르러
昔時霖雨苦連旬 ~ 前에는 열흘 장마에 시달렸는데
今日歸來萬像新 ~ 오늘 다시 돌아오매 萬像이 새롭구나.
好是西風秋色裏 ~ 좋은 이 西쪽 바람 가을빛 속에
稻花香佛馬蹄塵 ~ 벼꽃 香氣가 말발굽의 티끌을 떤다.
(6) 山居(산거) : 산속에서 삶
山河天地月 ~ 山과 江과 하늘과 땅, 그리고 달
彼此兩無心 ~ 이것과 저것 서로가 無心하구나.
又得春消息 ~ 또한 봄소식을 얻으니
楊花到處陰 ~ 버들개지 도처에 흐드러졌구나.
(7) 山居吟(산거음) : 산속에 살며 읊다
石逕嵯峨行且危 ~ 아스라한 돌 오솔길 危殆로운데
人寰逈絕徃來稀 ~ 사람 사는 世上과는 멀어서 往來도 드물다.
月中香桂庭前落 ~ 달빛 속에 香氣로운 桂樹나무 잎 뜰 앞에 떨어지고
雲外歸鴻天際飛 ~ 구름 밖에서 돌아오는 기러기는 하늘 끝으로 날아가네.
瑟瑟秋風侵踈屋 ~ 스산한 가을바람은 엉성한 집으로 불어 닥치고
蕭蕭楓葉撲班衣 ~ 쓸쓸한 단풍잎은 누더기 옷에 날아와 부딪치네.
而今永別紅塵世 ~ 이젠 紅塵의 世上 영원히 離別하여
願作明心救庶期 ~ 밝은 마음 이루어 수많은 사람 구제했으면.
* 홍진(紅塵) : 번거롭고 속된 세상
(8) 賽行脚僧之求三(새행각승지구삼) : 행각승에게
道本難言說 ~ 道는 본래 말로 表現할 수 없거니
何勞爲客宣 ~ 어찌 그리 수고스럽게 지껄이고 다니는가.
箇中跳一擲 ~ 이 속에서 한 번 박차고 일어나면
聲色滿三千 ~ 聲色은 온 누리에 가득하리라.
* 성색(聲色) : 노래와 女色
(9) 受大興衆請作禪偈傳後代(수대흥중청작선게전후대) : 대흥사 대중들이 禪偈를 지어 후대에 전하게 해 달라는 간청을 받고
焰裏寒霜凝結滯 ~ 불꽃 속에 차디찬 서리가 엉키고
花開鐵樹暎輝明 ~ 쇠 나무에 꽃이 피어 밝게 빛난다.
泥牛哮吼海中走 ~ 진흙소가 울부짖으며 바다 속으로 달아나고
木馬嘶風滿道聲 ~ 나무 말 우는 소리 길을 메우네.
불길 속에 서리 내려 꽁꽁 얼었고
무쇠나무 꽃 피어 눈이 부시네.
진흙 소 울며 바다 속으로 가고
나무 말 울음소리 누리에 가득 찼네.
선시 속에 가끔 등장하는 단어에 진흙 소, 목마, 나무 닭, 돌계집. 쇠 나무 등이 있다.
무정물을 정물로 만들어 격외 소식을 드러낼 때 쓰는 말들이다.
“돌장승이 애기를 낳고 나무 닭이 밤에 운다.”는 말들도 선지(禪旨)의 비밀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10) 拾栗(습률) : 알밤을 주우려고
不忍飢腸似電鳴 ~ 허기진 창자에서 우레 소리 들리어
徑行拾栗入雲扃 ~ 밤알을 주우려고 구름 속에 들었네.
夕陽山色如紅錦 ~ 夕陽의 산 빛 붉어 비단 같은데
秋雨霏霏落葉聲 ~ 가을비에 젖고 있는 실낱같은 落葉 소리.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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