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독산해경십삼수(讀山海經十三首) 其九 - 도연명(陶淵明)
산해경을 읽고 나서
其九
誇父誕宏誌(과보탄굉지) : 과보(誇父)는 허황되이 큰 뜻을 품고서
乃與日競走(내여일경주) : 해를 잡으려 함께 경주를 하였다네.
俱至虞淵下(구지우연하) : 함께 우연(虞淵) 밑에 이르니
似若無勝負(사약무승부) : 마치 승부가 나지 않은 것 같았네.
神力既殊妙(신력기수묘) : 신령한 힘 이미 특별하고 기묘하여
傾河焉足有(경하언족유) : 황하의 물 다 마신들 어찌 만족할까?
余跡寄鄧林(여적기등림) : 남은 자취를 등림(鄧林)에 부쳤으니
功竟在身後(공경재신후) : 그의 공로는 마침내 죽은 뒤에 남았다네.
* 誇父(과보) : 산해경에는 夸父로 나온다. 명계(冥界)의 신 후토(后土)의 후예로 거인족이다. 대황(북방 황야) 성도재천산에 사는데 귀에는 누런 뱀 두 마리를 걸고 손에도 누런 뱀 두 마리를 쥐고 다녔다. 태양을 쫓아가다 죽어 과보축일(夸父逐日)이라는 말을 남겼다.<山海經 海外北經, 大荒北經>
* 誕宏誌(탄굉지) : 허황되이 큰 뜻을 품음. 과보가 태양을 잡으려는 마음을 먹었다는 말이다. 誕(탄)은 허황하다는 뜻이며, 宏은 클 ‘굉’, 誌는 志와 통함.
* 虞淵(우연) : 전설 속에 해가 져서 들어가는 곳.
* 鄧林(등림) : 과보(夸父)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 변한 나무.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진(晉) 의희(義熙) 4년(408) 도연명의 44세 때 지은 시로 〈讀山海經(독산해경)〉 13수 중 제9수이다. 도연명이 전원에서 농사지으며 틈틈이 산해경을 읽고 그 기이함을 읊은 시이며 제9수에서는 해외북경(海外北經)과 대황북경(大荒北經)에 실려 있는 과보(夸父)가 어둠이 싫어 태양을 잡으러 쫓아다닌 이야기에 대해 쓴 것이다.
<대황북경(大荒北經)>
大荒之中,有山名曰成都載天。有人珥兩黃蛇,把兩黃蛇,名曰夸父。后土生信,信生夸父。夸父不量力,欲追日景,逮之於禺谷。捋飲河而不足也,將走大澤,未至,死于此。應龍已殺蚩尤,又殺夸父,乃去南方處之,故南方多雨。
대황(大荒)의 한 가운데에 산이 있는데 이름을 성도재천(成都載天)이라고 불렀다. 사람이 있는데 두 마리의 누런 뱀을 귀고리로 하고 양 손에는 누런 뱀을 잡고 있으며, 이름을 과보(夸父)라고 부른다. 후토(后土)가 신(信)을 낳았고, 신이 과보(夸父)를 낳았는데, 과보는 힘을 헤아리지 않고 해를 쫓아가려고 하여 우곡(禺谷)까지 이르렀다. 목이 말라 황하(黃河)를 마셨으나 부족하여 대택(大澤)으로 달려갔으나 도착하지 못하고 그곳에서 죽고 말았다. 응룡(應龍)이 이미 치우(蚩尤)를 죽이고, 또한 과보(夸父)도 죽이고 마침내 남쪽으로 가서 살았기 때문에 남방에는 비가 많이 내리게 되었다.
<해외북경(海外北經)>
夸父與日逐走,入日。渴,欲得飲,飲於河渭;河渭不足,北飲大澤。未至,道渴而死。棄其杖,化為鄧林。
과보(夸父)는 태양과 더불어 달리기를 하였는데, 해가 넘어 가려고 하자 목이 말라 마실 것을 얻으려고 하였다. 이에 하수(河水)와 위수(渭水)를 마셨다. 하수(河水)와 위수(渭水)를 다 마셔도 부족하여 북쪽으로 대택(大澤)을 마시러 가다가 도착하지 못하고 중도에서 목이 말라 죽었다. 이때 그가 지팡이를 버렸는데, 그 지팡이가 변화하여 등림(鄧林)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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