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독산해경십삼수(讀山海經十三首) 其八 - 도연명(陶淵明)
산해경을 읽고 나서
其八
自古皆有沒(자고개유몰) :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어왔으니
何人得靈長(하인득령장) : 어떤 사람이 신령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不死復不老(불사부불로) : 죽지 않고 또 늙지 않는다면
萬歲如平常(만세여평상) : 만년을 이대로 살 수 있다네.
赤泉給我飲(적천급아음) : 적천(赤泉)은 내게 마실 물을 주며
員丘足我糧(원구족아량) : 원구산(員丘山)이 내 양식을 넉넉케 한다네.
方與三辰遊(방여삼신유) : 장차 일월성신과 함께 놀 것이니
壽考豈渠央(수고기거앙) : 수명이 어찌 갑자기 다하겠는가!
* 赤泉(적천) : 원구산에 있는 샘물. “죽지 않는 사람들이 고경국 동쪽에 있는데 그들은 검은 색에 장수하여 죽지 않는다.(不死民在其東,其為人黑色,壽,不死.)”<山海經 海內南經>.
곽박(郭璞)의 주(注)에는 “원구산(員丘山)이 있으니 위에 죽지 않는 나무가 있어 나무 열매를 먹으면 장수하고 또한 적천(赤泉)이 있어 이 샘물을 마시면 늙지 않는다.”고 하였다.
박물지(博物志)에는 “원구산 위에 불사수(不死樹)가 있는데 이 나무 열매를 먹으면 장수한다. 산 위에 또 적천(赤泉)이 있는데 이 샘물을 마시면 영원히 늙지 않는다. 다만 이곳에는 큰 뱀이 많아 사람에게 해가 되어 사람이 살 수가 없다. (員丘山上有不死樹,食之乃壽。有赤泉,飲之不老。多大蛇,為人害,不得居也.)”라고 기록되어 있다. <博物志 卷一>
산해경 대황남경(大荒南經)에는 “불사국(不死國)이 있는데, 아씨(阿氏)가 성(姓)이며, 감목(甘木)을 먹는다.(有不死之國,阿姓,甘木是食.)”라고 기록되어 있다.
* 三辰(삼신) : 일(日), 월(月), 성신(星辰:별)을 합 칭한 말. 해ㆍ달ㆍ별(특히 북두칠성)의 셋을 이르는 말
* 渠央(거앙) : 갑자기 다함. 渠(거)는 갑자기, 央(앙)은 다하다는 뜻.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진(晉) 의희(義熙) 4년(408) 도연명의 44세 때 지은 시로 〈讀山海經(독산해경)〉 13수 중 제8수이다. 도연명이 전원에서 농사지으며 틈틈이 산해경을 읽고 그 기이함을 읊은 시이며 제8수에서는 <산해경 해내남경>에 원구산의 열매를 먹으면 장수하고 적천의 샘물을 마시면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글을 읽고 장수하여 일월성신과 함께 즐기리라는 뜻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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