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寒山詩集 : 한산(寒山) 습득(拾得) 풍간(豊干) 詩
한산시(寒山詩) 159
《詩 三百三首 其一五九》
我見世間人(아견세간인) : 내 보기에 바깥세상 사는 사람들
堂堂好儀相(당당호의상) : 생긴 것 멀쩡하여 당당하구나.
不報父母恩(불보부모은) : 그런데도 부모 은혜 갚지 못하니
方寸底模樣(방촌저모양) : 마음이 어찌해서 그 모양인가?
欠負他人錢(결부타인전) : 남의 돈 꾸어 쓰고 갚지 않다가
蹄穿始惆悵(제천시추창) : 발굽 뚫리고서야 비로소 슬퍼하네.
個個惜妻兒(개개석처아) : 저마다 마누라와 자식들만 챙기고
爺娘不供養(야낭불공양) : 아버지 어머니는 모시지 않네.
兄弟似冤家(형제사원가) : 형제를 원수네 대하듯 하느라
心中長悵怏(심중장창앙) : 마음속에 오래도록 원망 쌓고 사네.
(心中長悵一作悒怏)
憶昔少年時(억석소년시) : 그 옛날 어렸을 때 생각해 보면
求神願成長(구신원성장) : 잘 자라라 하늘에 바랐을 텐데
今爲不孝子(금위불효자) : 지금 되어 있는 게 불효자라니
世間多此樣(세간다차양) : 세상에 이런 일 드물지 않네.
買肉自家噇(매육자가당) : 고기를 사다가 저희끼리 먹고 나서
抹觜道我暢(말자도아창) : 주둥이 훔치면서 맛 좋다고 하네.
自逞說嘍囉(자령설누라) : 스스로 잘났다고 지껄여 대지만
聰明無益當(총명무익당) : 그 총명함은 이로울 게 없는 것이고
牛頭努目瞋(우두노목진) : 지옥 옥졸 눈 부라리며 화를 낼 때야
出去始時晌(출거시시상) : 그때야 비로소 때가 된 걸 알고
(出去始時一作始覺時已向)
擇佛燒好香(택불소호향) : 부처를 골라서 좋은 향 사르고
揀僧歸供養(간승귀공양) : 스님을 가려서 공양을 하네.
羅漢門前乞(나한문전걸) : 아라한이 문 앞에서 걸식을 하다
趁卻閒和尙(진각한화상) : 일 않는 사문이라 내침을 당했나니
不悟無爲人(불오무위인) : 무위의 진인을 알아보지 못했구나.
從來無相狀(종래무상상) : 원래부터 닮은 것은 하나도 없었나니
封疏請名僧(봉소청명승) : 임금께 글 올려 이름난 스님 모셔놓고
儭錢兩三樣(츤전양삼양) : 보시랍시고 한다는 게 두세 냥이네.
雲光好法師(운광호법사) : 양나라 무제 때 운광이란 법사가
安角在頭上(안각재두상) : 어쩌다가 머리 위에 뿔이 났겠는가?
汝無平等心(여등평등심) : 그대에게 평등한 마음 없으면
聖賢俱不降(성현구불항) : 성인도 현인도 함께 오지 않네.
凡聖皆混然(범성개혼연) : 범인과 성인이 모두 함께 있나니
勸君休取相(권군휴취상) : 그대여 겉모습으로 상을 갖지 말게
我法妙難思(아법묘난사) : 우리 법은 미묘하고 생각 못 할 것이어서
天龍盡回向(천룡진회향) : 하늘의 용들까지 모두가 돌아오네.
▶ 儀相(의상) : 용모
▶方寸(방촌) : 마음. 생각
▶ 底(저) : 어찌. 왜. 아주. 몹시
▶ 缺負佗人錢(결부타인전) : 《명보기冥報記》에 실린 노백달路伯達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이다. 당조唐朝에 분주汾州 효의현孝義縣에 노백달路伯達이란 사람이 살았다. 그는 고종高宗 영휘永徽 연간에 동향 사람에게서 1천 문文을 빌려 썼다. 그러나 빚을 갚지 못하고 여러 차례 빚 독촉을 받던 그는 불상 앞에 나아가 빚을 갚지 못하고 죽으면 다음 생애에 돈을 꾸어준 사람의 집에 소로 태어날 것이라고 맹세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일 년이 채 못돼서 노백달이 죽었고, 그가 죽은 뒤 2년 뒤에 돈을 꾸어준 사람의 소가 새끼를 낳았다. 그런데 태어난 송아지의 이마에 하얀 털로‘路伯達’이라고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노백달의 집에서는 이를 크게 수치로 여기고 곧바로 오천 문을 주고 송아지를 가져오려고 했다. 그러나 송아지 주인은 그 말을 듣지 않고 습성현隰城縣에 있는 계복사啓福寺의 진여眞如 스님에게 송아지를 보시하고 15개의 불탑을 조성했다. 사람들은 소가 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쁜 마음을 내지 않아야 되다는 걸 배웠다.
▶ 爺娘(야낭) : 아버지와 어머니
▶噇(당) : 무질서하고 탐욕스럽게 먹다.
▶ 嘍囉(누라) : 총명하고 노련하다(=婁羅, 僂儸, 樓羅). 변방 야만민족의 언어와 성조를 이르기도 한다.
▶ 牛頭努目(우두노목) : 지옥 옥졸이 눈을 부라리며 화를 내는 모습.지옥 옥졸은 사람 몸에 소머리를 하고 있다 함
▶ 羅漢(나한) : 불교 수행자 가운데 최고 경지에 오른 성자 아라한阿羅漢을 말함
▶ 雲光法師(운광법사) : 양梁나라 무제 시대의 승려로 계율을 지키지 않다가 소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양무제梁武帝는 불교에 심취하여 당대의 고승 지공화상誌公和尙을 국사로 삼았다. 황후 역시 양무제의 영향을 받아 운광화상雲光和尙을 스승으로 모셨다. 그러나 운광은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하루는 황후가 운광화상의 법문을 듣고자 청하였으나 운광은 그날도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국사 지공이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출가한 까닭이 무엇인가? 출가한 신분으로 왜 계를 지켜 수행하지 않는가? 그대는 오늘 황후에게 설법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마땅히 몸과 마음을 정하게 유지해야 하거늘 어찌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는단 말인가?”운광이 대답하여 말했다. “나는 정진하지 않는 것이 정진하는 것이고 먹는 것이 먹지 않는 것입니다.”훗날 운광이 죽었을 때, 복과 보가 소진되어 소가 되었다. 하루는 지공화상이 무제에게 설법을 하러 가다가 수레를 끄는 소에게서 운광의 모습을 보았다. 지공화상이“운광!”하고 부르자 소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대는 지금 왜 사람들에게 끌어도 끄는 게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가?”소가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더니 쟁기에 몸을 부딪쳐 죽고 말았다. 지공화상은 그가 바른 생을 얻을 수 있기를 빌어주었다. 이것은 ‘미득위득未得謂得, 미증위증未證謂證(얻지도 못했으면서 얻었다 하고,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았다고 말하다)’이 망언妄言임을 말하는 것이고, 계를 범하면 축생으로 태어나는 것을 이르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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