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영가온십운(咏家酝十韻) - 백거이(白居易)
집에서 술을 빚고 십운시로 노래하다
獨醒從古笑靈均(독성종고소영균) : 홀로 깨어 있는 이 굴원 때부터 웃음거리 되었고
長醉如今學伯倫(장취여금학백륜) : 술 마시고 취하는 건 지금도 유령을 본보기로 배우지
舊法依稀傳自杜(구법의희전자두) : 두강으로부터 희미하게 전해져 온 술을 빚는 법
新方要妙得於陳(신방요묘득어진) : 오묘함이 더해진 새로운 비방을 벗에게서 얻었네.
(杜康. 陳郞中岵傳受此法.)
(낭중 진호가 두강으로부터 시작된 술 빚는 법을 전수받았다.)
井泉王相資重九(정천왕상자중구) : 샘물은 왕기를 지닌 중양절 때 물을 쓰고
麴蘖精靈用上寅(국얼정령용상인) : 누룩은 칠월 첫째 인일에 만든 것을 쓰는데
酿糯豈勞炊范黍(양나기로취범서) : 찹쌀로 술 빚고 기장쌀로 밥 지으니 힘들 것 없고
撇篘何假漉陶巾(별추하가록도건) : 도연명처럼 두건을 벗어 술을 거를 일도 없네.
常嫌竹葉猶凡濁(상혐죽엽유범탁) : 죽엽청은 흔하고 탁해 좋아하지 않았고
始覺榴花不正眞(시각유화부정진) : 유화주도 진짜 술이 아닌 것을 알았는데
瓮揭聞時香酷烈(옹게문시향혹렬) : 항아리 뚜껑을 열면 진한 향기가 진동하고
甁封貯後味甘辛(병봉저후미감신) : 병을 닫아 놓아두면 맛이 더욱 진해지네.
捧疑明水從空化(봉의명수종공화) : 받들어 보면 맑은 물이 달에서부터 온 것 같고
飮似陽和滿腹春(음사양화만복춘) : 마시면 배 안에 따뜻한 봄기운이 가득한 것 같은데
色洞玉壺無表裏(색통옥호무표리) : 빛깔은 속까지 보이는 옥그릇처럼 투명하고
光搖金盞有精神(광요금잔유정신) : 일렁이는 잔 속 빛은 생기로 가득하네.
能銷忙事成閑事(능소망사성한사) : 이 술을 마시면 바쁜 일도 한가한 일 되고
轉得憂人作樂人(전득우인작낙인) : 시름 가득한 사람도 웃는 사람이 되어버리니
應是世間賢聖物(응시세간현성물) : 이야말로 세간에서 현자와 성자가 마신다는 것
與君還往擬終身(여군환왕의종신) : 너와 벗이 되어 한평생을 함께하고 싶구나.
* 家酝 : 집에서 빚은 술.
* 獨醒 : 혼자 맑게 깨어 있는 것.
* 靈均(영균) : 전국시대 때 초나라 문학가 굴원(屈原)의 자(字).
* 長醉 : 만취(滿醉)
* 伯倫 :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인 유령(劉伶)의 자(字).
* 依稀 : 어렴풋하게. 비슷하게. 얼마간.
* 杜康 : 전설 속에 인물로 가장 먼저 술을 빚은 사람이다. 술을 가리키기도 한다.
* 陳岵 : 인명. 영천(潁川) 사람으로 과거에서 백거이(白居易)와 동반 급제하여 진사가 되었는데, 조정에 함께 있을 때 백거이가 그에게 술 빚는 법을 배웠다고 전한다.
* 王相 : 제후와 왕의 상(相)을 가리킨다. ‘井泉’은 우물을 가리킨다.
* 麴蘖(국얼) : 누룩. 술을 가리키기도 한다.
* 上寅 : 매월 상순(上旬)에 드는 첫 번째 인일(寅日)을 가리킨다.
* 酿糯(양나) : 찹쌀로 술을 빚는 것을 가리킨다. ‘范黍’는 범장계서范張鷄黍의 줄임말로 기장쌀로 지은 밥의 미칭(美稱)이다.
* 陶巾 : 도잠(陶潛)이 썼던 두건을 가리킨다.
* 竹葉 이하 두 구절: ‘竹葉’과 ‘榴花’는 각각 죽엽청 竹葉靑과 유화주 榴花酒를 가리킨다.
* 甘辛 : 달기도 하고 약간 매운 것도 같은, 술맛이 진한 것을 가리킨다.
* 明水 : 고대에 제사를 지낼 때 쓰던 맑은 물을 가리킨다.
* 陽和 : 봄날의 따뜻한 기운.
* 色洞玉壺無表裏 : 옥으로 만든 병이 겉에서 속까지 환히 보일 정도로 투명한 것을 가리킨다. ‘洞’은 ‘꿰뚫다’는 뜻의 ‘통’으로 읽는다.
* 金盞 : 술잔의 미칭(美稱)이다.
* 賢聖 : 현인(賢人)과 성인(聖人). 현인주(賢人酒)와 성인주(聖人酒)의 병칭이기도 하다.
대화(大和) 3년(829), 낙양(洛陽) 이도리(履道里) 시절 작이다.
벼슬은 명예직과 다름없는 태자빈객분사동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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