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密州宋國博以詩見紀在郡雜詠次韻答之(밀주송국박이시견기재군잡영차운답지) : 소식(蘇軾)
밀주의 국자박사 송씨가 시로써 그 고을에 있을 때 잡다하게 차운하여 읊은 시
吾觀二宋文,字字照縑素。淵源皆有考,奇險或難句。後來邈無繼,嗣子其殆庶。胡爲尙流落,用舍眞有數。
當時苟悅可,愼勿笑杕杜。斫窗誰赴救,袖手良優裕。山城辱吾繼,缺短煩遮護。昔年謬陳詩,無人聊瓦註。
於今賡絶唱,外重中已懼。何當附家集,擊壤追鹹濩。
吾觀二宋文 : 내가 두 송씨의 글을 보니
字字照縑素 : 한 글자 한 글자가 흰 비단을 비추네.
淵源皆有考 : 모두가 사물의 근원을 다져가며 쓴 것이라서
奇險或難句 : 간혹가다 까다롭고 난해한 구절도 있었네.
後來邈無繼 : 그 뒤로 아득하게 후계자가 없다가
嗣子其殆庶 : 이 집안의 장손이 거의 비등해졌거늘
胡爲尙流落 : 무엇 때문에 아직도 여기저기 떠도느냐 하면
用舍眞有數 : 등용 여부가 참으로 하늘에 달렸기 때문이라네.
當時苟悅可 : 저들이 때를 만나 잠시나마 좋아하나니
愼勿笑杕杜 : 채두를 모른다고 부디 웃지는 마시오
斫窗誰赴救 : 창문을 베는 사람 누가 구하리오?
袖手良優裕 : 팔짱 낀 채 참으로 한가로이 지내시네.
山城辱吾繼 : 산성에서 욕되게도 저의 뒤를 이었으니
缺短煩遮護 : 번거롭지만 부족한 것을 덮고 감싸 주시오
昔年謬陳詩 : 왕년에는 내가 시를 잘못 읊었었나니
無人聊瓦注 : 다른 사람이 없어서 혼자 대충 읊은 거라네.
於今賡絶唱 : 지금은 절창에 화답하려 하자니
外重中已懼 : 외물이 중대해서 이미 두렵네.
何當附家集 : 어찌 그대의 문집에 덧붙여져서
擊壤追咸濩 : 격앙가(擊壤歌) 대합 대호를 좆아갈 수 있으리오?
* 縑素(겸소) : 서화에 쓰는 흰 비단.
* 淵源(연원) : 사물(事物)의 근원(根源).
* 杕杜(채두) : 형제자매가 없이 외롭게 삶.
* 絶唱(절창) : 비할 데 없이 뛰어난 시문(詩文).
* 擊壤歌(격양가) : 땅을 치며 노래한다는 뜻이며 요(堯)나라 때의 태평세월을 구가한 것이다. 이 노래는 요나라 때 지은 노래라 하나 필경 후세의 위작(僞作)일 것이라는 설이 강하다. 격양이란 원래 나무를 깎아 만든 양(壤)이라는 악기를 친다는 뜻과, 땅[壤]을 친다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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