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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次韻答舒敎授觀余所藏墨(차운답서교수관여소장묵)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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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次韻答舒敎授觀余所藏墨(차운답서교수관여소장묵) : 소식(蘇軾)

             내가 소장한 먹을 보고 지은 서교수의 시에 차운하여

 

異時長笑王會稽野鶩膻腥汙刀几暮年卻得庾安西自厭家雞題六紙二子風流冠當代顧與兒童爭慍喜

秦王十八已龍飛嗜好晩將蛇蚓比我生百事不掛眼時人謬說雲工此世間有癖念誰無傾身障簏尤堪鄙

人生當著幾兩屐定心肯爲微物起此墨足支三十年但恐風霜侵髮齒非人磨墨墨磨人甁應未罄罍先恥

逝將振衣歸故國數畝荒園自鋤理作書寄君君莫笑但覓來禽與靑李一螺點漆便有餘萬竈燒松何處使

君不見永寧第中搗龍麝列屋閑居淸且美倒暈連眉秀嶺浮雙鴉畫鬢香雲委

時聞五斛賜蛾綠不惜千金求獺髓聞君此詩當大笑寒窗冷硯冰生水

 

 

異時長笑王會稽 : 옛날엔 늘 왕회계가 들오리 누린내로

野鶩羶腥汚刀几 : 칼과 도마를 더럽힌다고 비웃었는데

暮年却得庾安西 : 만년에는 오히려 유안서가 스스로 얻어서

自厭家鷄題六紙 : 집닭에 싫증을 내고 여섯 장이라 쓴 이치를 깨달았다네.

二子風流冠當代 : 두 분은 뛰어나기가 한 시대의 으뜸이었는데

顧與兒童爭慍喜 : 어찌 아이들과 따져가며 성내고 기뻐했으리오

秦王十八已龍飛 : 진왕은 열여덟에 이미 용처럼 날았건만

嗜好晩將蛇蚓比 : 늙었을 땐 기호품을 뱀이나 지렁이에 빗댔네.

我生百事不掛眼 : 나는 평생 아무 일에도 눈독을 들이지 않았고

時人謬說云工此 : 사람들이 잘못 알고 내가 이걸 잘한다네.

世間有癖念誰無 : 세상에는 벽이 있나니 벽 없는 사람이 없을 터

傾身障簏尤堪鄙 : 몸을 젖혀 대 상자를 가로막는 건 특히 못난 벽이네.

人生當著幾緉屐 : 한평생에 나막신을 몇 켤레나 신는다고

定心肯爲微物起 : 미물로 인해 집념을 일으키려 하리오?

此墨足支三十年 : 이 먹이 삼십 년은 족히 버틸 것인즉

但恐風霜侵髮齒 : 풍상이 머리와 이에 스며들까 걱정이네.

非人磨墨墨磨人 : 사람이 먹을 가는 게 아니라 먹이 사람을 갈고

甁應未罄罍先恥 : 술병 아직 비기 전에 술 단지가 먼저 부끄러웠네.

逝將振衣歸故國 : 나는 장차 옷을 털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數畝荒園自鋤理 : 황폐한 전원 몇 마지기에서 스스로 김매려 하네.

作書寄君君莫笑 : 편지를 써서 부치니 그대는 웃지를 마시고

但覓來禽與靑李 : 오로지 능금과 오얏 만 찾는다면야

一螺點漆便有餘 : 반짝이는 먹 하나로 쓰고 남을 것이거늘

萬竈燒松何處使 : 만 아궁이에서 소나무를 태운들 어디에 쓰겠나?

君不見               : 그대는 보지를 못했나?

永寧第中擣龍麝 : 영령제에서 용현향과 사향을 곱게 찧는데

列屋閑居淸且美 : 줄지어 앉아 한가로이 지내는 맑고 고운 여인

倒暈連眉秀嶺浮 : 화장한 눈썹은 이어져서 산줄기가 허공에 떠서

雙鴉畵鬢香雲委 : 까마귀 닮은 두 살쩍은 구름이 드리운 것 같네.

時聞五斛賜蛾綠 : 때때로 아록(蛾綠)을 다섯 섬 하사했다는 말도 듣고

不惜千金求獺髓 : 천금을 써 수달의 골수를 구했다는 말도 듣네.

聞君此詩當大笑 : 그대에게 이 시를 들려드리면 가가대소할 테지

寒窗冷硯氷生水 : 차가운 창가의 싸늘한 벼루에 얼음이 얼겠다고

 

 

* 청리(靑李)는 오얏, 내금(來禽)은 능금이다.

* 아록(蛾綠) : 눈썹을 그리는 검푸른색의 먹 검푸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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