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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次韻黃魯直見贈古風二首(차운황노직견증고풍이수)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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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仙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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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次韻黃魯直見贈古風二首(차운황노직견증고풍이수) : 소식(蘇軾)

               황노직이 보내온 고풍 2수에 차운하여

 

佳谷臥風雨稂莠登我場陳前漫方丈玉食慘無光大哉天宇間美惡更臭香君看五六月飛蚊殷回廊

茲時不少暇俯仰霜葉黃期君蟠桃枝千歲終一嘗顧我如苦李全生依路傍紛紛不足慍悄悄徒自傷

 

空山學仙子妄意笙簫聲千金得奇藥開視皆豨苓不知市人中自有安期生今君已度世坐閱霜中蒂

摩挲古銅人歲月不可計閬風安在哉要君相指似

 

 

其一

嘉穀臥風雨(가곡와풍우) : 잘 익은 벼 비바람 속에 쓰러져 있고

稂莠登我場(낭유등아장) : 잡초들이 벼 있는 곳으로 몰려들어서

陳前漫方丈(진전만방장) : 이르는 곳마다 잡초로 가득 차게 만들어

玉食慘無光(옥식참무광) : 잘 익은 벼 보이지 않게 가려버렸네.

大哉天宇間(대재천우간) : 세상이 크고도 넓다고 하지만

美惡更臭香(미악갱취향) : 선악과 미추, 시비 등이 모두 뒤집혔네.

君看五六月(군간오륙월) : 그대가 보듯 오뉴월 여름이긴 하지만

飛蚊殷回廊(비문은회랑) : 조정에 모기들이 너무 많이 날고 있네.

玆時不少假(자시불고가) : 하지만 이제부터 조금만 더 지나면

俯仰霜葉黃(부앙상엽황) : 서리 맞은 나뭇잎처럼 날다 떨어질 테고

期君蟠桃枝(기군반도지) : 선도나무 가지에 달린 천도 같은 그대는

千歲終一嘗(천세종일상) : 언젠가 옥황상제 맛을 보게 되리라.

顧我如苦李(고아여고리) : 길가에 버려진 쓴 오얏 같은 나를 닮으려 하지 마오

全生依路旁(전생의로방) : 평생을 길옆에 버려져 쓰인 적도 없었으니

紛紛不足慍(분분부족온) : 노여움에 쉬지 않고 나를 괴롭힌 이들이 있더라도

悄悄徒自傷(초초도자상) : 시름에 잠겨 걱정하다 나를 다치게 하지 마오.

 

 

其二

空山學仙子(공산학선자) : 고요한 산으로 들어가 선인에게 배워서

妄意笙簫聲(망의생소성) : 생황과 피리 아무 때나 불어보고 싶었네.

千金得奇藥(천금득기약) : 천금을 치르고 귀한 약을 얻었더니

開視皆豨苓(개시개희령) : 열어보니 모두가 저령 같은 것들뿐이네.

不知市人中(부지시인중) : 그대는 동해변에서 약을 팔던 안기생 처럼

自有安期生(자유안기생) : 사람들 속에 있어도 알려지지는 않았네.

今君已度世(금군이도세) : 지금 그대는 세상을 이미 살아본 사람처럼

坐閱霜中蔕(좌열상중체) : 긴 세월 온갖 풍상 모두 지켜보았네.

摩挲古銅人(마사고동인) : 구리 부어 만든 사람 매만졌던 고인처럼

歲月不可計(세월불가계) : 살아온 세월의 길이를 측량할 수 없다네.

閬風安在哉(낭풍안재재) : 백수 건너가야 하는 낭풍산이 어디인지

要君相指似(요군상지사) : 의기투합한 우리가 함께 찾아보면 좋겠네.

 

 

* 魯直(노직) : 황정견(黃庭堅)을 가리킨다. 자는 노직(魯直)이고, 호는 산곡도인(山谷道人)이다. 소문사학사(蘇門四學士) 중 한 사람으로 시와 서법에서 소식(蘇軾)과 함께 명성을 날리며 소황(蘇黃)으로 불렸다. 평생 동안 소식을 공경하며 벗으로 교유하였다.

* 嘉穀(가곡) : 고대에는 ()’을 가곡(嘉穀)이라 하였으나 나중에는 오곡(五穀)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벼를 가리키기도 한다.

* 稂莠(랑유) : 벼의 모에 해로운 잡초를 가리킨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 美惡(미악) : (재물, 용모, 수확, 정치, 풍속 등에 있어서) 선악. 미추. 시비 등을 가리킨다.

* 蟠桃(반도) : 감복숭아. 선도(仙桃).

* 苦李(고리) : 도방고리(道傍苦李)의 생략형이다.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은 신세를 가리킨다.

* 全生(전생) : 평생(平生)

* 悄悄(초초) : 근심하는 모양을 가리킨다. 시경(詩經)패풍(邶風)

백주柏舟(백주)에서 憂心悄悄, 慍於群小(깊어진 시름을 떨칠 수가 없는데 / 소인배들 그런 나를 더 미워하네)’라고 했다.

* 妄意 : 이유와 근거 없이 짐작하다. 마음대로. 편한 대로.

* 豨苓(희령): 저령(猪苓). 참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균류를 말린 것으로 약재로 쓴다.

* 安期生 : ()과 한() 사이를 살았던 제() 사람이다. 낭야(琅琊) 사람이라는 설도 있다. 그는 일찍이 하상장인(河上丈人) ()에게서 황제(黃帝)와 노자(老子)를 배운 뒤 동쪽 바닷가에서 약을 팔며 살았다. 진시황이 동쪽을 순유할 때 그와 삼일 밤낮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재물을 하사하였으나 그것들을 모두 고향에 두고 떠났다. 나중에 적옥(赤玉)으로 신발 한 켤레를 만들어 보답하고자 했는데 진시황이 이를 알고 사람을 바다로 보내 구해오게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다. 도가(道家)들은 그를 바다에 사는 신선으로 모신다.

* 度世 : 속세를 초월하여 선인(仙人)이 되다.

* 摩挲(마사): 매만지다. 문지르다. 주무르다. 탁마하다.

* 閬風(낭풍) : 산 이름. 전설에 곤륜(昆侖)의 꼭대기에 신선들이 산다고 했다. 낭풍전(閬風巓)이라고도 한다.

 

원풍(元豊) 원년(1078) 2, 국자감(國子監) 교수로 있던 황정견(黃庭堅)이 서주지주(徐州知州)로 있던 소식(蘇軾)에게 흠모하는 마음을 담은 고시 2수를 보내온 것에 대한 화답시 이다.

두 사람이 글을 주고받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東坡가 노직(魯直)의 글을 처음 보고 그의 문재를 알아본 것은 이보다 몇 년 앞선 희녕(熙寧) 5(1072)에 노직(魯直)의 장인 손각(孫覺)이 노직(魯直)의 시를 가져와 항주통판(杭州通判) 東坡에게 보여줬을 때였고, 그 후 서주(徐州)로 부임하던 도중에 제남(濟南)에서 이상(李常)(자 공택公擇)을 만난 희녕 10(1077)에 황정견의 서법진적(書法眞迹)을 보고 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맺어진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 평생을 통해 긴밀하게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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