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讀孟郊詩二首(독맹교시이수) : 소식(蘇軾)
맹교의 시를 읽고
夜讀孟郊詩,細字如牛毛。寒燈照昏花,佳處時一遭。孤芳擢荒穢,苦語余詩騷。水淸石鑿鑿,湍激不受篙。
初如食小魚,所得不償勞,又似煮彭越,竟日嚼空螯。要當鬥僧淸,未足當韓豪。人生如朝露,日夜火消膏。
何苦將兩耳,聽此寒蟲號。不如且置之,飮我玉色醪。
我憎孟郊詩,復作孟郊語。饑腸自鳴喚,空壁轉饑鼠。詩從肺腑出,出輒愁肺腑。有如黃河魚,出膏以自煮。
尙愛銅鬥歌,鄙俚頗近古。桃弓射鴨罷,獨速短蓑舞。不憂踏船翻,踏浪不踏土。吳姬霜雪白,赤脚浣白紵。
嫁與踏浪兒,不識離別苦。歌君江湖曲,感我長羈旅。
其一
夜讀孟郊詩 : 밤중에 맹교의 시를 읽으니
細字如牛毛 : 잔글씨가 소털처럼 가늘어서
寒燈照昏花 : 찬 등불에 비추어 보니 두 눈이 침침한데
佳處時一遭 : 때때로 한 번씩 멋진 곳을 만나네
孤芳擢荒穢 : 황무지에 우뚝 선 한 떨기의 꽃이요
苦語餘詩騷 : 애써 찾은 시어는 시경과 이소의 풍미가 많네.
水淸石鑿鑿 : 물이 하도 맑아서 돌이 훤히 보이고
湍激不受篙 : 물살이 너무 빨라서 상앗대가 튕기네.
初如食小魚 : 처음에는 조그마한 물고기를 먹는 듯하더니
所得不償勞 : 고생한 만큼의 얻는 것이 없고
又似煮虫越 : 또 마치 삶아 놓은 방게와 같이
竟日持空螯 : 온종일 집게발 껍질만 들고 있도다
要當鬪僧淸 : 스님의 해맑음하고 나 다투어야지
未足當韓豪 : 한씨의 호방함과는 거리가 멀고
人生如朝露 : 인생이란 아침 이슬과도 같거늘
日夜火消膏 : 밤낮으로 등불 밝혀 기름만 축내도다
何苦將兩耳 : 어찌하여 고생스레 나의 두 귀로
聽此寒蟲號 : 이 차가운 풀벌레 소리를 듣는 것인가?
不如且置之 : 차라리 이것을 잠시나마 옆으로 제쳐놓고
飮我玉色醪 : 옥빛이 감도는 막걸리나 마시는 게 낫겠네.
其二
我憎孟郊詩 : 맹교의 시를 무척이나 싫어하면서도
復作孟郊語 : 이렇게 또 맹교의 말을 하고 있네.
飢腸自鳴喚 : 빈속에선 저절로 쪼르륵 소리가 나고
空壁轉飢鼠 : 빈 벽에선 주린 쥐가 뱅글뱅글 돌고 있네.
詩從肺腑出 : 그의 시는 폐부에서 새어 나오는데
出輒愁肺腑 : 나왔다 하면 폐부를 근심에 찌들게 하네.
有如黃河魚 : 황하의 물고기가 기름을 내뿜으며
出膏以自煮 : 스스로 불에 굽히는 것과 참으로 흡사하네.
尙愛銅斗歌 : 구기를 치며 부른 노래는 나도 오히려 좋아함은
鄙俚頗近古 : 질박하기가 옛것에 퍽이나 가깝기 때문일세.
桃弓射鴨罷 : 대나무 활로 오리 잡기 끝나고 나면
獨速短蓑舞 : 도롱이를 걸친 채 덩실덩실 춤을 추네.
不憂踏船翻 : 배를 밟다가 뒤집혀도 걱정하지 않으며
踏浪不踏土 : 땅바닥을 밟는 대신 파도를 밟네.
吳姬霜雪白 : 눈 서리 같이 새하얀 오지방의 아낙네는
赤脚浣白紵 : 맨발로 강에 앉아 하얀 모시를 씻는데
嫁與踏浪兒 : 파도 타는 사람에게 시집을 간 덕에
不識離別苦 : 이별의 고통이 무엇인지를 모르네.
歌君江湖曲 : 강호를 노래한 그대의 시를 읊노라니
感我長羈旅 : 나의 긴 객지 생활이 새삼 가슴을 적시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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