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田家元日(전가원일) : 맹호연(孟浩然)
시골집에서 맞은 새해 첫날
昨夜斗回北(작야두회북) : 어젯밤 북두성 북쪽에서 방향 바꿔
今朝歲起東(금조세기동) : 오늘 아침 동쪽에서 새해 시작되었네
我年已强仕(아년이강사) : 올해로 내 나이 마흔이 되었지만
無祿尙憂農(무록상우농) : 벼슬 없이 여전히 농사 걱정하고 사네
桑野就耕父(상야취경보) : 뽕나무 심은 들에서는 농부에게 다가가고
荷鋤隨牧童(하서수목동) : 괭이 메고 소치는 아이 따라나서네
田家占氣候(전가점기후) : 농부들 날씨 보고 농사 점쳐보는데
共說此年豊(공설차년풍) : 입 모아 올해는 풍년이라 말하네
* 元日(원일) : 음력 정월 초하루
* 斗(두) : 북두칠성(北斗七星)
* 回北(회북) : 북두칠성 중 손잡이 쪽이 북쪽을 가리키던 것에서 동쪽을 가리키는 것으로 바뀌는 것을 가리킨다. 고대 사람들은 북두칠성의 손잡이 쪽이 동쪽을 가리키면 봄, 남쪽을 가리키면 여름, 서쪽을 가리키면 가을, 북쪽을 가리키면 겨울이라고 보았다.
* 起東(기동) : 동쪽을 가리키기 시작한다. ‘起’는 시작을, ‘東’은 북두칠성의 손잡이 쪽이 동쪽을 향하는 것을 뜻한다.
* 强仕(강사) : 나이 마흔을 가리킨다.《예기禮記·곡례상曲禮上》에서‘四十曰强而仕(마흔 살이 되면 지기가 굳어 벼슬할 수 있다)’라고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 無祿(무록) : 시인이 관직에 나아가지 못한 것을 이른 것이다.
* 桑野(상야) : 뽕나무를 심은 밭
* 耕父(경보) : 농부(農夫). 직업을 나타내는 접미어로 쓰일 때는 ‘父’를 ‘보’로 읽는다.
* 荷鋤(하서) : 괭이를 메다.
* 占氣候(점기후) : 자연 기후에 근거하여 한해의 농사를 점치다.
맹호연이라고 처음부터 벼슬에 뜻이 없지는 않았다.
당 현종 재위 시, 도성으로 가 벼슬을 구하기도 했고 진사 시험에 응시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왕유(王維)가 현종에게 맹호연을 추천했을 때도 「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의한 구절, ‘不才明主棄’가 현종의 마음에 들지 않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또 맹호연의 시를 읽어 본 한조종(韓朝宗)이 그를 연회에 초청한 적이 있었는데 조정에 추천하기 전에 그와 이야기를 나눠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맹호연은 친구와 술을 마시느라 한조종과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어서 벼슬에 대한 맹호연의 아쉬움이 더욱 커졌을지도 모른다.
전원에서 맞는 새해 아침을 노래하는 시에서 ‘無祿尙憂農’이란 한 구절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관직으로부터 아주 떠나지 못한 그의 마음이 읽히기 때문이다. 권력의 주변을 기웃거리며 추태를 보이는 이들이 탐욕에 물든 자기 맘을 감춘 채 국민을 들먹이는 모양이 꼴사나운 날 들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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