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만행구호(晩行口號) - 두보(杜甫)
밤길을 가다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읊다
三川不可到(삼천불가도) : 삼천에는 가지 못하고 마는 것인가
歸路晩山稠(귀로만산조) : 집으로 가는 밤길에 산도 많은데
落雁浮寒水(낙안부한수) : 기러기는 찬물 위로 내려앉아 떠 있고
飢烏集戍樓(기오집수루) : 굶주린 까마귀는 수루 위에 모여 있네.
市朝今日異(시조금일이) : 저자와 조정이 지난날과 같지 않으니
喪亂幾時休(상란기시휴) : 난리는 어느 때나 멈추려는가?
遠愧梁江總(원괴양강총) : 양나라 때 강총을 생각하면 부끄럽구나.
還家尙黑頭(환가상흑두) : 집으로 돌아갔을 때도 머리칼이 검었다 하니
* 口號(구호) : 고시에서 표제로 쓰던 용어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읊어 된 시를 가리킨다. ‘口占’과 유사한 뜻이다.
* 市朝(시조) : 저자와 조정 또는 조정과 재야在野를 가리킨다. 명리名利를 다투는 곳을 가리킨다. 저자 또는 조정만을 가리키기도 한다.
* 喪亂(상란) : 재난이나 정쟁을 만나 죽다. 시세나 정국이 혼란한 때를 가리킨다. 《시경詩經ㆍ대아大雅ㆍ운한雲漢》에서 ‘天降喪亂, 飢饉薦臻(하늘이 재난과 전란을 내려 / 몇 년씩 굶주림이 이어지고 있네)’이라고 했다.
* 三川은 두보의 가족이 머물러 있던 부주(鄜州)의 현(縣) 이름으로 물줄기 셋이 합해지는 곳이라 해서 생긴 지명일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세 물줄기는 화수(華水)와 흑수(黑水), 그리고 낙수(洛水)를 가리킨다. 현재 지명은 산시성(陕西省) 부현(富縣) 서남쪽에 있는 삼천역(三川驛)이다.
* 7,8 두 구절은 남조(南朝) 때 양(梁)과 진(陳), 그리고 수(隋)나라에서까지 벼슬을 살았던 강총(江總)의 일화를 인용한 것인데 세 왕조에서 벼슬을 살고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도 강총의 머리칼이 여전히 검었던 것을 부러워한 것이리라.
그러나 강총은 양나라에 이어 진(陳)나라에서도 높은 벼슬을 살면서 정무를 돌보지 않고 진후주(陳後主)와 함께 연회에만 골몰하며 진후주에게 염정시(艶情詩)를 써 올려 사람들이 그를 ‘압객(狎客)’이라 불렀던 망국의 시인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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