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희위언위쌍송도가(戱韋偃爲雙松圖歌) - 두보(杜甫)
위언(韋偃)이 그린 쌍송도를 해학적으로 노래함
天下幾人畵古松(천하기인화고송) : 천하에 몇 사람이 노송을 그렸는지
畢宏已老韋偃少(필굉이로위언소) : 필굉(畢宏)은 이미 늙었고 위언(韋偃)은 아직 젊다네.
絶筆長風起纖末(절필장풍기섬말) : 빼어난 필력으로 장풍에 일어나는 나무 끝과
滿堂動色嗟神妙(만당동색차신묘) : 방안 가득한 사람들의 감동한 얼굴빛까지 그려낸다.
兩株慘裂苔蘚皮(량주참렬태선피) : 두 그루 소나무의 참렬히 찢기어진 이끼 낀 껍질
屈鐵交錯回高枝(굴철교착회고지) : 굽은 쇠줄 뒤엉킨 듯 높은 가지에 감겨있네.
白摧朽骨龍虎死(백최후골룡호사) : 흰 곳은 용과 호랑이 죽어 꺾이고 썩은 뼈 같고
黑入太陰雷雨垂(흑입태음뢰우수) : 검은 잎은 태음(太陰)에 들어 우뢰와 비가 드리운 듯하여라.
松根胡僧憩寂寞(송근호승게적막) : 소나무 뿌리에는 오랑캐 스님이 적막히 쉬고 있는데
厖眉皓首無住著(방미호수무주저) : 짙은 눈썹과 흰머리는 아무런 집착도 없어 보이네.
偏袒右肩露雙脚(편단우견로쌍각) : 오른쪽 어깨 드러내고 두 발도 맨발인데
葉裏松子僧前落(엽리송자승전락) : 솔잎 속에서 솔방울 스님 앞에 떨어지네.
韋侯韋侯數相見(위후위후수상견) : 위 선생! 위후(韋侯)여! 우리 서로 자주 만나니
我有一匹好東絹(아유일필호동견) : 내게 한 필의 좋은 비단(東絹) 있어
重之不减錦繡叚(중지불감금수가) : 중하기는 금수단(錦繡段-수놓은 비단) 못지않다네.
已令拂拭光凌亂(이령불식광릉란) : 이미 잘 털고 닦아서 광채가 현란하니
請公放筆爲直幹(청공방필위직간) : 부디 그대는 붓을 대어 곧은 소나무 하나 그려주시게나.
* 이 시는《杜少陵集(두소릉집)》9권에 실려 있는 바, 상원(上元) 원년(元年:760)에 위언(韋偃)이 그린〈雙松圖(쌍송도)〉를 보고 그 절묘함을 찬미한 것이다.
* 畢宏已老韋偃少(필굉이로위언소): 필굉(畢宏)은 당(唐)나라 대력(大曆) 연간에 급사중(給事中)을 지냈으며 노송(老松)을 잘 그려 유명하였고, 위언(韋偃)은 당(唐)나라 때 두릉 사람으로 소감(少監)을 지냈는데 산수와 인물을 잘 그렸고 특히 송석(松石)에 뛰어났다. 묵송(墨松)은 당대(唐代) 중기의 필굉(畢宏)·위언(韋偃) 등이 그리기 시작하였으며, 묵죽(墨竹)은 약간 늦은 당대 말기부터 오대(五代) 사이에 성립된 것으로 생각된다.
* 繊末(섬말): 붓 끝
* 慘裂苔蘚皮(참렬태선피) : 참렬(慘裂)은 껍질이 깊숙이 찢겨짐을 나타낸 것으로, 이덕홍(李德弘)의 《艮齋集(간재집)》 속집 4권에 “참자(慘字)를 쓴 것이 가장 좋다.” 하였다.
* 苔蘚(태선) : 이끼
* 白摧朽骨龍虎死(백최후골룡호사) 黑入太陰雷雨垂(흑입태음뢰우수) : 이덕홍(李德弘)은 “소나무의 흰 줄기는 용과 호랑이가 죽어서 썩은 뼈대가 꺾여져 있는 듯하고 검푸른 잎은 우레와 비가 내려서 태음(太陰)에 들어간 듯함을 말한 것이니, 이는 고송(古松)이 흑백색(黑白色)의 기괴한 형상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하였다.
* 太陰(태음) : 달을 일컬음. 태양에 대하여 태음이라고 한다.
* 著(저,착) : 붙을 ‘착’으로 읽는다.
* 胡僧(호승) : 서역에서 온 외국 승려. 碧眼胡僧(벽안호승)은 달마(達磨) 대사(大師)의 다른 이름이다.
* 偏袒右肩露雙腳(편단우견로쌍각) :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는 것은 서역에서 부처를 섬기는 예(禮)이다.
* 龐眉(방미) : 짙은 눈썹.
* 皓首(호수) : 백발. 商山四皓(상산사호)의 皓는 백발의 노인을 의미한다.
* 我有一匹好東絹(아유일필호동견) 重之不減錦繡段(중지불감금수단) : 동견(東絹)은 비단의 명산지인 동천(東川) 능주(陵州)에서 나오는 아계견(鵞溪絹)이며 금수단(錦繡段)은 수놓은 좋은 비단이다.
* 請公放筆為直幹(청공방필위직간) : 위언(韋偃)이 소나무 가지를 그릴 적에 곧은 가지를 그리지 않았으므로 희롱한 것이다.
* 필굉(畢宏) : 중국 당대의 화가. 언사(偃師, 허난성)의 사람으로 천보 연간(742~756) 중관어사(中官御史)가 되어 대력 2년(767)에 급사중(給事中), 후에 경조소윤좌서자(京兆小尹左庶子)가 되었다. 수석화(樹石畫)를 잘하여 장안(長安, 섬서성 서안)의 좌성청(左省㕔) 벽에 그린 송석(松石)도는 호사가들의 시제(詩題)가 되고, 또한 두 보(杜甫)의 『쌍송도가(雙松圖歌)』에도 그의 이름이 읊어지고 있다.
* 위언(韋偃) : 중국 당(唐)대의 화가. 장안(산시성 서안)사람으로 촉(쓰촨성)에서 우거(萬居)한 일이 있다. 8세기 중기에 활약 했으며 특히 화마(畫馬), 산수(山水), 송석(松石)등의 그림에 뛰어났다. 두보(杜甫, 712~770)가 위언의 『쌍송도(雙松圖)』를 제목으로 하여 지은 시가 있다. 화면의 일부에 간략(簡略)한 묘사가 있고 산은 직접 먹으로, 물은 손으로 비벼서 그렸다고 전해진다. 중기 당의 조방(粗放)한 발묵화풍(潑墨畫風)의 선구적인 화가라고 할 수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詩聖 杜甫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년행삼수(少年行三首) (0) | 2020.12.24 |
---|---|
제이존사송수장자가(題李尊師松樹障子歌) (0) | 2020.12.24 |
유소부신화산수장가(劉少府新畵山水障歌) (0) | 2020.12.23 |
엄정공댁동영죽(嚴鄭公宅同詠竹) (0) | 2020.12.23 |
후유(後遊) (0) | 2020.1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