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兒庵惠藏(아암혜장) (1772~1811)의 禪詩 (11)~(13)
● 兒庵惠藏(아암혜장) (1772~1811. 字 無盡, 八得. 號 蓮坡, 兒庵. 法名 惠藏, 俗名 金弘祚. 全南和順 出生)
(11) 次韻呈籜翁(차운정탁옹) : 次韻하여 籜翁(탁옹)에게 드리다
(다시 惠藏이 茶山에게)
大賢久轉蓬 ~ 大賢께서 오래도록 不遇(불우)하시니
令人長歎息 ~ 사람에게 긴 탄식하게 하누나.
雖爲江海士 ~ 비록에 江海의 선비 되셔도
盛名終不極 ~ 盛大한 이름만은 끝 간 데 없네.
翰墨今蕭條 ~ 翰墨(한묵)이야 이제와 쓸쓸하지만
高才雄一國 ~ 높은 재주 한 나라의 英雄이라네.
雅操凌霜雪 ~ 맑은 절조 서리 눈에 끄떡도 않고
佳句兼香色 ~ 좋은 詩句 香과 色을 아울렀구려.
可但文章美 ~ 어이 다만 文章만 아름다울까
經術素所熟 ~ 經術이야 平素에 익힌 것일세.
南來少塵事 ~ 南쪽에 와 世上 일 많지가 않아
一身寄硯北 ~ 한 몸을 글 쓰는 데 부치셨다 네.
中酒忘寒瘦 ~ 술 취해 춥고 여윔 모두 다 잊고
題詩寫肝臆 ~ 詩를 지어 속마음을 펴 보이셨지.
得喪已無心 ~ 얻고 잃음 어느새 無心하거니
外物敢相逼 ~ 外物이 어이 敢히 핍박하리오.
世路險羊腸 ~ 世上 길 험하기 羊腸(양장)과 같아
知白竟守黑 ~ 明白히 알면서도 가만 지켰네.
嗟我不自立 ~ 아아! 나는 혼자서 서지 못하니
如鳥未奮翼 ~ 아직 날지 못하는 새와 같아라.
香臺未進步 ~ 香臺(향대)는 只今도 進步 없으니
何當呑栗棘 ~ 어이해 밤 가시를 삼키겠는가.
成人在勸獎 ~ 사람됨은 勸勉함에 달린 것이니
只待吹噓力 ~ 불어주는 힘을 다만 기다리노라.
* 籜翁(탁옹)은 茶山 丁若鏞의 別號다. (둘의 交分이 깊었다) (籜. 대껍질 탁)
(12) 奉和籜翁坤卦六爻韻(봉화탁옹곤괘륙효운) : 탁옹의 坤卦 六爻의 詩韻에 삼가 和韻하다
嶮巇人世上 ~ 험난한 人間의 世上 위에는
步步凜如霜 ~ 걸음마다 서리처럼 오싹 하구나.
置屋成三逕 ~ 집 지어 세 갈래 길 만들어 놓고
安身著一方 ~ 몸 便安히 한 귀퉁이 부치어 있네.
碧牕看古蹟 ~ 푸른 窓엔 古蹟 바라보이고
幽巷詠新章 ~ 깊은 골목 새 노래를 읊조리노라.
貝葉曾盈篋 ~ 貝葉 佛經 광주리를 가득 채웠고
茶芽更貯囊 ~ 찻잎은 주머니에 담아 두었지.
烟霞隨杖屨 ~ 안개 노을 내 걸음을 뒤따라오고
風月滿衣裳 ~ 바람과 달 옷 위로 가득하구나.
卽此爲身計 ~ 이것으로 몸 爲하는 計策 삼으니
何須羨綺黃 ~ 어이해 누런 緋緞(비단) 부러워하리.
* 籜翁(탁옹)은 茶山 丁若鏞의 別號다. (둘의 交分이 깊었다) (籜. 대껍질 탁)
(13) 和中峰樂隱詞16首(화중봉악은사16수) : 중봉의 낙은사에 화답하다
其三
登嶺採茶 ~ 山마루 올라가 茶를 따고서
引水灌花 ~ 냇물을 끌어다 꽃에 물주네.
忽回首山日已斜 ~ 문득 고개 돌려보면 해는 뉘엿해.
幽菴出磬 ~ 그윽한 庵子엔 風磬(풍경)이 울고
古樹有鴉 ~ 해묵은 나무엔 까마귀 있네.
喜如此閒如此樂如此嘉 ~ 기쁘다 이처럼 閑暇롭고 즐겁고 아름다움이.
* 산마루 비탈에서 햇차를 딴다. 대통으로 물을 끌어와 꽃밭에 물을 준다. 그러다 보면 하루해가 또 다 간다. 암자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 잘 준비를 마치고 고목나무 위에 모여 앉은 갈가마귀 떼. 모든 것이 넉넉하고 아름답다. 그는 이런 삶이 참 한가롭고 기쁘고 즐겁다고 담백하게 말한다. 다산을 통해 차를 깊이 알게 된 이후, 철 따라 차를 따서 만드는 것이 혜장(惠藏)의 일상이 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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