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水調歌頭(丙辰中秋歡飲達旦大醉作此篇兼懷子由) 수조가두(병진중추환음달단대취작차편겸회자유) : 소식(蘇軾)
1076년 추석, 동이 틀 때까지 술을 마시고 크게 취하여 이 글을 짓고 아우를 그리워하다. (水調歌頭(수조가두)는
사패(詞牌)의 이름이다.)
明月幾時有? 把酒問靑天. 不知天上宮闕, 今夕是何年.
我欲乘風歸去, 唯恐瓊樓玉宇,高處不勝寒.
起舞弄淸影, 何似在人間.
轉朱閣, 低綺戶, 照無眠. 不應有恨, 何似長向別時圓?
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 此事古難全.
但願人長久, 千里共嬋娟.
-丙辰中秋, 歡飮達旦, 大醉, 作此篇兼懷子由.-
明月幾時有(명월기시유)?
把酒問靑天(파주문청천)
不如天上宮闕(불여천상궁궐)
今夕是何年(금석시하년)
我欲乘風歸去(아욕승풍귀거)
又恐瓊樓玉宇(우공경루옥우)
高處不勝寒(고처불승한)
起舞弄淸影(기무롱청영)
何似在人間(하사재인간)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술잔 들고 하늘에게 물어본다.
하늘 위 궁궐에서는
오늘밤이 어느 해일지 모르겠구나.
바람 타고 돌아가고 싶지만
단지 달나라 옥으로 만든 궁궐이
높은 곳이라 추위에 못 견딜 것이 두렵구나.
춤을 추며 맑은 그림자 노닥거린들
어찌 인간 세상에 있는 것만 같으랴.
轉朱閣(전주각)
低綺戶(저기호)
照無眠(조무면)
不應有恨(불응유한)
何事長向別時圓(하사장향별시원)
人有悲歡離合(인유비환리합)
月有陰晴圓缺(월유음청원결)
此事古難全(차사고난전)
但願人長久(단원인장구)
千里共嬋娟(천리공선연)
달빛이 붉은 누각을 돌아
창에 낮게 드리우더니
달빛이 나를 잠못 이루게 하는구나.
달에게 무슨 감정이 있으련만
어이하여 늘 떨어져 있을 때 에만 저리도 둥글까.
사람에게 슬픔과 기쁨, 이별과 만남이 있다면
달에게는 흐리고 맑음, 둥글고 이지러짐이 있으니
이 일은 예부터 온전하기가 어렵구나.
* 水調歌頭(수조가두) : 사패(詞牌)의 이름이다. 원회곡(元會曲), 개가(凱歌), 태성유(台城游), 강남호(江南好) 등의 다른 이름도 있다. 전후 두 곡 95자로 이뤄진다. 전하는 바로는 수양제가 황하(黃河)와 회하(淮河)를 연결한 운하 변하(汴河)를 개통할 때 「수조가水調歌」를 지었는데 당조(唐朝) 때 대곡(大曲)으로 연주되었다. 대곡에는 산서(散序)와 중서(中序), 입파(入破) 세 부분이 있는데, 가두(歌頭)는 중서의 제1장에 해당한다. 전후 쌍조는 94~97자로 이루어지며 전후 편 각 네 개의 평운(平韵)을 쓴다. 송대(宋代) 들어서는 전후 편 중 각 두 개의 6자 구를 비롯하여 측운(仄韵)을 사용하는 등 모두 여덟 가지 이체(異體)가 나타났다.
이 노래는 <水調歌頭>라 했다. <樂府詩集>에 의하면 水調는 商調曲으로 그 음이 슬프고 절절하다고 하였다. 唐 나라 때에 대곡으로 편집, 연주되었으며 그 첫머리에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 있어 훗날 별도로 편곡되었다. 위 글은 宋神宗 熙寧九年(1076)에 蘇軾이 곡에 맞춰 가사를 써넣은 것이니 그가 杭州를 떠나 密州의 知州로 부임했을 무렵의 일이다.
초년에 중앙관리를 지냈던 그는 神宗의 변법 추진을 반대하여 오랜 기간동안 지방 관리로 전출되기에 이른다. 이 무렵의 그는 생활이 빈궁하여도 먼지 날리는 서울 길 달리며 당쟁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기쁨이 많다고 썼지만, 한편으론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직시하게 되며 이중삼중의 모순된 심정을 끌어안아야만 했을 것이다. 더구나 密州에 있었던 때라면 해마다 극심한 가뭄이 들어 손수 城 근처에 버려진 아이들을 거둬들이며 고통스럽게 눈물을 뿌려야만 했던 시절이기도 하다.
蘇軾에게는 <水調歌頭>가 조금은 특별했던 것 같다. 그가 杭州를 떠나기 전날, 한 친구는 조촐한 송별회 자리에서 문득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시는 당신이 오지 못할 곳, 오늘 밤 술자리에 맘껏 취하여 여기저기 배회한들 어떨까 싶었는데… 강물 위로 문득 등불이 켜지고 어디선가 <水調歌頭>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밤 바람이 싸늘하여 이만 돌아가고자 하는데 마침 밝은 달빛이 강 위에 가득 차오르는 것이 푸른 유리거울 같구나. (陳襄 虞美人-有美堂贈述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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