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독사술구장(讀史述九章) 第二章 箕子(기자) – 도연명(陶淵明)
사기를 읽고 나서 지은 시
第二章
箕子(기자)
去鄉之感(거향지감) : 고향을 떠나는 심정
猶有遲遲(유유지지) : 오히려 주저함이 있었네.
矧伊代謝(신이대사) : 하물며 나라가 바뀌었으니
觸物皆非(촉물개비) : 보이는 것 모두 예전 같지 않았네.
哀哀箕子(애애기자) : 애달픈 기자여!
雲胡能夷(운호능이) : 어찌 마음을 평정시킬 수 있었겠는가!
狡童之歌(교동지가) : 교동(狡童)의 노래
淒矣其悲(처의기비) : 처량하고 슬프구나.
* 箕子(기자) : 은(殷)나라의 폭군 주왕(紂王)의 숙부로 이름은 서여(胥餘)이고 벼슬은 태사(太師)에 이르렀으며, 기(箕)나라에 봉해졌다. 주(紂)왕이 포악한 것을 보고 간했지만 듣지 않자, 머리를 풀고 미친 척 가장하여 남의 노예가 되었다가 주(紂)에 의해 구금되었다. 주 무왕(周 武王)이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紂)를 죽인 뒤에 기자(箕子)를 석방하고 그를 조선(朝鮮)에 책봉하였다. 그 뒤 기자가 주나라에 조회를 드리러 은나라의 폐허 은허(殷墟)를 지나다가 궁실이 무너진 자리에 벼와 기장이 자라고 있는 것에 느끼는 바가 있었다. 기자는 상심하여 맥수(麥秀)의 시를 지어 노래를 부르니 ‘맥수지가(麥秀之歌)’에서 ‘맥수지탄(麥秀之嘆)’이라는 성어가 비롯되었다.<사기 권3. 은본기(殷本紀)> <사기 권38. 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
* 遲遲(지지) : 느릿느릿한 모양. 머뭇거리다.
* 矧伊(신이) : 더구나. 하물며. 伊는 조사(助詞).
* 代謝(대사) : 왕조(王朝)가 바뀌다.
* 雲胡能夷(운호능이) : 어찌 평정을 찾을 수 있겠는가! 夷는 평온하다.
* 狡童之歌(교동지가) : 맥수지가(麥秀之歌). 기자(箕子)가 고국 은(殷)나라가 망한 뒤 조선에 책봉된 후 주나라에 조회를 드리러 올 때 은나라의 황폐해진 궁궐에 보리와 기장만 무성한 것을 보고 한탄하며 불렀다는 노래로 나라가 망함을 한탄한 노래의 의미로 쓰인다.
“보리 잘 되어 이삭 빼어났네, 벼와 기장 자라 올라 우거졌구나! 저 교활한 주왕(紂王:狡童)이여, 나와는 가까이 지내지 못했구나!(麥秀漸漸兮, 禾黍油油兮, 彼狡童兮, 不與我好兮!)<史記 권38.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
○ 주왕(紂王) : 은(殷)나라의 제31대 왕으로 마지막 군주이다. 주(紂)왕은 달기(妲己)를 총애하여 달기의 말이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달기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고 성격이 난폭하여 간언을 하는 사람을 그 자리에서 살해하였으며, 궁궐이 초라하다고 해서 화려하게 만들고, 술로 만든 호수를 만들고 사람을 숯불에 태워 죽이는 형벌인 포락지형(炮烙之刑)을 만들었다. 주(紂)왕이 갈수록 음란해져 그칠 줄 모르자 주 무왕(周 武王)이 제후를 거느리고 주(紂)를 토벌하였다.<사기 권3. 은본기(殷本紀)>
독사술구장(讀史述九章)은 동진(東晉)이 멸망(420)한 직후 남송(南宋) 영초(永初) 원년(420년)에 도연명의 56세 때 지은 시로 도연명(陶淵明)이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를 읽은 감회를 적은 시이다. 이 시의 서문에 “내가 사기를 읽고 느낀 바가 있어 이 시를 지었다(余讀<史記>, 有所感而述之.)”라고 기록하였다.
제2장은 사기(史記) 은본기(殷本紀) 및 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에 기록된 기자(箕子)에 대한 논평으로 기자가 은나라 주왕의 포악함을 말렸지만 주왕이 듣지 않자 미친 척하며 은둔하자 주왕이 기자를 유폐하였는데 주 무왕이 석방시킨 일에 대하여 평론한 것이다. 기자가 은나라 땅을 지나가다가 지은 맥수지가(麥秀之歌)를 찬한 것은 도연명이 고국인 동진이 멸망한 것에 대해 애통해하며 1장의 <이제(夷齊)>에 이어 은나라의 기자를 언급하면서 망국의 슬픔을 표명한 것이다.
* 동진(東晋)은 419년 공제(恭帝) 때 유유(劉裕:南朝의 宋武帝)에게 제위를 빼앗겨 멸망하였다. 남조(南朝)의 송(宋)은 남북조시대 남조 최초의 왕조(420∼479)로 동진(東晉) 말기의 권신(權臣)이자 무장(武將)인 유유(劉裕:武帝)가 진(晉)의 공제(恭帝)로부터 선양(禪讓)을 받아 세운 나라이다. 조광윤(趙匡胤)이 세운 통일 제국인 송나라(960년 ~ 1279년)와 구별하기 위해, 건국자인 유유(劉裕)의 성씨를 따라 유송(劉宋)이라 부르기도 한다.
★ 陶淵明(도연명) : 동진(東晋)말기에서 남조(南朝)의 송대(宋代) 초기에 걸쳐 생존한 중국의 대표적 시인. 기교를 부리지 않고, 평담(平淡)한 시풍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로부터는 경시를 받았지만, 당대(唐代) 이후는 6조(六朝) 최고의 시인으로서 그 이름이 높아졌다. 그의 시풍은 당대(唐代)의 맹호연(孟浩然) , 왕유(王維), 저광희(儲光羲) 등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줬다. 주요 작품으로 <오류선생전>, <도화원기>, <귀거래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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