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독사술구장(讀史述九章) 第四章 程杵(정저) – 도연명(陶淵明)
사기를 읽고 나서 지은 시
第四章
程杵(정저) : 정영(程嬰)과 공손저구(公孫杵臼)
遺生良難(유생양난) : 살아남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
士為知己(사위지기) :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다네.
望義如歸(망의여귀) : 의(義)를 위해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允伊二子(윤이이자) : 두 사람은 참으로 훌륭하였네.
程生揮劍(정생휘검) : 정영(程嬰)이 검을 들어 죽은 것은
懼茲餘恥(구자여치) : 부끄러움이 남아 두려워서였다네.
令德永聞(영덕영문) : 아름다운 덕 영원토록 전해지고
百代見紀(백대현기) : 백대(百代)에 이르도록 기록되어 남으리라.
* 程杵(정저) : 정영(程嬰)과 공손저구(公孫杵臼). 두 사람은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의인(義人)으로 정영(程嬰)은 진나라의 재상인 조삭(趙朔)의 친구이며, 공손저구(公孫杵臼)는 조삭의 문객(門客)이다. 진나라 대부 도안가(屠岸賈)는 진 경공(晉 景公)에게 온갖 아첨과 참소 등을 일삼으면서 진나라 조정을 혼란과 퇴폐로 이끌었으며, 진 경공 3년(기원전 584년) 개인적인 원한이 있었던 조삭(趙朔)을 비롯해 조씨(趙氏) 일문 전체를 몰살하는 일대 참극을 벌였다. 이 당시 조삭의 아내 장희(莊姬,진경공의 누이)가 유복자를 낳았는데 정영(程嬰)과 공손저구(公孫杵臼)가 계략을 세워 공손저구가 남의 자식을 대신 조씨 고아(孤兒:조무)로 속이고 함께 죽는 비상수단을 써 조삭의 유복자 조무(趙武)를 구사일생으로 구출했다. 정영이 조무를 데리고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었다가 15년 후에 한궐(韓厥)의 도움으로 조무를 조씨의 후사(後嗣)로 세우게 하였다. <사기 권 43. 조세가(趙世家)><사기 권45. 한세가(韓世家) 중 (獻子:韓厥)>
* 遺生良難(유생양난) : 살아남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 공손저구가 정영에게 “고아(孤兒)를 기르는 일과 죽는 일 중 어느 쪽이 어렵소?”라고 묻자, 정영이 “죽는 것은 쉽지만 고아를 기르는 일은 어렵소.”라고 했다. 공손저구가 “조씨의 선군이 그대를 잘 대했으니 그대가 어려운 일에 힘을 쓰고 나는 쉬운 일을 맡아 먼저 죽길 청하오.”라고 했다.
* 為知己(위지기) :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다.
* 望義如歸(망의여귀) : 의(義)를 위해 죽는 일을 집으로 돌아가는 것같이 여기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다.
* 允伊二子(윤이이자): 진실로 훌륭한 두 사람. 允은 확실히. 참으로.
<詩經(시경) 小雅(소아) 車攻(거공)>에 “允矣君子(윤의군자), 展也大成(전야대성). : 진실로 훌륭한 군자님, 진실로 크게 이루셨도다.”라고 하였다.
* 程生揮劍(정생휘검) : 정영(程嬰)은 조무(趙武)가 후사를 잇자 자살하였다.
* 懼茲餘恥(구자여치) : 부끄러움이 남아 이를 두려워하다. 정영은 공손저구가 조무를 지키기 위해 죽임을 당했으나 자신이 공손저구와 함께 죽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겼음을 말한다.
* 令德(영덕) : 미덕.
* 百代見紀(백대현기) : 오랜 세월까지 기록되어 보게 되다. 紀(기)는 기재하다.
독사술구장(讀史述九章)은 동진(東晉)이 멸망(420년)한 직후 남송(南宋) 영초(永初) 원년(420년)에 도연명의 56세 때 지은 시로 도연명(陶淵明)이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를 읽은 감회를 적은 시이다. 이 시의 서문에 “내가 사기를 읽고 느낀 바가 있어 이 시를 지었다(余讀<史記>, 有所感而述之.)”라고 기록하였다.
제4장은 <사기(史記) 권 43. 조세가(趙世家)> 및 <사기 권45. 한세가(韓世家:獻子)>에 대한 것으로 정영(程嬰)과 공손저구(公孫杵臼)에 대한 평가이며, 두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쳤음을 칭송한 것이다. 정영과 공손저구는 자신들의 목숨을 바쳐 재상인 조삭(趙朔)을 위해 멸문을 당한 조삭의 아들을 보호하여 조(趙)씨의 후사를 이어가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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