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두릉수(杜陵叟) - 백거이(白居易)
두릉의 노인
杜陵叟(두릉수) : 두릉의 노인은
杜陵居(두릉거) : 두릉에 산다네.
歲種薄田一頃余(세종박전일경여) : 해마다 척박한 밭 일경 남짓에 씨를 뿌린다네
三月無雨旱風起(삼월무우한풍기) : 삼월에는 비 안 내리고 이른 바람 불어오니
麥苗不秀多黃死(맥묘불수다황사) : 보리 묘목 패지 않고 누렇게 죽은 것 많다네.
九月降霜秋早寒(구월강상추조한) : 구월에 서리 내려 가을 날씨 일찍 추워지더니
禾穗未熟皆青干(화수미숙개청간) : 벼 이삭 익지 않고 모두 파랗게 말랐다네.
長吏明知不申破(장리명지불신파) : 장리는 잘 알고 있지만 벼농사 망친 것 알리지 않고
急斂暴徵求考課(급렴폭징구고과) : 심하게 세금 거두어 고과 성적만 올리네.
典桑賣地納官租(전상매지납관조) : 뽕나무 잡히고 땅을 팔아 세금을 물어서
明年衣食將何如(명년의식장하여) : 내년에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어찌한단 말인가.
剝我身上帛(박아신상백) : 내 몸의 비단 옷 벗기고
奪我口中粟(탈아구중속) : 내 입 속의 밤까지 빼앗아 가네.
虐人害物即豺狼(학인해물즉시랑) : 사람을 괴롭히고 물건 해치는 것은 승냥이와 이리니
何必鉤爪鋸牙食人肉(하필구조거아식인육) : 어찌 반드시 갈고리 발톱과 톱 같은 이빨로만 사람 고기를 먹을까?
不知何人奏皇帝(불지하인주황제) : 누가 황제에게 알렸는지 몰라도
帝心惻隱知人弊(제심측은지인폐) : 황제의 마음이 측은지심으로 백성의 피해를 아셨다네.
白麻紙上書德音(백마지상서덕음) : 백마지 위에 후덕한 말씀 적으셔서
京畿盡放今年稅(경기진방금년세) : 경기 지방 금년 세금은 탕감한다 하셨다네.
昨日裡胥方到門(작일리서방도문) : 어제야 아전들이 문 앞에 당도하여
手持敕牒榜鄉村(수지칙첩방향촌) : 칙첩을 손에 들고 고을에 방을 부쳤다네.
十家租稅九家畢(십가조세구가필) : 열 집 조세에 아홉 집이 이미 다 바쳤으니
虛受吾君蠲免恩(허수오군견면은) : 우리 임금 면제의 은혜 헛되이 받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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