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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량기(西涼伎)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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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량기(西涼伎) - 백거이(白居易)

              서량 땅의 광대

 

 

西涼伎(서량기) : 서량 놀이

假面胡人假獅子(가면호인가사자) : 가면 쓴 오랑캐 가면 쓴 사나이

刻木為頭絲作尾(각목위두사작미) : 나무 깎아 머리 삼고 실로 꼬리 만들었네.

金鍍眼睛銀貼齒(금도안정은첩치) : 금으로 눈알 칠하고 은으로 이빨 붙이고

奮迅毛衣擺雙耳(분신모의파쌍이) : 털옷을 빨리 털고 두 귀를 흔들어대네.

如從流沙來萬裡(여종류사래만리) : 마치 유사지방에서 만 리나 멀리서 온 듯이

紫髯深目兩胡兒(자염심목량호아) : 자주빛 수염에 깊은 눈알을 한 두 오랑캐 놈

鼓舞跳粱前致辭(고무도량전치사) : 북치며 날뛰듯 춤추고서 앞으로 나와 말하네.

應似涼州未陷日(응사량주미함일) : 아주 꼭 같도다. 양주가 함락되기 전 날

安西都護進來時(안서도호진래시) : 안서 도호가 진상하던 때와 같아요.

須臾得新消息(수유운득신소식) : 잠시 후에 새 소식을 전하기를

安西路絕歸不得(안서로절귀불득) : 안서 길은 끊어져 돌아가지 못한다네요. 하니

泣向獅子涕雙垂(읍향사자체쌍수) : 울면서 사자를 향하는데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네.

涼州陷沒知不知(량주함몰지불지) : 양주가 함락된 것 아느냐 모르느냐

獅子回頭向西望(사자회두향서망) : 사자는 고개를 돌려 서쪽을 바라보며

哀吼一聲觀者悲(애후일성관자비) : 서럽게 한 소리로 울부짖으니 보는 사람도 슬퍼하네.

貞元邊將愛此曲(정원변장애차곡) : 정원 연간 국경의 장군들은 이 노래를 좋아하여

醉坐笑看看不足(취좌소간간불족) : 취하여 앉아 웃으면서 보고 또 보고 하였다네.

享賓犒士宴三軍(향빈호사연삼군) : 손님과 군사를 청하여 삼군에게 잔치를 벌이니

獅子胡兒長在目(사자호아장재목) : 사자와 오량캐 언제나 눈앞에 보인다네.

有一征夫年七十(유일정부년칠십) : 나이 칠십 된 늙은 병사 나타나

見弄涼州低面泣(견롱량주저면읍) : 서량놀이를 보고 얼굴을 숙이고 울었다네.

泣罷斂手白將軍(읍파렴수백장군) : 울고 나서 손을 잡고 장군에게 아뢰기를

主憂臣辱昔所聞(주우신욕석소문) : 임금의 근심은 신하의 치욕이라 전에 저는 들었습니다.

自從天寶兵戈起(자종천보병과기) : 천보연간부터 전쟁이 일어나

犬戎日夜吞西鄙(견융일야탄서비) : 오량캐들이 밤낮으로 서부 구석진 곳을 병탄하여

涼州陷來四十年(량주함래사십년) : 양주가 함락된 지 이미 사십 년이고

河隴侵將七千裡(하롱침장칠천리) : 하롱이 침략당한 것이 칠천 리나 됩니다.

平時安西萬裡疆(평시안서만리강) : 평화롭던 시절 안서는 만 리나 되는 우리의 영토

今日邊防在鳳翔(금일변방재봉상) : 지금은 국경지방이 봉상이 되어있습니다.

緣邊空屯十萬卒(연변공둔십만졸) : 변경에 헛되이 주둔한 십만 병사들

飽食溫衣閒過日(포식온의한과일) : 배불리 먹고 따뜻이 입으며 한가로이 세월만 보냅니다.

遺民腸斷在涼州(유민장단재량주) : 단장의 고통 받는 백성은 지금 양주에 버려져 있는데도

將卒相看無意收(장졸상간무의수) : 장군과 병사들은 보기만 하고 수복할 뜻이 없습니다.

天子每思長痛惜(천자매사장통석) : 천자께서 생각 때마다 오랫동안 괴롭고 안타깝게 여기시니

將軍欲說合慚羞(장군욕설합참수) : 장군께서 말씀 올리고 싶으나 부끄러울 것입니다.

奈何仍看西涼伎(내하잉간서량기) : 어찌하여 그냥 서량의 놀이만 구경하시면서

取笑資歡無所愧(취소자환무소괴) : 웃고 기뻐하기만 하시니 부끄러움도 없습니까.

縱無智力未能收(종무지력미능수) : 설령 지혜와 능력이 없어 수복하지 못하시더라도

忍取西涼弄為戲(인취서량롱위희) : 차마 서량놀이를 하여 장난삼아 놀이로 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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