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釋禪坦(석선탄) (?~? 高麗末 僧侶)의 禪詩 (1)~(8)
● 釋禪坦(석선탄) (?~? 高麗末 僧侶, 號 幻翁. 스님은 詩文에 能하고 거문고 演奏도 卓越했으며 여러 선비들과 交流했다.)
호는 연암(然菴). 시를 잘 지었으며, 거문고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특히 사대부들과의 교류가 많았으며, 이제현(李齊賢)과는 각별한 사이였다. 저술로는 권수 미상의 『해동석선탄시집(海東釋禪坦詩集)』이 있었다 하나 현존하지 않는다.
다만, 『동문선』 권94에 강석덕(姜碩德)이 찬한 시집의 서(序)가 수록되어 있으며, 시 8수가 전해지고 있다. 전해지는 5수의 시는 권4 오언고시 중 「고풍(古風)」과 권7 칠언고시 중 「여강연집(驪江讌集)」, 권15 칠언율시 중 「차보문사각상시운(次普門寺閣上詩韻)」, 권21 칠언절구(七言絶句) 중 「제임실현벽(題任實縣壁)」과 「능가산중(楞伽山中)」 등이다.
(1) 古風(고풍) : 예스러운 모습이나 풍취
有琴掛寒壁 ~ 거문고 차가운 壁에 걸려
爛盡南山石 ~ 南山의 돌이 닳아 없어진다 한다.
唐堯與虞舜 ~ 唐나라 堯임금과 禹나라 舜임금
九泉已零落 ~ 이미 九泉에 죽어 없어졌도다.
秋燈一曲謌 ~ 가을 燈盞(등잔)아래 한 曲調 노래하며
坐待東方白 ~ 東方이 밝아오기 앉아서 기다리노라.
(2) 九日次淸淵詩韻(구일차청연시운) : 9月 9日에 淸淵의 詩를 次韻하여
一曲高歌金縷衣 ~ 金縷衣(금루의) 한 曲調를 소리 질러 노래하며
黃花無處不扶歸 ~ 국화 찾아 간 곳마다 술 취해서 돌아가노라.
江湖日月琴尊好 ~ 江湖에 지내는 시간들 술과 거문고도 좋지만
溪寺樓臺人馬稀 ~ 시냇가 절의 樓臺엔 사람과 말이 드물도다.
萬壑雨驚紅樹遍 ~ 골짝마다 비 내리자 단풍잎이 한창인데
四山朝見白雲飛 ~ 四面 山봉우리에 아침 흰 구름 날아가는구나.
倚欄滿目悲秋意 ~ 欄干에 기대니 눈에 가득 서글픈 가을빛
木落年年心事違 ~ 해마다 落葉 질 때엔 뜻과 일이 어긋나는구나.
* 金縷衣(금루의) : 杜秋娘(두추랑)
그대에게 권하노라
勸君莫惜金縷衣(권군막석금루의) : 그대에게 권하노니 금실로 된 옷을 아까와 하지 말고
勸君惜取少年時(권군석취소년시) : 그대에게 권하노니 소년의 때를 아까와 하라
花開堪折直須折(화개감절직수절) : 꽃이 피면 꺾을만할 때 모름지기 꺾어야지
莫待無花空折枝(막대무화공절지) : 꽃이 다지고 없을 때 부질없이 꽃이 없는 빈 가지를 꺾을 때를 기다리지 마라
당대(唐代)에 생겨난 신가(新歌)로, 《樂府詩集(악부시집)》의 〈近代曲辭(근대곡사)〉 조에 속해 있다. 작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全唐詩(전당시)》에는 無名氏(무명씨) 작으로 되어 있고, 〈勸少年(권소년)〉이라는 제목으로 ‘李錡(이기)’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는데, 두추랑이 이 노래를 잘 불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녀의 시로 알려져 있다.
이 시는 시간을 아끼라고 반복적으로 권면하고 있다. 앞의 두 구는 대비의 수법을 사용하였다. 금루의(金縷衣)가 비록 진귀한 물건이지만 다시 얻을 수 있으므로 아까워할 대상이 아니고, 청춘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므로 반드시 아껴야 한다고 말하였다. 뒤의 두 구는 앞의 내용을 꽃에 대한 비유로 반복하고 있다. 즉 꽃이 피는 시기도 짧은 시간임을 강조하여 청춘이 지난 시기의 노력은 부질없음을 말하였다. 시 전체의 구조가 단순하지만, 반복되는 배치에 변화를 주어 쉽게 부를 수 있게 하였다.
(3) 楞伽山中(능가산중) : 능가산에 머물며
鞍馬紅塵半白頭 ~ 紅塵 속에 말 타기 반백이 되었는데
楞伽有病早歸休 ~ 病이 있어 楞伽山에 일찍 돌아와 쉬네.
一江煙雨西山暯 ~ 한 江의 안개와 비에 西山이 어둑하니
長捲疏廉不下樓 ~ 성긴 발을 걷어둔 채 다락에 머문다.
(4) 白鷺行(백로항) : 白鷺의 노래
白鷺白鷺 ~ 백로여, 백로여
蹺煙亦飛雨 ~ 안개 속을 걷고 빗속을 나는구나.
心本忙態自閑 ~ 마음은 바쁘면서 姿態는 閑暇로워
魚兒話頭無斷間 ~ 물고기 생각에 여념이 없구나.
魚兒沈無處尋 ~ 물고기가 숨으면 찾을 곳 없고
蘋藻滿池春水深 ~ 개구리밥과 마름 잎은 가득한데 봄물이 깊구나.
蝦蟆水蛭亦不厭 ~ 개구리나 거머리도 배불리 먹지 못해
一生口腹何曾贍 ~ 一生에 입과 배를 언제 한번 채워보았던가?
汝羽與生白 ~ 너의 옷은 나면서 희나
汝心終日黑 ~ 너의 마음은 終日토록 검기만 하다.
堪嗟綠影紅香裏 ~ 嘆息하노라, 푸른 그림자 붉은 꽃향기 속에서
自謂風標貴公子 ~ 스스로 風標貴公子(풍표귀공자)라 말하니
君不見 ~ 그대 보지 못했는가!
五更待漏霜滿襟 ~ 五更에 朝會 時間 기다리다 서리는 옷깃에 차는 것을
王庭振鷺亦何心 ~ 王庭에서 부른 詩經 振鷺篇(진로편)의 노래는 또 무슨 마음이런가.
* 振鷺篇(진로편) : 振鷺(진노)-詩經 周頌(시경 주송)
(5) 驪江讌集(여강연집) : 여강 연집
君不見 ~ 그대 보았으리
昔時醉翁讌西湖 ~ 옛날 醉翁(취옹歐陽修)이 西湖에서 잔치할 때
銀缸畫燭侵宵罷 ~ 은 항아리 그림 촛불이 밤들어 사위니
金罍玉斝散不收 ~ 金盞(금잔) 玉盞(옥잔)이 이리저리 흩어진 것을.
又不見 ~ 또 보았으리
賀監放浪遊稽山 ~ 賀監(唐나라 詩人 賀季眞)이 방랑해서 稽山(계산)에 노닐 때
輕舟短棹追煙渚 ~ 가벼운 배 짧은 노로 안개 낀 물굽이 따라
斜風細雨尋芳洲 ~ 비낀 바람 가랑비에 꽃다운 섬 찾는 것을.
中原牧伯繼前躅 ~ 中原牧使가 앞사람의 자취를 繼承하여
畫船鼉鼓行樂錦江秋 ~ 배 띄워 북 울리며 錦江의 가을을 즐기나니.
七澤微茫白鷗外 ~ 七澤은 흰 갈매기 밖으로 아득하고
三山隱映金鼇頭 ~ 三山은 金자라 머리마냥 보일락 말락.
抽簪夜扣洞仙扉 ~ 비녀를 뽑아 밤중에 洞仙의 문 두들기니
翠眉紅臉圍重樓 ~ 푸른 눈썹 붉은 볼 겹겹이 다락에 둘러앉았네.
重樓歌吹落半空 ~ 樓臺 머리의 風樂소리 半空에 떨어지니
月上黃昏天色幽 ~ 黃昏에 달뜨니 하늘빛은 그윽하다.
星斗闌千火輪 ~ 北斗七星 숨고 둥근 해 돋자
飛出五馬忽忽去 ~ 오마는 뿔뿔이 나는 듯 떠나니
堪笑昌黎越女一笑三年留 ~ 우습기는 저 昌黎(창려)의 詩에, “越女의 한번 웃음에 三 年이나 머물렀다.”는 것을.
* 醉翁(취옹) : 松나라 歐陽修의 號
* 金鼇 : 東海 가운데 金鼇가 있어서 三神山을 머리에 이고 있다 한다.
* 昌黎의 詩 : 韓昌黎 (韓愈)가 侯喜에게 지어 준 詩에, “越女一笑三年留”라는 句가 있었다. 그때에 侯喜가 越나라 地方에 가서 女人에게 惑하여 三年 동안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韓愈가 警戒한 것이다.
(6) 題任實縣壁(제임실현벽) : 임실현벽에 남긴 시
衝泥瘦馬過山城 ~ 진흙을 차는 여윈 말로 山城을 지나다가
挑盡寒燈聽雨聲 ~ 찬 燈불 다 돋우고 비 소리를 듣고 있다.
客路不隨年矢盡 ~ 나그네 길은 해를 따라 끝나지 않거니
明年何處見新正 ~ 明年에는 어디서 설을 맞이하려나.
(7) 早春(조춘) : 이른 봄
管絃聲碎竹外澗 ~ 관현의 소리 대밭 가의 개울에 부서지고
水墨畵點烟中山 ~ 수묵화처럼 점찍는 안개 산 이네.
立馬停鞭望亦望 ~ 가던 길 멈추고 보고보고 되 보느니
鶬鶊上下春風端 ~ 꾀꼬리 날개 끝에 봄바람 좋을시고.
(8) 次普門寺閣上詩韻(차보문사각상시운) : 普門寺 閣上詩韻을 次韻하여
山石平生犖确行 ~ 平生에 울툭불툭한 山길을 다녔으니
此軒贏得十年情 ~ 이 절이 十 年의 情을 담았구나.
雨昏鸚鵡洲邊草 ~ 앵무주 가의 풀에 비가 침침하고
雲卷芙蓉海上城 ~ 다 위의 芙蓉城(부용성)에 구름이 걷히었네.
沙岸漁燈煙外遠 ~ 모래톱 漁船의 燈은 안개 밖에 멀리 뵈고
月樓人語夜深淸 ~ 달 비친 다락 사람의 말소리는 밤 깊어 고요하네.
若爲長伴江鷗去 ~ 어쩌면 오래도록 갈매기를 짝하고
飽聽蒼波落枕聲 ~ 누워서 물결 소리를 싫도록 들어볼까.
* 芙蓉城(부용성) : 神仙이 사는 城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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