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秀州報本禪院鄕僧文長老方丈(수주보본선원향승문장노방장) : 소식(蘇軾)
수주 보본선원의 동향인 주지승 문장로에게 보낸다.
萬里家山一夢中,吳音漸已變兒童。每逢蜀叟談終日,便覺峨眉翠掃空。
師已忘言真有道,我除搜句百無功。明年采藥天臺去,更欲題詩滿浙東。
萬里家山一夢中(만리가산일몽중) : 만리 밖 고향은 꿈에서나 볼 수 있고
吳音漸已變兒童(오음점이변아동) : 아이들은 강동 말투에 익숙해졌네.
每逢蜀叟談終日(매봉촉수담종일) : 스님을 만나면 이야기가 길어지곤 하는데
便覺峨眉翠掃空(편각아미취소공) : 정신을 차리면 고향 이야기하고 있었네.
師已忘言眞有道(사이망언진유도) : 스님은 말을 버리고 부처의 도를 깨쳤고
我除搜句百無功(아제수구백무공) : 나란 사람은 시 하나 빼면 이룬 것이 없네.
明年採藥天台去(명년채약천태거) : 내년에 가르침 찾아 천태산으로 가더라도
更欲題詩滿浙東(갱욕제시만절동) : 시를 지어 강동 땅을 가득 채우려 하겠지
시문의 주인공 문장로(文長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게 없지만 향승(鄕僧)이라고 한 것을 보면 소식과 같은 촉에서 온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시와 문장이 좋아 당시의 이름 있는 문인들과 널리 교류하던 승려였다.
위 시는 소식이 처음으로 문장로를 찾아간 희령 5년(1072)에 지은 것이다.
* 秀州(수주) : 지명. 현재의 저장(浙江) 가흥(嘉興) 동쪽에 있는 수수(秀水)
* 報本禪院(보본선원) : 창건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당무종(唐武宗) 회창(會昌) 5년(845)에 폐사되었다가 건령(建寧) 2년(895)에 복건 되었고, 송태조(宋太祖) 건륭(乾隆) 원년(960)에 본각사(本覺寺)로 개명되었다. 소식(蘇軾)은 희령(熙寧) 5년(1072)에 처음 이곳을 찾았다.
* 鄕僧(향승) : 본각사의 문장로 방장이 소식과 고향이 같아 이렇게 말한 것이다. 세 번째 구절의‘蜀叟’도 문장로를 가리킨다.
* 掃空(소공) : 아무것도 없다. 앞 구절을 받아 고향의 아름다운 산천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었다는 뜻으로 새겨 읽었다.
* 已忘言眞有道(이망언진유도) : 도잠(陶潛)은 「飮酒」란 시에서‘此中有眞意,欲辨已忘言(이 안에 우리 삶의 참된 뜻이 있는데/알아보고 싶어도 어찌 말할지 모르겠네)’이라고 읊었다. ‘有道’를‘得道’로 쓴 자료도 있다.
* 搜句(수구) : 시를 짓는 것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시를 짓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이룬 게 없는 것을 가리킨다.
* 天台山(천태산) : 저동(浙東)의 명산으로 천태종(天台宗)의 본산이기도 하다.
* 採藥(채약) : 약초 채취를 뜻하지만 여기서는 구도(求道)의 의미로 새겨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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