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湯村開運鹽河雨中督役(탕촌개운염하우중독역) : 소식(蘇軾)
탕촌에서 운염하를 열고 빗속에 공사를 감독함
居官不任事,蕭散羨長卿。胡不歸去來,滯留愧淵明。
鹽事星火急,誰能恤農耕。薨薨曉鼓動,萬指羅溝坑。
天雨助官政,泫然淋衣纓。人如鴨與豬,投泥相濺驚。
下馬荒堤上,四顧但湖泓。線路不容足,又與牛羊爭。
歸田雖賤辱,豈識泥中行。寄語故山友,慎毋厭藜羹。
居官不任事(거관불임사) : 관직에 있으면서 일을 맡지 않았으니
蕭散羨長卿(소산선장경) : 조용하고 한가했던 사마상여가 부럽네.
胡不歸去來(호불귀거래) : 어찌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
滯留傀淵明(체류괴연명) : 미적미적 머물며 도연명에게 부끄러워하나?
鹽事星火急(염사성화급) : 소금을 갖다 바치는 일이 성화처럼 다급하니
誰能卹農耕(수능술농경) : 어느 누가 농사일을 돌볼 수가 있겠나?
薨薨曉鼓動(훙훙효고동) : 새벽 북소리 둥둥 다급하게 울리면
萬指羅溝坑(만지나구갱) : 수많은 일손이 도랑에 늘어서네.
天雨助官政(천우조관정) :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관아의 일을 거들어
泫然淋衣纓(현연림의영) : 뚝뚝 떨어져서 옷과 갓끈을 적시네.
人如鴨與猪(인여압여저) : 사람들은 마치 오리와 돼지같이
投泥相濺驚(투니상천경) : 진흙 속에 내던져져 흙탕물 튀겨 놀래네.
下馬荒堤上(하마황제상) : 황량한 강둑에서 말을 내려
四顧但湖泓(사고단호홍) : 사방을 둘러보니 호수마냥 질펀한 물이네.
線路不容足(선로불용족) : 실낱같은 좁은 길은 발 디딜 데도 없는데
又與牛羊爭(우여우양쟁) : 게다가 소나 양과 길을 다투어야 하는구나.
歸田雖賤辱(귀전수천욕) : 전원으로 돌아가면 천박하고 욕될지언정
豈失泥中行(기실니중행) : 진창 속을 다니는 일이야 어찌 있겠나?
寄語故山友(기어고산우) : 고향 땅의 친구들에게 말을 전하노니
愼毋厭藜羹(신무염려갱) : 모쪼록 명아주 국을 싫어하지나 말게나
* 사마상여(司馬相如, 기원전 179년~기원전 117년)는 중국 전한의 문학자이다. 유명한 부(賦) 작가. 쓰촨성 청두(成都) 사람으로 자는 장경(長卿)이다.
문학과 검술을 독학한 그는 한의 경제(景帝) 때 무기상시(武騎常侍)에 임명되었으나 병 때문에 사직했다. 그 후 양(梁)의 효왕(孝王)에게 가서 유명한 〈자허부 子虛賦〉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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