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次韻張安道讀杜詩(차운장안도독두시) : 소식(蘇軾)
장안도의 "두보시를 읽고"에 차운하여
大雅初微缺,流風困暴豪。張為詞客賦,變作楚臣騷。
展轉更崩壞,紛綸閱俊髦。地偏蕃怪產,源失亂狂濤。
粉黛迷真色,魚蝦易豢牢。誰知杜陵傑,名與謫仙高。
掃地收千軌,爭標看兩艘。詩人例窮苦,天意遣奔逃。
塵暗人亡鹿,溟翻帝斬鰲。艱危思李牧,述作謝王褒。
失意各千里,哀鳴聞九臯。騎鯨遁滄海,捋虎得綈袍。
巨筆屠龍手,微官似馬曹。迂疏無事業,醉飽死遊遨。
簡牘儀刑在,兒童篆刻勞。今誰主文字,公合把旌旄。
開卷遙相憶,知音兩不遭。般斤思郢質,鯤化陋儵濠。
恨我無佳句,時蒙致白醪。殷勤理黃菊,未遣沒蓬蒿。
大雅初微缺(대아초미결) : 대아가 쇠미하여 사라지기 시작하고
流風困暴豪(유풍곤폭호) : 전해오는 국풍은 불한당에 시달리더니
張爲詞客賦(장위사객부) : 더욱더 확장되어 문인의 부(賦)가 되고
變作楚臣騷(변작초신소) : 변하여 초나라 신하의 이소가 되었다네
展轉更崩壞(전전갱붕괴) : 이리저리 구르는 사이에 더욱 망가져서
紛綸閱俊髦(분륜열준모) : 어지러운 속에 빼어난 인걸 보나니
地偏蕃怪産(지편번괴산) : 구석진 땅에서 괴이한 인물 나와
源失亂狂濤(원실란광도) : 근원을 잃고 광란의 파도 일더라
粉黛迷眞色(분대미진색) : 분과 눈썹 먹이 참모습을 가리고는
魚鰕易豢牢(어하역환뇌) : 소와 양이 물고기와 새우로 바뀌니
誰知杜陵傑(수지두릉걸) : 누가 알리오 두릉의 인걸을
名與謫仙高(명여적선고) : 적선과 더불어 명성이 높더라.
掃地收千軌(소지수천궤) : 땅바닥을 쓸어서 수많은 수레 자국 없애고
爭標看兩艘(쟁표간양소) : 배 두 척을 보니 우승을 다투더라
詩人例窮苦(시인렬궁고) : 시인은 대개 곤궁하고
天意遣奔逃(천의견분도) : 하늘이 일부러 도망 다니게 한 거라네
塵暗人亡鹿(진암인망녹) : 먼지도 자욱하게 사람이 사슴을 잃고
溟翻帝斬鼇(명번제참오) : 세상이 다시 바뀌어 황제가 하늘을 수선했네
艱危思李牧(간위사이목) : 어렵고 위험하여 이목(李牧)을 생각하고
述作謝王褒(술작사왕포) : 글을 올려 고별하니 왕이 포상하네.
失意各千里(실의각천리) : 실의에 젖어 각자가 천 리길 나서
哀鳴聞九皐(애명문구고) : 슬픈 울음소리가 으슥한 못에서 들려왔네
騎鯨遁滄海(기경둔창해) : 고래를 타고 창해를 달려가며
捋虎得綈袍(랄호득제포) : 호랑이 수염을 잡아채고 제포(綈袍)를 얻었었네
巨筆屠龍手(거필도용수) : 뛰어난 필치가 용을 잡을만한 인재이건만
微官似馬曺(미관사마조) : 관직은 말 지기처럼 보잘것없었네.
迂疎無事業(우소무사업) : 세상 물정을 잘 몰라 하는 일도 없으니
醉飽死遊遨(취포사유오) : 술에 취하고 배가 터져 빈둥거리다가 죽었다네.
簡遨儀型在(간오의형재) : 글을 쓰는 본보기가 여기에 있거늘
兒童篆刻勞(아동전각로) : 아이들처럼 쓸데없는 전각에 고생했네
今誰主文字(금수주문자) : 지금은 그 누가 글쓰기를 주관하랴?
公合抱旌旄(공합포정모) : 장공께서 주로 깃발을 드시네.
開卷遙相憶(개권요상억) : 책을 펼쳐놓고 까마득히 생각할 뿐
知音兩不遭(지음양불조) : 마음 통하는 두 사람이 만날 수는 없다네
般斤思郢質(반근사영질) : 노반의 도끼는 영인 같은 상대를 생각하고
鯤化陋鯈濠(곤화루조호) : 곤이 봉새로 화하기엔 피라미 도랑 좁더라
恨我無佳句(한아무가귀) : 좋은 싯귀 없어 한스러운 나에게
時蒙致白醪(시몽치백료) : 때때로 흰 탁주를 보내 주시네
殷勤理黃菊(은근리황국) : 노란 국화는 정성스레 잘 손질하여
未遣沒蓬蒿(미견몰봉호) : 쑥대에 안 묻히게 해야겠네.
* 賦(부) : 감상을 느낀 그대로 적는 한시체의 하나. 한문체의 하나로 글귀 끝에 운을 달고 대(對)를 맞추어 짓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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