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지주(止酒) - 도연명(陶淵明)
술을 끊다
居止次城邑(거지차성읍) : 사는 곳 성읍(城邑) 근처이고
逍遙自閒止(소요자한지) : 소요하며 사니 한가롭다.
坐止高蔭下(좌지고음하) : 높은 나무 그늘 아래 앉아도 보고
步止蓽門裏(보지필문리) : 싸리문 안에서 거닐어도 본다.
好味止園葵(호미지원규) : 좋은 음식은 뜰에서 나는 아욱뿐이고
大懽止稚子(대환지치자) : 큰 기쁨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平生不止酒(평생부지주) : 평생 술을 끊지 않았으니
止酒情無喜(지주정무희) : 술 끊으니 기쁠 것도 없다.
暮止不安寢(모지불안침) : 저녁에 안 마시면 편히 잠 못 들고
晨止不能起(신지불능기) : 새벽에 안 마시면 일어날 수도 없다.
日日欲止之(일일욕지기) : 날마다 술을 끊으려 했으나
榮衛止不理(영위지불리) : 혈액 순환이 순조롭지 못했다.
徒知止不樂(도지지불락) : 술 끊으면 즐겁지 않다는 것만 알고
未知止利已(미지지리이) : 술 끊는 것이 이로운 줄 몰랐다.
始覺止為善(시각지위선) : 비로소 끊는 것 좋다는 걸 깨닫고
今朝真止矣(금조진지의) : 오늘 아침 정말로 술을 끊었다.
從此一止去(종차일지거) : 이제부터 줄곧 끊어 가면
將止扶桑涘(장지부상사) : 장차 부상(扶桑) 물가에 머물게 되리라.
清顔止宿容(청안지숙용) : 예전 얼굴이 신선의 얼굴로 바뀌리니
奚止千萬祀(해지천만사) : 어찌 천만년에 그치겠는가.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 3권(三卷)에 실려 있으며 도연명이 한거(閑居)시절 지은 오언시이다. 술을 좋아하던 도연명이 술을 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스스로 혼자서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매 구(句)마다 지(止)자를 사용하면서 노래하듯 술을 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었다.
* 止酒(지주): 술을 끊음.
* 居止次(거치차) : 거주하고 있는 곳. 居止=居住。
* 城邑(성읍): 고을
* 逍遙(소요) : 슬슬 거닐어 돌아다님.
* 閒(한) : 閑。止는 조사(助詞)
* 蓽門(필문) : 사립문. 가시나무를 엮어서 만든 울타리 또는 문을 말함. 가난하고 옹색하며 초라한 집을 상징함.
* 止園葵(지원규) : 단지 밭에 있는 아욱뿐. 지는 단지(只)
* 葵(규) : 아욱
* 大懽(대환):최고의 기쁨.
* 稚子(치자): 어린아이
* 榮衛(영위) : 원기(元氣)를 왕성(旺盛)하게 하는 피와 몸을 호위(護衛)하는 기운(氣運)
*將止(장지): 將到。장래에 가다.
* 扶桑(부상) : 《산해경(山海經)》에 동쪽 바다 해가 뜨는 곳에 신령스런 나무가 있는데, 그 이름이 부상(扶桑)이라고 하였다. 이 나무는 높이가 무려 3백 리나 되고, 둘레는 자그마치 2백 아름이 넘는다는, 상상 속의 신성한 나무이다.
산해경 해외동경에서는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또는 나무, 혹은 그 뽕나무가 있는 곳이라고 일컬어졌으며, 세상의 동쪽 지역 끝의 대명사라 볼 수 있다. 혜심은 이가 동중국해 너머로 이만리 떨어진 곳이라고 했고, 혜심은 부상으로 배를 타고 갔다가 돌아와서 중국 황제에게 보고하였다. 그것이 7세기의 요사렴의 양서에 기록되었다. <위키백과>
* 涘(사):물가
* 宿容(숙용):평소의 얼굴
* 奚止(해지): 何止(하지)。어찌 그치겠는가.
* 祀(사): 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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