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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거(還舊居) - 도연명(陶淵明)

by 산산바다 2021.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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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구거(還舊居) - 도연명(陶淵明)

              예전 살던 곳에 돌아와

 

疇昔家上京(주석가상경) : 예전에 상경(上京)에서 살 때는

六載去還歸(육재거환귀) : 육년 동안 이곳을 다녀가곤 했었네.

今日始復來(금일시부래) : 오늘에야 비로소 다시 와 보니

惻愴多所悲(측창다소비) : 처량하고 애통하여 슬픔이 많네.

阡陌不移舊(천맥불이구) : 논밭 길은 예전과 다름없으나

邑屋或時非(읍옥혹시비) : 마을의 집은 예전과 같지 않네.

履歷週故居(이력주고거) : 옛집 주위를 두루 돌아보니

鄰老罕复遺(인로한부유) : 살아남은 이웃 노인들이 드물구나.

步步尋往跡(보보심왕적) : 한 걸음 한 걸음 지난 자취 찾아보니

有處特依依(유처특의의) : 유달리 아쉬운 곳도 있네.

流幻百年中(유환백년중) : 일생은 환영처럼 흘러가며

寒暑日相推(한서일상추) : 계절이 나날이 떠밀듯이 흘러가네.

常恐大化盡(상공대화진) : 내 목숨 다하여 기력이 쇠할 때까지

氣力不及衰(기력불급쇠) : 기다려주지 않을까봐 늘 두렵다네.

撥置且莫念(발치차막념) : 부질없는 생각일랑 내버려두고

一觴聊可揮(일상료가휘) : 우선 한잔 술 털어 마시려네.

 

 

* 舊居(구거) : 도연명이 예전에 거주했던 심양(潯陽) 시상(柴桑:지금의 江西 九江 서남쪽)의 옛집.

* 疇昔(주차): 이전. 옛날. 는 발어조사로 뜻이 없음.

* 家上京(가상경) : 도연명은 처음에 시상(柴桑)에서 살다가 42세 때 상경(上京)으로 이사하였다. 상경에서 6년을 살다가 또 남촌(南村)으로 이사 하였다.

* 上京(상경) : 지명(地名). 도연명의 시상 옛집에서 멀지 않다.

* 六載(육재) : 6. 도연명이 상경리에서 거주한 기간.

* 去還歸(거환귀) : 왔다 가곤하였다.

* 始复来(시부래): 도연명이 상경에서 남촌으로 이사 가서 오랜만에 시상에 온 것을 말한다.

* 惻愴(측창) : 처량하고 애통하다. 괴로워하고 슬퍼하다.

* 阡陌(천맥): (가로 세로로 난) 논밭 길. 밭 사이의 길. 남북으로 길이 난 것을 천()이라하고 동서로 난 것을 맥()이라 한다.

* 或時非(혹시비): 종전과 같지 않은 것이 있다.

* 履歷(이력) : 돌아다니다.

* 依依(의의) : 아쉬워하는 모양. 섭섭해 하는 모양.

* 流幻(유환) : 흘러가며 환영처럼 변화하다. 즉 인생은 자취가 정해진 것이 없음을 말한다.

* 寒暑日相推(한서일상추) : 추위와 더위가 나날이 서로 밀어대다. 세월이 흘러감을 말한다.

* 大化盡(대화진) : 자연의 조화가 끝나다. 즉 생명이 끝나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가 네 번 있으니, 어린아이 때와 젊을 때와 늙었을 때와 죽을 때이다.(人自生至終大化有四嬰孩也少壯也老耄也死亡也.)”<열자(列子) 천서편(天瑞篇)>

* 不及(불급) : 기다리지 못하다.

* () : 기력이 쇠약해지다. 옛 사람들은 오십 세가 되면 쇠해지기 시작한다고 여겼다. “오십이시쇠(五十而始衰) : 사람이 50세가 되면 쇠약해지기 시작한다.”<禮記 內則>

* 撥置(발치) : 한 쪽에 던져 놓다. 방치하다.

* () : 술잔.

* () : 술잔 바닥의 남은 술까지 다 털어 마시는 것이다. 禮記》 〈曲禮옥 술잔으로 마시는 자는 털어 마시지 않는다.[飮玉爵者不揮]”라고 하였다.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진() 의희(義熙) 13(417) 도연명(陶淵明)53세 때 지은 시이다. 도연명은 처음에 시상에서 살다가 42세 때 상경으로 이사하였다. 상경에서 6년을 살다가 또 남촌으로 이사하였다. 도연명이 상경에서 살 때는 자주 시상에 갔었지만 남촌으로 이사 간 후에는 몇 년 동안 시상에 오지 못하였다. 오랜만에 시상에 와보니 옛 모습은 그대론데 사람은 예전과 같지 않으니 깊은 슬픔을 느끼고, 인생의 무상함과 세월이 흘러감에 한 잔 술로 슬픔을 잊으려는 모습을 표현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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