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사일(蜡日) - 도연명(陶淵明)
사제(蜡祭)를 지내는 날
風雪送餘運(풍설송여운) : 눈보라가 한 해의 남은 날을 보내니
無妨時已和(무방시이화) : 시절은 거리낌 없이 이미 온화해져 가네.
梅柳夾門植(매류협문식) : 매화와 버들을 문 앞 양쪽에 심어 놓았는데
一條有佳花(일조유가화) : 가지 하나에 아름다운 꽃 피어났네.
我唱爾言得(아창이언득) : 나 노래하고 네가 칭찬하니
酒中適何多(주중적하다) : 술 마시는 즐거움 어쩌면 이리 많은가!
未能明多少(미능명다소) : 즐거움이 많고 적음을 잘 알 수 없으나
章山有奇歌(장산유기가) : 장산(章山)에 빼어난 노래 소리 들리네.
* 蜡日(사일) : 고대에 납입(臘日)에 팔신(八神)에게 사제(蜡祭)를 지내는 날. 납일은 동지 뒤의 세 번째 술일(戌日)로 정하였으며, 한 해 동안 이룬 농사와 그 밖의 일들을 여러 신(神)에게 고하는 제사로 납평제(臘平祭), 팔사(八蜡), 사(蜡)라고도 하였다.
* 餘運(여운) : 한 해의 남은 날. 세모(歲暮)를 말한다.
* 無妨(무방): 거리낄 것이 없이 괜찮다.
* 時已和(시이화) : 시절이 이미 점차 온화해지다.
* 夾門植(협문식) : 문 양쪽에 심어놓다.
* 佳花(가화) : 매화를 말한다.
* 爾(이) : 너. 매화.
* 言得(언득): 칭찬하다.
* 適(적) : 기분이 좋다. 쾌적하다.
* 章山(장산) : 강서성 남성현 동북쪽에 있는 산으로 여기서는 증성(曾城)을 비유한 것이다. 曾城(증성)은 여산(廬山)의 북쪽에 있으며, 강서성(江西省) 성자현(星子縣) 서쪽 부근에 있는 산으로 도연명이 좋아하는 산이었다.
* 奇歌(기가) : 빼어난 노래. 뛰어난 노래. 도연명 자신이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남송(南宋) 영초(永初) 3년(422년)에 도연명의 58세 때 지은 시이다. 섣달 납일에 눈 내리는 것을 바라보고 술을 마시는 즐거움 속에 봄을 기다리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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