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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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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한거(九日閑居) - 도연명(陶淵明)

by 산산바다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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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일한거(九日閑居) - 도연명(陶淵明)

             중양절에 한가히

 

 

幷序

余閑居愛重九之名秋菊盈園而持醪靡由空服九華寄懷於言

나는 한가롭게 살고 있어도 중양절(重陽節)의 이름을 좋아한다. 가을 국화는 정원에 가득해도 술을 마련할 수 없어 중양절의 국화를 헛되이 바라보다 가슴의 회포를 시에 부친다.

 

 

世短意恆多(세단의긍다) : 생은 짧으니 생각은 항상 많고

斯人樂久生(사인악구생) : 나는 오래 사는 것이 좋다네.

日月依辰至(일월의진지) : 해와 달은 시절 따라 이르고

舉俗愛其名(거속애기명) : 세속에서는 중양절(重陽節)이란 이름을 좋아하네.

露淒暄風息(로처훤풍식) : 이슬은 차가워지고 따뜻한 바람 잦아드니

氣澈天象明(기철천상명) : 공기는 맑고 하늘의 기상은 밝아지네.

往燕無遺影(왕연무유영) : 제비가 떠나가 그림자조차 없고

來雁有餘聲(래안유여성) : 기러기 찾아와 울음소리 끊이지 않네.

酒能祛百慮(주능거백려) : 술은 백가지 근심을 떨어 없애고

菊為制頹齡(국위제퇴령) : 국화는 늙음을 억제해 준다네.

如何蓬廬士(여하봉려사) : 어찌하여 초가집 속의 선비는

空視時運傾(공시시운경) : 시절의 바뀜을 속절없이 바라보나!

塵爵恥虛罍(진작치허뢰) : 먼지 쌓인 술잔은 술독이 빈 것을 부끄러워하고

寒華徒自榮(한화도자영) : 국화는 헛되이 스스로 피어나네.

歛襟獨閒謠(감금독한요) : 옷깃을 여미고 홀로 한가히 노래하니

緬焉起深情(면언기심정) : 깊은 생각이 아득히 일어나네.

棲遲固多娛(서지고다오) : 은거하는 몸에는 본래 즐거움 많거늘

淹留豈無成(엄류기무성) : 오래 머물며 어찌 이룬 것이 없는가?

 

 

* 重陽節(중양절) : 음력99일의 명절로서, 액운을 막기 위하여 주머니에 수유를 넣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는 풍속이 있다. 99일은 9가 겹치므로 重九(중구)’라고 하는데, 가 양()의 수()이므로 重陽(중양)’이라고 한 것이다.

* 世短(세단) : 인생은 짧다.

* 斯人(사인) : 이 사람. 도연명 자신을 말함.

* 日月(일월) : 해와 달. 여기서는 중양절을 말한다.

* () : 시각. 별의 총칭.

* 舉俗愛其名(거속애기명) : 세속에서는 그 이름을 사랑한다. 舉俗(거속)은 세상사람 모두, 其名은 중양절.

* 暄風(훤풍) : 따스한 바람. 여름 바람을 말한다.

* 天象(천상) : 천체의 형상.

* () : 떨어 없애다. 내쫓다.

* 頽齢(퇴령) : 노쇠한 연령. 고령.

* 蓬廬(봉려) : =봉실(蓬室). 쑥으로 지붕을 이은 집. 가난한 집.

* 塵爵(진작) : 먼지 쌓인 술잔.

* 虚罍(허뢰) : 비어 있는 술독. 는 술독 ()’.

* 寒華(한화) : 추울 때 핀 꽃. 여기에서는 국화를 말한다.

* 徒自栄(도자영) : 헛되이 스스로 꽃 피우다.

* () : 멀다. 아득하다.

* 棲遲(서지) : 은거하면서 시골에서 삶.

* 淹留(엄류) : 오래 머무름.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원희(元熙) 원년(元年) (419) 도연명의 55세 때 지은 시이다. 도연명은 의희(義熙) 14(418)에 저작좌랑(著作佐郞)으로 부름을 받았으나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가난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중양절(99)을 맞아 사람들은 즐거워하지만 자신의 가난하여 술조차 마련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은거하면서 이룬 것이 없어 한탄하는 모습이다.

 

도연명(陶淵明, 365~ 427)은 중국 동진의 전원시인(田園詩人)이다. 호는 연명(淵明)이고, 字는 원량(元亮) 혹은 연명(淵明)이고, 본명은 잠()이다.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고 불리며, 시호는 정절(靖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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