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영목(榮木) - 도연명(陶淵明)
무궁화
序
榮木, 念將老也。 日月推遷, 已復九夏, 總角聞道, 白首無成。
영목은 장차 늙어 감을 염려하는 시이다. 세월이 흘러 벌써 여름이 돌아왔지만, 젊은 시절에 도를 들었으나 머리가 희어지도록 이룬 것이 없다.
* 九夏(구하) : 여름. 여름 세 달이 모두 구순(九旬 : 90일)이므로 九夏라고 한다.
一
采采榮木(채채영목) : 무성한 무궁화여
結根于玆(결근우자) : 이곳에 뿌리를 내렸구나.
晨耀其華(신요기화) : 아침에는 그 꽃이 빛나더니
夕已喪之(석이상지) : 저녁이 되니 이미 시들었네.
人生若寄(인생약기) : 인생이란 세상 더부살이 같으니
顦顇有時(초췌유시) : 늙어 초췌해질 때가 있다네.
靜言孔念(정언공념) : 고요히 곰곰이 생각해보니
中心悵而(중심창이) : 마음속은 슬퍼진다오.
* 榮木(영목) : 무궁화(木槿).
* 采采(채채) : 무성하여 많은 모양.
* 茲(자) : 이것. 이곳.
* 人生若寄(인생약기) : 인생은 더부살이 같다. 고시19수에 “人生寄一世(인생기일세)
* 奄忽若飆塵(엄홀약표진) : 사람의 한 평생은 더부살이 순간에 사라지는 폭풍속의 먼지다.
* 憔悴(초췌) : 수척하다. 여위다.
* 静言(정언) :고요히. 言은 뜻이 없는 어조사. 静言思之(정언사지) : 말없이 곰곰이 생각함.
* 孔念(공념) : 깊이 생각하다. 곰곰이 생각하다. 孔(공)은 ‘깊다’는 뜻.
* 悵而(창이) : 창연(悵然). 슬퍼함. 而는 어미조사(語尾助词).
二
采采榮木(채채영목) : 무성한 무궁화나무
於玆託根(어자탁근) : 이곳에 뿌리를 맡겼구나.
繁華朝起(번화조기) : 무성한 꽃이 아침에 피어나더니
慨暮不存(개모불존) : 저녁이면 사라져 애석도 해라.
貞脆由人(정취유인) : 곧음과 무름은 사람에 달려 있고
禍福無門(화복무문) : 화와 복은 정해진 문이 없다네.
匪道曷依(비도갈의) : 도(道) 아니면 어찌 따르며
匪善奚敦(비선해돈) : 선(善)이 아니면 어찌 힘쓸 것인가!
* 貞脆(정취) : 곧음과 무름. 사람의 같지 않은 천성.
* 禍福無門(화복무문) : 화와 복은 문이 있는 것이 아니다. “禍福無門,唯人所召 : 화와 복은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이 부르는 바에 달렸다.” <春秋左氏傳. 襄公23년>
* 匪(비) : “非”와 같다.
* 曷依(갈의) : 어찌 따르며. 曷은 어찌 ‘갈’. 依는 따르다(遵遁).
* 奚敦(해돈) : 어찌 힘쓰랴. 敦(돈)은 힘쓰다.
三
嗟予小子(차여소자) : 아! 나는 보잘 것 없는 자이니
稟玆固陋(품자고루) : 이렇게 고루한 천성을 타고났다네.
徂年旣流(조년기류) : 지난 세월 이미 흘렀건만
業不增舊(업불증구) : 학업은 전보다 늘지 않았네.
志彼不舍(지피불사) : 도와 선에 뜻을 두어 멈추지 않으려 하였으나
安此日富(안차일부) : 술에 취하여 안일함에 빠졌다네.
我之懷矣(아지회의) : 나의 심회여
怛焉內疚(달언내구) : 마음속의 가책이 슬프구나.
* 嗟予小子(차여소자) : 嗟는 감탄사. 予는 나. 小子는 자신을 겸손하게 일컫는 말.
* 禀(품) : 품성(禀性), 천성(天性).
* 固陋(고루) : 완고하고 식견이 없음.
* 徂年(조년) : =왕년(往年). 지나간 해. 옛날.
* 流(류) : =유서(流逝). 유수처럼 빨리 사라짐.
* 志彼不舍(지피불사) : 彼는 2수에서의 道와 善을 말한다. 不舍(불사)는 멈추지 않다. 포기하지 않다.
* 日富(일부) : 술 취해 나날이 부유해진 듯 착각함. 시경(詩經)에 “彼昏不知(피혼부지) 壹醉日富(일취일부) : 우매하고 지각없는 사람은 매일 취해서 행패를 부리네.”라는 표현이 있다.<詩經·小雅·小宛>
* 懷(회) : 심회. 마음속의 생각.
* 怛(달) : 슬프다.
* 内疚(내구) : (마음속의)멍. 매듭. 가책을 느끼다. 疚는 고질병 ‘구’.
四
先師遺訓(선사유훈) : 공자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余豈云墜(여기운추) : 내 어찌 저버리겠는가.
四十無聞(사십무문) : 마흔에도 이름이 알려지지 못한다면
斯不足畏(사불족외) : 두려워할 사람이 못 된다 하였네!
脂我名車(지아명거) : 내 명예의 수레에 기름칠 하고
策我名驥(책아명기) : 내 명예의 준마에 채찍을 가하리.
千里雖遙(천리수요) : 천리 길 비록 멀다 해도
孰敢不至(숙감불지) : 어찌 감히 가지 않으리오.!
* 先師(선사) : 공자(孔子)를 말한다.
* 云墜(운추) : ‘之墜’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墜(추)는 저버리다. 포기하다.
* 四十無聞(사십무문),斯不足畏(사부족외): 논어(論語)에 “사십, 오십이 되어서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그 또한 두려워할 만한 사람이 못된다.(四十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라고 하였다. <논어(論語) 자한(子罕)>
* 策(책) : 채찍질하다.
* 名驥(명기) : 명예의 천리마(千里馬). 천리마를 공명(功名)에 비유함.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총 4수로 동진(東晋) 안제(安帝) 원흥(元興) 3년(404) 도연명의 40세 때 여름에 지은 시로 추정된다. 이 당시 도연명은 유유(劉裕)의 진군군부참군(鎭軍軍府參軍)이 되었으며, 당시 유유의 군대는 근왕(勤王)의 명목을 내걸었으며 의군(義軍)으로 불려졌다.
이 시는 여름에 무성하게 피었다가 쉽게 지는 무궁화를 보고 이 시의 서(序)에 서술했듯이 자신이 늙어 감을 염려하여 젊은 시절에 도를 들었으나 머리가 희어지도록 이룬 것이 없다며 자신의 나태함을 자책하며 분발하겠다는 뜻을 표현을 한 시이다.
* 槿花一日榮(근화일일영) :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때 시드는 무궁화에 비유해서 사람의 영화(榮華)가 덧없음을 말한다. 槿花一朝夢(근화일조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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