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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漢詩

한국한시 雪後(유방선)외 유몽인 유성룡 유숙 유영길 유호인 유희경 유리왕

by 산산바다 2006. 12. 15.

산과바다

  

    烟渚孤帆 연저고범   안개 낀 물가에 외로운 돛단배

                                                    유몽인 柳夢寅 1559 - 1629

 

 漁子遙收網 어자요수망   어부는 멀리서 그물을 거두고

 樵夫幾伐枚 초부기벌매   나무꾼은 몇 개나 베었는가 ?

 斜陽帆腹飽 사양범복포   기우는 해에 돛은 불룩하고

 微雨棹歌廻 미우도가회   가랑비에 노래하며 노 저어 돌아오네.

 

 參考事項- 棹歌 (도가)는 뱃노래를 이름.

 

 

          雪後 설후   눈 온 뒤에

                                                           유방선 柳方善 1388 - 1443

 

臘雪孤村積未消 랍설고촌정미소   섣달의 눈이 외로운 마을에 쌓여 아직 녹지 않았고

柴門誰肯爲相鼓 시문수긍위상고   사립문은 아직도 그대로 닫혀있네.

夜來忽有淸香動 야래홀유청향동   밤이 오자 홀연히 맑은 향기가 생겨나서

知放梅花第幾소 지방매화제기소   매화 가지에 차례로 꽃이 피는 것을 알겠네.

 

 

 

        偶題 우제   우연히 읊음

                                                      유방선 柳方善 1388 - 1443

 

 結茅仍補屋 결모잉보옥     띠풀을 엮어서 지붕을 포개 덮고

 種竹故爲籬 종죽고위리     대나무를 심어서 울타리를 삼네.

 多少山中味 다소산중미     산중에는 여러 가지 맛이 있고

 年年獨自知 년년독자지     해가 거듭되어 홀로 스스로 알게 되네.

 

 

 

       齋居有懷 재거유회 고향집을 생각

                                                         유성룡(柳成龍;1542-1607)

 

 細雨孤村暮 세우고촌모   보슬비 내리는 외딴 마을에 날은 저물고

 寒江落木秋 한강낙목추   차가운 강은 낙엽 지는 가을이라네.

 壁重嵐翠積 벽중람취적   벽이 두꺼워도 산밤은 더욱 쌓이고

 天遠雁聲流 천원안성류   하늘은 높고 기러기 소리는 퍼져가네

 學道無全力 학도무전력   학문의 이치에 진력하지 못하여

 臨岐有晩愁 임기유만수   갈림길을 만나니 때늦은 후회가 생기네

 都將經濟業 도장경제업   오로지 장차 생계의 어려움을 살피며

 歸臥水雲 ? 귀와수운추   돌아가 자연에 기대어 살리라

 

 

 

       碧瀾渡 벽란도 

                                                                          유숙(柳淑)

 

 久負江湖約 구부강호약     시골에 살고픈 다짐 오랜 부담이고

 紅塵二十年 홍진이십년     벌써 세상살이 이십 년이네

 白鷗如彼笑 백구여피소     흰 갈매기 저와 같이 웃고

 故故近樓前 고고근누전     누대 앞을 오가는 것이 먼 옛날 같네.

 

 參考事項- 故故(고고) : 멈칫 멈칫

 

 

 

       용杵女 용저녀    방아찧는 여인

                                                                              柳永吉 유영길

 

玉杵高低弱臂輕 옥저고저약비경   옥 방아공이 오르락내리락 가녀린 팔뚝 날렵하고

 羅衫時擧雪膚呈 나삼시거설부정   비단 적삼 소매가 들릴 때 눈같이 흰 살결 드러나네

 蟾宮慣 ?長生藥 섬궁관도장생약   달나라 궁전에서 장생약 찧던 솜씨이니

 謫下人間手法成 적하인간수법성   인간세상 귀양와 손놀림 더욱 익숙하다네

 

 

 

             竹枝曲 죽지곡  

                                                            유호인 兪好仁 1445 - 1494

 

 城南城北鬧鷄豚 성남성북료계돈    성안의 남북이 가축 소리에 시끄럽고

 賽罷田神穀雨昏 새파전신곡우혼    농신에게 지내는 제를 파하니 곡우가 저무네.

 太守遊春勤勸課 태수유춘근권과    원님은 돌아다니며 부지런히 일을 권하고

 肩輿時入杏花村 견여시입행화촌    때로 어깨에 메는 가마를 타고 향화촌에 접어드네.

 

 參考事項- 田神 (전신)은 농사(農事)를 관장하는 신(神). 杏花村 (행화촌)은 살구꽃 핀 마을을 이름.

 

 

 

       山中秋夜 산중추야  산중의 가을 밤

                                                 유희경 劉希慶 1514 - 1636

 

 白露下秋空 백로하추공     흰 이슬이 가을 하늘에 내리고

 山中桂花發 산중계화발     산중의 계수나무에는 꽃이 피었네.

 折得最高枝 절득최고지     제일 높은 가지 하나를 꺾어들고

 歸來伴明月 귀래반명월     밝은 달빛을 벗삼아 돌아오네.   

 

 

 

       黃鳥歌 황조가  꾀꼬리

                                                    유리왕(琉璃王 ? ~18 )

 

  翩翩黃鳥 편편황조    훨훨 날아 오가는 꾀꼬리들이여

  雌雄相依 자웅상의    암수가 서로 정답네.

  念我之獨 념아지독    생각하면 나는 고독한 몸

  誰其與歸 수기여귀    누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거나

 

  參考事項- 翩翩(편편) ; 새가 날아 오락가락하는 모양. 왕은 두 여자를 취하였는데  첫째는 화희(禾姬)이니 골천( 川)사람의 딸이요 또 한 여자는 치희(雉姬)이니 한(漢)나라의 사람 이였다. 두 여자는 왕의 사랑을 다투다가 화희가 치희에게<너는 한(漢)나라 사람의 종년으로서 어찌 그처럼 무례하냐>하였다. 치희는 부끄럽고 슬퍼서 도망쳐 돌아갔다. 왕은 말을 달려 쫓아갔으나  치희는 성을 내어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나무 밑에 앉아 쉬다가 날아드는 꾀꼬리를 보고 느낌이 있어 이 노래를 지었다.

 

 

 

         途中 도중   길에서

                                                     윤계 尹계 1622 - 1692

 

 日暮朔風起 일모삭풍기     해가 저무는데 삭풍은 일고

 天寒行路難 천한행로난     날씨가 추워 길을 가기가 어렵네

 白烟生凍樹 백연생동수     흰 연기가 언 나무숲에서 일어나고

 山店雪中看 산점설중간     산중의 주막이 눈 속에 보이네.  

 

 參考事項-  朔風 (삭풍)은 북풍, 겨울바람.

 

 

 

從毅陵宴杏園 종의릉연행원  의릉을 모시고 행원의 잔치에 참가하다        

                                                                      윤택(尹澤 1289 ~ 1370)

 

 雨灑紅簾酒滿樽 우쇄홍렴주만준   주렴 밖은 비 내리고 술잔에 술은 가득한데

 檀槽一曲感皇恩 단조일곡감황은   한 곡조 비파 소리는 우리 임금 은혜일세

 城南春色皆圍繞 성남춘색개위요   성남에 봄기운이 사방에 가득함은

 應爲東君在此園 응위동군재차원   이 잔치에 응하여 정원에 세자 계심이라. 

 

 參考事項- 檀槽(단조) : 자단(紫檀)으로 만든 비파(琵琶)의 동체(胴體).

           東君(동군) : 태양의 신 혹은 봄을 맡은 동쪽의 신(神).

 

 

 

        投刺詩 투자시   헐뜯는 시

                                                                                  尹孝孫 윤효손

 

 相國 眠日正高 상국감면일정고   재상께서 달게 자는 중에 해가 높이 떴으니

 門前刺紙已生毛 문전자지이생모   문 앞의 명함 위에 털이 났구나.

 夢中若見周公聖 몽중약견주공성   만약 꿈에서 주공 성인 보았다면

 須門當年吐握勞 수문당년토악로   모름지기 문에 당년 토악질이 가다리도다.

 

 參考事項- 윤 효손의 부친 윤 처관이 의정부 하급관리가 되어 재상 박 원형(朴元亨)을 찾아갔는데 재상이 이미 잠자리에 들었다하며 만나기를 사절하니 윤 처관이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이르기를 "나는 재주가 없어 수모를 당하니 너는 학문에 힘써 그런 일을 당하는 일이 없게 하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윤 효손은 부친 모르게 위의 시를 명함에 써넣었다. 다음날 아버지는 이 사실을 모르고 명함을 재상에게 주었다. 재상 박 원형은 이 시를 보고 곧 들라하였다. 아버지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된 박 원형은 윤 효손을 불러 칭찬하고 사위로 삼았다.

 

 

 

    與隋將宇仲文 여수장우중문시  수나라 장군 우중문에게

                                                                  乙支文德 을지문덕

 

 神策究天文 신책구천문    신묘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환히 알고

 妙算窮地理 묘산궁지리    교묘한 작전은 땅의 지혜를 다하였네.

 戰勝功旣高 전승공기고    전쟁에 이긴 공이 이미 높으니

 知足願云止 지족원운지    만족함을 알아 전쟁을 그치시오.

 

 參考事項- 수(隋)나라가 남북조(南北朝) 시대의 혼란을 수습하여 중국을 통일하고 있을 때, 고구려는 통일된 중국의 세력이 반드시 동쪽으로 신장(伸長)해 올 것을 예견하여 그에 대비하고 있었다. 영양왕은 598년 말갈족(靺鞨族)을 거느리고 수나라의 요서(遼西)지방을 공격하였는데, 이것은 수나라의 침입에 대비하여 전략상의 요지를 선점(先占)하기 위한 작전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당시 수나라의 문제(文帝)는 대군을 거느리고 고구려를 치려다가 갑작스러운 천변지이(天變地異)로 이를 중지하였다.

 문제의 뒤를 이은 양제 때 고구려는 수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지금의 몽골지방에 있던 돌궐(突厥)과 상통(相通)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수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였다.

 수양제는 612년 1월 113만 3800명의 대군을 거느리고 고구려에 침입하였다. 그 중의 수군(水軍)은 바다를 건너 대동강(大同江)으로 쳐들어와 평양성을 공격하였으나 고구려군에게 대패(大敗)하였다. 한편 양제가 친히 거느린 육군의 1개 부대는 고구려의 요동성(遼東城)을 포위 공격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게 되자, 초조한 수군(隋軍)은 별동대(別動隊) 30만 5000명을 압록강 서쪽에 집결시켜 평양성을 공격할 계획을 세웠으나, 그들의 계략을 눈치챈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乙支文德)의 유도작전에 걸려들어 압록강 ·살수를 건너 평양성 부근까지 깊숙이 쳐들어왔다. 고구려의 을지문덕은 수군에게 거짓 항복하여 적진(敵陣)에 들어가 그들의 허실(虛實)을 탐지하고 돌아온 뒤 그의 유도작전에 걸려들어 평양성 부근까지 침입한 수군의 대장인 우중문(于仲文)에게 1편의 시(詩)를 지어 보내 그의 어리석음을 비꼬았다.  수군은 고구려에게 속은 줄 알고 황급히 다시 북쪽으로 퇴각하기 시작하였으나, 을지문덕은 수군이 살수를 반쯤 건널 때를 기다렸다가 공격을 감행하였다.  살수싸움에서 수군이 크게 패하여 살아 돌아간 자는 몇 천명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한다. 수양제는 중국의 땅이 넓고 인구가 많아 많은 물자와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이점만을 믿었으나, 거리가 멀어 군량(軍糧) 공급이 곤란할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 또 고구려의 장병(將兵)이 모두 일기당천(一騎當千)의 강병(强兵)이었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의 모든 요새가 험고(險固)하여 쉽사리 공취(攻取)할 수 없음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수양제는 수륙(水陸)양면에서 모두 패전했으므로 부득이 철군했는데, 이듬해에도 다시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에 침입하였다. 그러나 고구려의 저항은 여전히 견고하여 그 중의 요동성(遼東城)도 함락시키지 못하고 있을 때 본국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급보가 왔으므로 서둘러 철퇴하였다. 수양제는 반란을 평정하고 제3차 고구려원정 길에 나섰다가 다시 실패하여 수나라는 결국 멸망하였다.

 

 

 

           練光亭 련광정       연광정

                                                                    이가환 李家煥 1742 - 1801

 

江樓四月已無花 강루사월이무화   누각이 있는 강의 사월은 이미 꽃이 모두 지고

簾幕薰風燕子斜 렴막훈풍연자사   발 사이로 훈훈한 바람 불어 제비가 비켜나네.

一色綠波連碧草 일색록파련벽초   한 빛으로 푸른 물과 풀이 이어졌는데

不知別恨在誰家 부지별한재수가   이별의 한이 누구 집에 있는지 모르겠네.    

 

 

 

              枯木 고목       죽은 나무

                                                                                  이감지 李堪之

 

白규倒立碧山陰 백규도립벽산음   푸른 산그늘에 거꾸로 서있는 흰 규룡이여

斤釜人遙歲月深 근부인요세월심   도끼 든 사람이 발길 멀어지니 세월만 가네

堪歎春風吹又過 감탄춘풍취우과   하늘을 탄식하며 봄바람 불고 또 스쳐가도

舊枝無復有花心 구지무복유화심   다시는 묵은 가지에 꽃 피울 생각이 없네.

 

 參考事項- 백규(白  +乙) ; 흰 규룡. 규룡은 용의 새끼로서 뿔이 돋아나 있다는 전설상의 동물. 어떤 책에는 시인의 이름이 李 湛之 (이 담지)로 쓰인 것도 있음.

 

 

 

       善竹橋 선죽교 

                                                                                 李塏 이개

 

 繁華往事已成空 번화왕사이성공    고려의 번화함도 지나고 보면 헛된 일

 舞館歌臺野草中 무관가대야초중    호아롭던 옛 터전은 들풀에 묻혔네.

 惟有斷橋名善竹 유유단교명선죽    오로지 선죽교의 이름만이 끊이지 않으니

 半千王業一文忠 반천왕업일문충    오백년 고려의 충신 정몽주를 아는가.  

 

 參考事項- 舞館歌臺(무관가대) ; 화려한 놀이 집과 무대들. 고려 태조가 919년 송도(松都 : 개성시)의 시가지를 정비할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선죽교는 1392년(태조 1) 정몽주(鄭夢周)가 이방원(李芳遠 : 조선 태종)에 의해 피살된 장소로 유명하다.  원래 선지교(選地橋)였던 것이 선죽교로 바뀌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석난간(石欄干)이 없었는데, 1780년(정조 4) 정몽주의 후손들이 난간을 설치하였다.  다리 옆에는 정몽주의 사적(事蹟)을 새긴 비석 2기(基)가 비각(碑閣) 속에 서 있다.

 

 

 

      奉使關東聞杜鵑 봉사관동문두견   관동 가다가 두견새 울음 듣고           

                                                                         李堅幹 이견간

 

 旅館挑殘一盞燈 여관도잔일잔등   객잔의 등잔불은 힘없이 가물거리고

 使華風味澹於僧 사화풍미담어승   꽃바람 불어도 중보다 조용하네

 隔窓杜宇終宵聽 격창두우종소청   창밖엔 두견새 밤이 다하도록 울어대니

 啼在山花第幾層 제재산화제기층   산새 울음에 꽃들은 몇 번이나 피고 졌는가.

 

 

 

    途中避雨有感 도중피우유감   길에서 비를 피하다가

                                                                이곡(李穀;1298-1351)

 

 甲第當街蔭綠槐 갑제당가음록괴    좋은 기와집 길가엔 느티나무 푸르게 그늘지고

 高門應爲子孫開 고문응위자손개    높이 솟은 문간 자손 위해 지었네.

 年來易主無車馬 연래역주무거마    몇 해 전 주인 바뀌어 손님 발길 끊기고

 唯有行人避雨來 유유행인피우래    오직 길가는 사람만이 비를 피하러 오네.    

 

 參考事項- 甲第(갑제) : 으리으리하게 큰 저택

 

 

 

         七夕小酌 칠석소작     칠석날 가볍게 술 한잔하면서

                                                                        이곡(李穀;1298-1351)

 

  平生 迹等雲浮 평생종적등운부  한 평생 살아온 길 뜬구름 같고

  萬里相逢信有由 만리상봉신유유  만리 밖에서 서로 만남은 깊은 사연이 있네

  天上風流牛女夕 천상풍류우여석  저 천상의 풍류는 견우 직녀가 만나는 이 밤

  人間佳麗帝王州 인간가려제왕주  이곳은 인간세상 번화한 황도(皇都)라네

  笑談款款 如海 소담관관준여해  술은 넘치고 터지는 웃음과 이야기 소리

  簾幕深深雨送秋 렴막심심우송추  주렴 밖 저 먼 곳엔 가을비만 내리네

  乞巧曝衣非我事 걸교폭의비아사  실 뽑고 옷 짜는 일 우리네 일 아니니

  且憑詩句遣閒愁 차빙시구견한수  잠시 기대어 시구로서 무료함을 달래보네. 

 

 參考事項- 지원되지 않는 글자 "준( )"자는 缶(장군, 즉 도자기 이름 부) + 尊(높을 존)자로 "술 그릇"을 뜻한다.

 

 

 

          寄鄭代言 기정대언    정대언에게 부치는 글

                                                                  이곡(李穀;1298-1351)

 

   百年心事一扁舟 백년심사일편주   일생을 마음에 품고 산 것이 조각배 같은 것이니

   自笑歸來已白頭 자소귀래이백두   스스로 웃으며 돌아오니 이미 백발이 되었네.

   猶有皇朝玉堂夢 유유황조옥당몽   그런데도 벼슬의 꿈을 가지고 있으니

   不之身在萩花洲 부지신재추화주   자신의 몸이 쑥대밭 섬에 있는 줄도 모르고   

 

 參考事項-代言(대언)은 왕명을 전하는 벼슬 이름. 玉堂 (옥당)은 홍문관(弘文館)의 별칭.

 

 

 

       下第贈登第 하제증등제    벼슬에 오른 벗에게 주다

                                                              이공수 李公遂 1308 - 1366

 

    白日明金榜 백일명금방   밝은 햇빛이 금방을 환히 밝히니

    靑雲起草廬 청운기초려   푸른 꿈 초가에서 아롱거리네.

    那知廣寒桂 나지광한계   누가 알랴 차가운 계수나무에

    尙有一枝餘 상유일지여   한가지 필 꽃이 아직 있음을.  

 

     參考事項- 焦慮 (초려)는 초가집 혹은 가난한 집을 이름.

 

 

 

          過嚴江 과엄강          엄강을 지나며

                                                                           李光友 이광우

 

 風波苦海世沈淪 풍파고해세침륜    풍파 이는 고해의 인간 세상이라 일은 어긋나고

 野渡無人更問津 야도무인갱문진    들에서 물 건너는 사람 없어서 다시 나루터를 묻네

 唯有嚴陵磯一面 유유엄릉기일면    오직 엄자룡의 무덤만 있어 자갈밭만 대하고

 淸風不盡閱千秋 청풍부진열천추    바람이 그치지 않으니 영원한 세상을 바라보네.  

 

 

 

        江上曉雨 강상효우   강 위의 새벽 비

                                                          이규보( 李奎報 1168-1241 )

 

江岸人歸白鷺飛 강안인귀백로비    인적 없는 강기슭에 갈매기 날고

漁翁日暮得魚歸 어옹일모득어귀    어부들 해 저물자 집으로 돌아가네.

輕雲薄薄那成雨 경운박박나성우    조각구름 비되기는 어려운 일

海氣干天偶作霖 해기간천우작림    파도가 치솟아 빗방울을 이루네. 

 

 ☞ 參考事項(참고사항)

 薄薄(박박) ; 구름이 얇게 깔려있는 모양  干天(간천) ; 하늘에 닿을 듯이 치솟아 있음.

 

 

          井中月 정중월    우물 속의 달

                                                        이규보( 李奎報 1168-1241 )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산 속의 스님이 달빛을 탐하여

 竝汲一甁中 병급일병중    병 속에 물과 함께 담아 갔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절에 와서야 생각나서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병을 비우니 달도 없어졌네. 

 

 參考事項- 幷汲(병급) : 물과 달을 함께 길어 올림.

 

 

 

               新穀行 신곡행

                                                                이규보( 李奎報 1168-1241 )

 

 一粒一粒安可輕 일립일립안가경  한 알 한 알 어찌 가벼이 여기리

 係人生死與富貧 계인생사여부빈  사람의 생사와 빈부가 달렸네.

 我敬農夫如敬佛 아경농부여경불  나는 농부 공경하기를 부처님 공경하듯 하니

 佛猶難活已飢人 불유난활이기인  부처님은 오히려 굶주린 사람을 살리기 어렵네.

 可喜白首翁     가희백수옹      기쁘다네 이 늙은이는

 又見今年稻穀新 우견금년도곡신  올해도 또 새 쌀을 보네

 雖死無所      수사무소겸      비록 죽더라도 모자람이 없으니

 東作餘膏及此身 동작여고급차신  농사의 혜택이 내게까지 미치기 때문이네.    

 

 

 

            敵意 적의   내 마음대로

                                                  이규보( 李奎報 1168-1241 )

 獨坐自彈琴 독좌자탄금        혼자 앉아 거문고 타면서

 獨吟頻擧酒 독음빈거주        시를 읊으며 자주 술을 마신다네.

 旣不負吾身 기불부오신        이미 내 몸도 가누지 못하고    

 又不負吾口 우불부오구        내 코도 가누지 못하게 되었네

 何須待知音 하수대지음        어찌 반드시 친구를 기다리고

 亦莫須飮友 역막수음우        또 함께 마실 벗이 있어야 하나     

 敵意則爲歡 적의칙위환        기분에 맞으면 그게 곧 즐거움인 것을

 此言吾必取 차언오필취        이 말을 내 반드시 좇으리라.            

 

 

        贈文長老 증문장로   문장로에게 줌.

                                                            이규보(李奎報 1168-1241)

 

 暫趨十二街中路 잠추십이가중로   잠시 열두 거리의 길 복판을 걸을 때에

 長憶三千里外山 장억삼천리외산   항상 삼천리 밖의 산을 생각하게.

 莫學閑雲空返峀 막학한운공반수   한가한 구름 산굴 돌아가는 것을 배우지 말고

 好將膏雨澤人間 호장고우택인간   장차 사람 사는 땅에 단비 되어 내리게나.  

 

 參考事項- 長老(장로)는 원로 스님을 이름.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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