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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漢詩

한국한시 山中(이이) 외

by 산산바다 2006. 12. 15.

산과바다

 

 

             山中 산중   산속에서

                                                                     이이 (李珥)

 

 採藥忽迷路 채약홀미로   약초를 캐다가 갑자기 길을 잃고

 千峯秋葉裏 천봉추엽리   모든 봉우리 가을 단풍 가득하네.

 山僧汲水歸 산승급수귀   스님은 물길어 돌아가고

 林末茶烟起 임말차연기   숲 끝엔 차 달이는 연기가 피어나네.

 

 

 

              伽倻山 가야산  가야산

                                                                            이이 (李珥)

 

中天笙鶴下秋宵 중천생학하추소   중천에서 학이 내려와 가을 밤 소나무에 앉고

千載孤雲已寂蓼 천재고운이적료   천년동안 떠가는 외로운 구름은 고요히 흘러가네.

明月洞門流水去 명월동문유수거   밝은 달은 동네 문밖에 흐르는 물을 따라 가고

不知何處武陵橋 부지하처무릉교   어느 곳이 무릉도원의 다리인가 알지 못하네.

 

 參考事項- 武陵(무릉) : 무릉도원(武陵桃源), 유토피아

 

 

 

              求退有感 구퇴유감   사직을 구하며

                                                                               이이 (李珥)

 

 行藏由命豈有人 행장유명기유인   벼슬은 운명으로 말미암은 것을 사람이 어찌하리

 素志曾非在潔身 소지증비재결신   일찍이 소박한 뜻은 내 몸 바로 지키는 것 이였네

 閭闔三章辭聖主 여합삼장사성주   짧은 사직서 올리고 대궐문을 떠나서

 江湖一葦載孤臣 강호일위재고신   강호에 홀로된 나를 조각배가 싣고 떠나네.

 疎才只合耕南畝 소재지합경남무   내 천성은 밭을 가는 것이 적당한데

 淸夢徒然繞北辰 청몽도연요북진   순진한 꿈에 헛되이 임금님 곁 감돌았네.

 茅屋石田還舊業 모옥석전환구업   초가집 돌밭에서 다시 농사지으며

 半生心事不憂貧 반생심사불우빈   나머지 반평생 가난이야 걱정할 것 없네.  

 

 參考事項- 閭闔三章(여합삼장) : 시골집으로 떠난다는 글.

 

 

 

               詠新燕 영신연   봄에 온 제비

                                                                        이식 李植 1584 - 1647

 

 萬事悠悠一笑揮 만사유유일소휘   만사를 유연하게 한바탕 웃음으로 날려버리고

 草堂春雨掩松扉 초당춘우엄송비   봄비 속에 초당의 소나무 사립을 닫네.

 生憎簾外新歸燕 생증렴외신귀연   야미운 제비 발 밖에 새로 왔고

 似向閒人說是非 사향한인설시비  한가로운 사람을 향해 시비를 말하는 듯 하네.

 

 

 

              夢魂(贈雲江) 몽혼(증운강) 

                                                                           이옥봉 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신지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달빛 어린 사창엔 이 몸의 한도 많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만약 꿈속에 가는 길에 자취가 생긴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문 앞의 돌길이 반은 (곧) 모래로 변했으리.

 

 

 

               閨情 규정   규방의 그리움

                                                                      이옥봉 李玉峰

 

 有約來何晩 유약래하만     약속을 해놓고 어찌 이리 늦는지

 庭梅欲謝時 정매욕사시     뜰 앞의 매화꽃이 시들려고 하네.

 忽聞枝上鵲 홀문지상작     갑자기 나무 위에 반가운 까치소리

 虛畵鏡中眉 허화경중미     부질없이 거울보고 눈썹을 그려보네.

 

 

 

                 송별 送別   이별하며

                                                                            이옥봉 李玉峰

 

人間此夜離情多 인간차야이정다   우리 이별하는 이 밤 너무 아쉬워서

落月蒼茫入遠波 낙월창망입원파   달은 멀리 아득한 저 물결 속에 지네.

借問今宵何處宿 차문금소하처숙   묻고 싶네 이 밤 어디서 유숙하는지

旅窓空聽雲鴻過 여창공청운홍과은 하늘 구름 속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울음소리 들리네.

 

 

 

               送人朝天 송인조천   아침에 님을 보내며

                                                   이안눌 李安訥 1571 - 1637

 

 落月落何處 락월락하처       지는 달은 어디로 떨어지는가.

 蒼茫遼海西 창망료해서       아득히 먼 푸른 바다 서쪽이라네

 君今向此去 군금향차거       그대가 지금 그곳으로 가고 있으니

 那得不悽悽 나득불처처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

 

 

 

         題宋明府幽居 제송명부유거 송 명부의 유거에 대하여

                                                                이안눌 李安訥 1571 - 1637

 

 數椽茅屋倚松根 수연모옥의송근    솔뿌리에 기댄 아주 작은 띠 집이 있는데

 逕入脩篁盡掩門 경입수황진엄문    길에 들어서면 긴 대숲이 문을 가리네.

 파髮老翁 枕臥 파발로옹의침와    백발의 노옹이 베개에 기웃이 누워서

 手披黃卷敎兒孫 수피황권교아손    손에 책을 펼쳐들고 어린 손자를 가르치네.

 

 

 

              海居防築 해거방축   해거에 방출을 쌓다.

                                                                                    이익 (李瀷)

 

穿渠移浦築防潮 천거이포축방조  도랑을 뚫고 포구를 옮겨 방조제를 쌓으니

鹹減禾生盡沃饒 함감화생진옥요 소금기 없어지자 벼를 심어 모두 비옥하고 풍요로워졌네

聚落仍成居井井 취락잉성거정정  마을이 곧 이루어져 거처가 정연하고

鋤 何患 驕驕 서우하환유교교  호미 곰방메 있으니 잡초 무성한들 어찌 근심하리

誰敎山澤無遺利 수교산택무유리  누가 산과 못에 남은 이로움이 없다고 가르쳤나

可見平蕪免浪抛 가견평무면랑포  황무지가 함부로 버려짐을 면했음을 보겠네

碧海桑田容易變 벽해상전용이변  상전 벽해로 쉽게도 변하였으니

良謀輸與訪芻 ? 양모수여방추요  좋은 꾀는 꼴꾼 나무꾼을 찾아 의논해야 하리

 

 

 

         煙寺晩鐘 연사만종   안개 낀 절의 저녁 종소리

                                                               이인로(李仁老;1152-1220)

 

 千回石徑白雲封 천회석경백운봉  천 구비 돌길에 흰 구름이 가려있고

 巖樹蒼蒼晩色濃 암수창창만색농  바위 위 나무는 푸르고 황혼이 짙어가네

 知有蓮坊藏翠壁 지유연방장취벽  부처님 극락세계 푸른 벽 속에 있음을 알고

 好風吹落一聲鐘 호풍취락일성종  좋은 바람 불어와 종소리 울리네.        

 

 參考事項- 동양화(東羊畵) 한 폭을 감상하는 것 같은 시(詩)이다.  신비롭게 안개 낀 절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山居 산거   산에 살다

                                                        이인로(李仁老;1152-1220)

 

 春去花猶在 춘거화유재   봄은 지났는데 꽃은 아직도 피어 있고

 天晴谷自陰 천청곡자음   하늘은 맑으나 골짜기는 절로 그늘졌네

 杜鵑啼白晝 두견제백주   두견새가 대낮에 우니

 始覺卜居深 시각복거심   비로소 거처한 곳이 깊음을 깨닫겠네.

 

參考事項-卜居(복거) : 살만한 곳을 점침, 살만한 곳을 가려서 삶.  猶在(유재) ; 아직은 남아있음.

 

 

 

             西塞風雨 서새풍우   서새의 비바람

                                                                이인로(李仁老;1152-1220)

 

秋深笠澤紫鱗肥 추심립택자린비   가을 물 속에는 물고기가 살찌고

雲盡西山片月輝 운진서산편월휘  구름이 걷히니 서산에 조각달이 빛나네.

十幅蒲帆千頃玉 십폭포범천경옥   부들풀로 돛을 역은 배를 띄우니

紅塵應不到蓑衣 홍진응부도사의   세속의 먼지는 내게 이르지 못하네.   

 

 

*** 청평거사淸平居士 이자현李資玄

 

  <낙도음 樂道吟>   (도의 즐거움을 읊다)

 

     가주벽산음 家住碧山岑- 내가 거처하는 곳은 푸른 산 기슭

     종래유보금 從來有寶琴- 이전부터 전해오는 보배로운 거문고 있어

     불방탄일곡 不妨彈一曲- 한 곡조 타는 것도 무방하지만

     지시소지음 祗是少知音- 이 소리 아는 사람 얼마나 되리          

 

*李資玄-자는 진정眞正, 호는 식암息庵, 청평거사淸平居士, 별호는 희이자希夷子, 중서령 이자연의 손자로 본관은 仁川이며 문종 때에 급제하였다. 예종 때 南京에서 왕을 만나 특별한 대우를 받았으며 왕후, 공주로부터 의복을 하사 받기도 하였다. 인종의 예후도 또한 두터웠으며 병이 들자 어의를 보내어 문병하고 진락眞樂이란 시호를 내렸으나 벼슬을 버리고 청평산에서 선도를 즐겼다. 예종이 南京에서 이자현을 만나 묻기를 "몸을 닦고 천성을 기르는 묘법이 무엇인지 듣고 싶구려." 라고 말하자 이자현은 "옛사람이 말하기를 천성을 기르는 방법은 욕심을 적게 하는 것 보다 나은 것이 없다 하였나이다<양심막선어과욕養心莫善於寡欲>." 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임금은 칭찬하여 이르기를"말은 들을 수 있으나 도는 전할 수 없고 몸은 볼 수 있어도 뜻은 굽힐 수 없으니 참으로 영양穎陽의 후예로다<言可聞而道不可傳 身可見而志不可屈 眞穎陽之亞流也>."라고 하였다.

예종은 이자현이 은거를 그만두고 출사하도록 설득하였으나 실패하고 茶와 香과 법복을 하사하였다. 예종이 얼마나 그를 흠모하였는지 그에게 하사한 시를 보면 알 수가 있다.

 

     원득평생견 願得平生見- 평생에 한 번 만나 보기를 원했으나

     사량일점가 思量日漸加- 그리운 생각 날로 더 하였도다

     고현지난탈 高賢志難奪- 높은 선비 지조를 꺾기 어려웠으니

     기내여심하 其奈余心何- 한스런 내 마음 어찌 하리요        

 

강원도 청평사는 청평거사인 이자현의 호에서 절 이름을 따 왔고 지금도 절에 남아 있는 연못도 이자현의 솜씨라고 한다. 이자현은 29세에 대악서승大樂署丞이라는 높은 벼슬을 던지고 청평사로 들어와 은거해 버렸다. 종형제간인 이자겸의 난으로 몰락하기까지 이자현의 집안은 근 백년간 왕실 뿐 아니라 당대 권문세가와 거미줄 같은 혼맥을 맺어 국권을 쥐고 흔들었다. 이자현의 조부인 이자연은 세 딸을 모두 고려 문종의 왕비로 보냈다. 그 중 인예태후는 제 12대 순종, 13대 선종, 15대 숙종을 낳았으니 그 영화가 어떠했으리라는 상상이 간다. 이자겸도 딸을 여럿 두어 그 중 한 명은 16대 예종의 비가 되어 17대 인종을 낳았고 나머지 딸 둘은 인종의 후비가 되었다. 이자현은 일찍이 급제하여 탄탄대로가 보장이 되는 인물이었다. 李仁老는 파한집破閑集에서 이자현에 대해 '재상의 문에 몸을 일으켰으나 뜻은 늘 자하紫霞에 잠겼다. 복술사 은원충殷元忠을 따라 경치 좋은 곳을 찾다가 춘천의 청평산이야 말로 둔세지경遁世之境이라는 말을 듣고 이곳에 들어가 문수원을 꾸미고 살았다'고 적고있다. 이자현이 은거한 것은 가문과 세태에 대한 염증과 저항 때문일 것으로 史家들은 보고 있다. 이자현과 같은 해에 급제한 곽여郭璵가 안렴사로 관동에 갔다가 식암息庵을 찾아 시를 지어 주기를

 

     청평산수관동빈 淸平山水冠東濱- 청평산수 해동의 으뜸인데

     해후상봉견고인 邂逅相逢見故人- 여기서 뜻밖에 옛 친구를 만났네

     삼십년전동탁제 三十年前同擢第- 삼십 년 전 같이 급제하여

     일천리외각서신 一千里外各栖身- 천리 밖에서 각각 떨어져 살았구려

     부운입동증무루 浮雲入洞曾無累- 뜬구름 골에 드니 더러움이란 없고

     명월당계불염진 明月當溪不染塵- 밝은 달이 시내를 비추이니 속진俗塵에 물들지 않았구나

    격목망언양구처 擊目忘言良久處- 눈을 마주치며 말을 잊고 한참 앉았노라니

     담연상조구정신 淡然相照舊精神- 담연히 옛 마음만 서로 비치는구나       

 

하니 이에 식암 이자현이 화답하기를

 

    난핍계산암환춘 暖逼溪山暗換春- 따스한 기운이 골과 산에 들어와 가만히 봄철로 바뀌는데

    홀우선장방유인 忽紆仙杖訪幽人- 홀연히 선장 짚고 숨은 사람을 찾아 왔도다

    이제둔세유전성 夷齊遁世惟全性- 백이 숙제, 세상을 피함은 다만 성명을 온전히 하려 함이요

    직설근방불위신 稷契勤邦不爲身- 직, 설이 나랏일에 부지런했음은 자기 몸을 위함이 아니로다

    봉조차시장옥패 奉詔此時

玉佩- 왕명을 받들어 온 지금은 옥패 소리 장장 하나

    궤관하일불의진 掛冠何日拂衣塵- 어느 날 벼슬길 버리고 세속 티끌 털어 버리나

    하당차지동서은 何當此地同棲隱- 어찌하면 이곳에서 함께 숨어살면서

    양득종래불사신 養得從來不死神- 종래의 불사신을 수양할까나....                    

 

라고 하였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청평사 문수원 중수비 뒷면에는 청평산거사淸平山居士 진락공지문眞樂公之文으로

 

찬향반   饌香飯

갈음명다 渴飮名茶

묘용종횡 妙用縱橫

기락무애 其樂無碍>

즉, '배고프면 밥을 먹고 목마르면 차를 마셨다. 묘한 작용이 종횡무진縱橫無盡하여 그 즐거움에 걸림이 없었다' 라는 내용의 글이 새겨져 있다. 참으로 뜬구름 같이 살다 간 丈夫의 일생이 아닐 수 없다. 대학자 이퇴계가 청평산을 지나면서 지은 과청평산유감過淸平山有感에 '춘천 청평산은 곧 옛날 경운산慶雲山으로 前朝의 이자현이 벼슬을 버리고 이 산에 숨어살았다. 이 산에 보현원普賢院이 있었는데 자현이 거기 가서 거처하면서 문수사文殊寺라 불렀다. 그리고 경운산을 청평산이라고 이름을 고친 것도 자현의 호를 따라 고쳐진 것이다. 자현은 명문에서 생장하여 풍류와 문학이 당시에 뛰어났으며 또한 일찍이 환로에 나서 요직에 올랐으니 부귀와 공명을 얻으려 했다면 초개를 줍는 것 보다 쉬웠을 것이다. 자현은 능히 영화를 하직하고 지위를 피하여 탁하고 더러운 속세를 매미가 껍질을 벗듯이 멀리 떠나 고결하게 만물의 밖에서 놀아 이 산에서 37년 동안이나 오래 머물렀다.....'라고 적고 있으며 다시 시를 짓기를

 

협속강반잔도경 峽束江盤棧道傾-골짜기는 강줄기와 이어지고 비탈진 잔도棧道는 강 따라 꾸불꾸불

홀봉운외출계청 忽逢雲外出溪淸-갑자기 구름 밖에서 나온 맑은 시내 만났네

지금인설여산사 至今人說廬山社-지금도 사람들은 여산사를 말하는데

시처군위곡구경 是處君爲谷口耕-이곳이 바로 그대 밭 갈던 곡구谷口로다

백월만공여소포 白月滿空餘素抱-밝은 달은 허공 가득 담백함을 품고 있고

청람무적견부영 晴嵐無跡遣浮榮-맑은 山氣는 자취 없이 뜬 영화를 버렸구나

동한은일수수전 東韓隱逸誰修傳-동한東韓의 은일전을 누가 적어 전하리요

막지미비병백행 莫指微

屛白珩-조그만 흠을 끄집어 白玉을 물리치지 말라          

라고 읊었다.

안정복의 동사강목東史綱目 第十八 上에 '이씨는 이자연 이후부터 초친椒親이 되어 문호가 높고 척권戚權이 매우 성대한데 이자겸이 몰래 흉역凶逆한 마음을 품고 있다가 마침내 宗門을 복멸覆滅시켜 유배되어 거의 없어졌는데도 이자현은 초연히 화망禍網을 면하게 되었으니 대개 당나라 무유서武攸緖의 등류等類이다' 라고 했다.

(도움⇒잠,음岑-기슭 음, 멧부리 잠. 지음知音-백아와 종자기의 고사가 있음, 즉 소리를 앎, 알아주는 벗 등을 의미. 지시祗是-단지, 다만. 양심막선어과욕養心莫善於寡欲-이 말은 맹자의 '養心莫善於寡欲 其爲人也寡欲 雖有不存焉者寡矣 其爲人也多欲 雖有存焉者寡矣' 즉, 본심을 기르는데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그 사람에 있어 욕심이 적으면 본심을 보존하지 못하는 일이 비록 있더라도 그것이 적게 있을 것이요, 그 사람됨에 있어서 욕심이 많으면 비록 본심을 보존하는 뜻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적을 것이다 라는 말이 출처이다. 정자程子는 '所欲不必沈溺 只有所向 便是欲'이라 했는데 이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 반드시 탐닉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다만 하고자 하는 마음의 向하는 것만 있어도 그것은 곧 욕심이다 하였다. 또, 莊子는 '其嗜欲深者 其天機淺'라 하여 기욕이 깊은 자는 천기가 얕다 하였다. 영양穎陽-소부와 허유가 은거하던 영수穎水의 남쪽. 자하紫霞-자주 빛 노을, 즉 자연을 말함. 핍逼-닥치다, 가까이 다가오다, 핍박. 우紆-굽을. 장(

)-패옥 소리, 소리의 의성어=(

)=將將. 不死神-老子에 谷神不死라는 말? ?있다. 谷神은 죽지 아니하니 이것을 현빈玄牝이라 한다. 곡은 기른다는 뜻이며 사람이 능히 神을 기르면 죽지 않는다 하였다. 神이란 오장五臟을 말하는 것이라 해석하였다. 즉, 골짜기는 허무虛無하므로 道에 비유, 神氣를 수양하여 죽지 않는다는 말이다. 왕필王弼의 해석에 '谷神 谷中空虛之處 谷以之成 而不見其形 老子以喩道妙也' 라고 하였는데 노자는 谷을 음陰으로 보고 양陽보다 중시하였음. 묘용妙用-묘한 작용, 묘한 用法. 탁제擢第=급제. 서栖-깃 들다. 여산사廬山社-晋나라 혜원법사惠遠法師가 여산 東林寺에 백련사白蓮社를 결성하였다. 백련사는 연貶?흰 연꽃을 심었으므로 백련사라 이름한 것이다. 谷口-漢나라 은사隱士인 정자진鄭子眞이 곡구에서 밭 간 고사, 한나라 成帝 때 곡구사람 정자진이 학문과 도가 높아 대장군 王風이 예로 맞아들이려 하였으나 뜻을 굽히지 않고 암석 아래에서 밭을 갈았다. 청람晴嵐-갤 청, 아지랑이 람. 즉 山氣가 걷힘. 비(

)-다리 병, 흠. 백형白珩-노리개, 패옥. 초친椒親-椒房之親, 즉 왕후의 친정 피붙이. 말(

)-모이, 먹일. 六馬-천자의 수레를 끄는 여섯 마리 말. 양양洋洋-넓은 모양. 아아峨峨-높은 모양.

*李子淵-고려 문종의 외척으로 시호는 장화章和, 본관은 인천으로 상서우복야尙書右僕射 이한李翰의 아들이다. 딸 셋이 모두 문종의 비가 되었는데 인예태후仁睿太后, 인경현비仁敬賢妃, 인절현비仁節賢妃가 그들이다. 문하시중에 이르러 공신의 호를 받고 문종의 사당에 배향되었다.

*伯牙-백아는 춘추시대 琴의 대가였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 풀 뜯던 말이 머리를 들고 감상했다고 할 정도로 금의 명수였다<伯牙鼓琴而六馬仰

>. 백아는 성연成連에게 배우고 종자기鍾子期와 더불어 친했다. 列子에 이르기를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타고 종자기는 잘 들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에 뜻을 높은 산에 두어 高山曲을 타니 종자기는 '좋구나! 높고 높기가 태산 같구나' 하고 뜻을 흐르는 물에 두어 流水曲을 타니 '넓고 넓기가 양자강이나 황하 같구나' 하여 백아의 생각하는 것을 반드시 터득하였다 하였다. 여씨춘추에 종자기가 죽으니 백아는 거문고를 부숴 줄을 끊어 버리고 죽을 때까지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를 않았다. 이는 탄다고 해도 족히 이해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라고 하였다<列子曰 伯牙善鼓琴 鍾子期善聽 伯牙鼓琴 志在高山 子期曰 善哉 峨峨乎若泰山 志在流水 子期曰 善哉 洋洋乎江河 伯牙所念 子期必得之 呂氏春秋曰 鍾子期死 伯牙破琴絶絃 終身不復鼓琴 以爲無足爲鼓者>. 그래서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말이 생겼다. 이는 벗 등의 죽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직稷, 설契-순임금 때 명신으로 직은 농사를, 설은 교육을 담당하였다.

*곽여郭璵-자는 몽득夢得, 시호는 진정眞靜이며 본관은 청주이다. 예종 때 임금의 스승으로 그 총애와 예우가 비할 데가 없었다. 郭輿라고도 된 곳도 있으며 동산처사東山處士로 널리 불리었다.

*무유서武攸緖-무유서는 당나라 측천무후의 친정조카인데 성품이 깨끗하고 욕심이 없어 무후가 정권을 잡자 벼슬을 버리고 숭산嵩山에 숨어살았다. 그 후 무씨가 실패하여 화란을 당하였으나 홀로 화를 면하였다.)

 

 

 

              紅樹 홍수   단풍 든 나무

                                                                  이장용(李藏用 1201-1272)

 

 一葉初驚洛夜聲 일엽초경낙야성  나무잎 하나 놀라서 떨어지는 밤의 소리에

千林忽變向霜晴천림홀변향상청  어느덧 온 숲 변하여 서리 내린 맑은 하늘 향하네

 最憐照殿靑嵐影 최련조전청람영  전각을 비추던 푸른 산 기운이 좋아

 不覺催生白髮莖 불각최생백발경  이 몸 백발 된 줄 알지 못했소

 廢苑瞞천秋思苦 폐원만천추사고  허물어진 농원을 바라보는 이내 심사 괴롭고

 遙山唐突夕陽明 요산당돌석양명  먼 산은 무심하고 지는 해는 밝기만 하네.

 去年今日燕燕路 거년금일연연로  작년도 오늘도 편안한 길은

 記得屛風帳裏行 기득병풍장이행  병풍 휘장 속의 행차를 기억하리라            

 

 

              自寬 자관   스스로 너그럽게 생각하다.

                                                                   이장용(李藏用 1201-1272)

 

萬事唯宜一笑休 만사유의일소휴  모든 일은 오직 한 번 웃고 그치는 것이 마땅하니

蒼蒼在上豈容求 창창재상기용구  넓디넓은 하늘이 구하는 바가 어찌 다 되는가.

但知吾道何如耳 단지오도하여이  다만 나의 길이 어떠한지 알고 싶을 뿐

不用斜陽獨依樓 불용사양독의루  지는 해에 홀로 누각에 기대고 있을 것은 없네.

 

 

 

              題僧軸 제증축  스님의 두루마리에 쓰다.

                                                       이제 1394 - 1462

 

 山霞朝作飯 산하조작반   아침은 산 노을로 밤을 짓고

 蘿月夜爲燈 라월야위등   저녁에는 달빛으로 등잔 삼네.

 獨宿孤庵下 독숙고암하   외로운 암자 아래 홀로 잠들면

 惟存塔一層 유존탑일층   오로지 탑 한 층만이 존재하네.

 

 

 

              山中雪夜 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

                                                                      이제현(李齊賢;1287-1367)

 紙被生寒佛燈暗 지피생한불등암  얇은 이불에 한기가 일고 등잔불 어둑한데

 沙彌一夜不鳴鐘 사미일야불명종  사미승 밤새도록 종을 울리지 않네

 應嗔宿客開門早 응진숙객개문조  나그네 일찍 문 연다고 성내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 요간암전설압송  암자 앞 눈에 덮인 소나무를 보고 싶네 

 

 參考事項- 紙被(지피) ; 종이 같이 얇은 이불. 應嗔(응진) ; 아미 ~성내었으리.

 

 

 

            方舟向蛾嵋山 방주향아미산  

            배를 타고 아미산을 향하여

                                                              이제현(李齊賢;1287-1367)

 

  錦江江上白雲秋 금강강상백운추   금강의 하늘엔 흰 구름 떠도는 가을이고

  唱撤驪駒下酒樓 창철려구하주루   소리 높여 말 몰아 술집을 찾아가네

  一片紅旗風閃閃 일편홍기풍섬섬   한 조각 붉은 깃발 바람에 펄럭이고

  數聲柔櫓水悠悠 수성유로수유유   물결은 고요한데 노 젓는 소리 들려오네.

  雨催寒犢歸漁店 우최한독귀어점   비 내려 추운데 나귀 타고 어물전에 들어오니

  波送輕鷗近客舟 파송경구근객주   물결을 쫓아서 갈매기는 뱃전으로 다가오네

  孰謂書生多不遇 숙위서생다불우   누가 일러 서생은 우연이 많다 하였는가

  每因王事飽淸遊 매인왕사포청유   공사에 얽매여 충분히 잘 놀지 못한다네.   

 

   參考事項-閃閃(섬섬) : 나부끼는 모양

 

 

 

              瀟湘夜雨 소상야우   소상강 밤비

                                                                    이제현(李齊賢;1287-1367)

 楓葉蘆花水國秋 풍엽노화수국추   단풍잎 갈대꽃 흐트러진 강 마을은 가을인데.

 一江風雨灑片舟 일강풍우쇄편주   강 바람이 비를 몰고와 조각배에 뿌리네.

 鷺回楚客三更夢 로회초객삼경몽   해오라기는 놀라서 돌아오는 나그네의 한밤의 꿈에

 分與湘妃萬古愁 분여상비만고수   임 그리워 죽은 상비의 근심을 나누어 볼까나.  

 參考事項- 湘妃(상비) : 순(舜)임금의 두비 아황(娥皇)과 여영(女英).

 

 

 

              山舍朝炊 산사조취   산 집의 아침 짓기

                                                                   이제현(李齊賢;1287-1367)

 山下誰家遠似村 산하수가원사촌   산아래 저 집은 누가 사는가.

 屋頭烟帶大平痕 옥두연대대평흔   지붕 위로 태평하게 아침 연기 피어오르네.

 時聞一犬吠籬落 시문일견폐리락   이때 울타리에 개 짖는 소리 들리는 것은

 乞火有人來 門 걸화유인래구문   불씨를 빌리려는 사람이 와서 문을 두드리나보네.

 

 參考事項- 朝炊 (조취)는 아침 밥 짓다.  籬落 (리락)은 울타리

 

 

 

              百花軒 백화헌   백화헌

                                                         이조년(李兆年1269 ~ 1343)

 

爲報栽花更莫加 위보재화경막가  알리노니 꽃 심을 때 욕심 내지 말고

數盈於百不須過 수영어백불수과  그 가지 수는 반드시 백을 넘지 말지니

雪梅霜菊情標外 설매상국정표외  눈 속의 매화, 서리맞은 국화 그 청초한 풍채 외에

浪紫浮紅也漫多 랑자부홍야만다  자색 홍색 온갖 꽃들 헛되고 부질없이 많음이라.

 

 參考事項- 爲報(위보) ; 위하여 알림 不須過(불수과) ; 모름지기 과해서는 않됨. 漫多(만다) : 부질없이 많음

 

 

 

              寄僧 기승   님에게 부침

                                                                               이주 李胄 ? - 1504

 

鐘聲敲月落秋雲 종성고월락추운  종소리가 달빛을 따고 가을 구름 속으로 스미고

山雨소소不見君 산우소소불견군  산 비 떨어지는 소리 들리는데 그대 볼 수 없네.

鹽井閉門惟有火 염정폐문유유화  소금 굽는 곳은 문을 닫고 오직 불빛만 비치는데

隔溪人語夜深聞 격계인어야심문  시냇물 건너편의 말소리가 밤이 깊으니 들리네.

 

 

 

              山居偶題 산거우제  산에서 우연히 시를 짓다

                                                                          이진 1244 ~ 1321)

 

 滿空山翠滴人衣 만공산취적인의  산에 가득 푸른 기운 옷깃에 베어들고

 草綠池塘白鳥飛 초록지당백조비  푸른빛 연못엔 흰 새가 날아드네

 宿霧夜樓深樹在 숙무야누심수재  간밤 누대에 서린 안개 깊은 숲에 자욱하고

 午風吹作雨 ? ? 오풍취작우비비  이리저리 부는 바람에 부슬부슬 비 내리네.

 

 

 

              寄鄭相國 기정상국  정 정승에게

                                                                                     李集 이집

 

 平林渺渺抱汀州 평임묘묘포정주  아득히 들의 숲이 강 마을을 감싸고

 十頃煙派漫不流 십경연파만불류  십경 밭에는 연기 흩어져 흐르지 않네.

 待得滿船秋月白 대득만선추월백  배에 가득 가을의 밝은 달을 싣고

 好吹長笛過江樓 호취장적과강루  흥겨워 피리 불며 강루를 지나가네.  

 

 

 

              驪州題詠 여주제영   여주에서

                                                                                    李集 이집

 

 天地無涯生有涯 천지무애생유애   천지는 무궁하나 삶에는 끝이 있네.

 浩然歸去欲何之 호연귀거욕하지   가고픈 마음 간절하나 어디로 갈것인가.

 驪江一曲山如畵 여강일곡산여화   여강은 한 굽이고 청산은 그림 같아

 半似丹靑半似詩 반사단청반사시   반은 단청이고 반은 시와 같다네.     

 

 參考事項- 浩然(호연) : 이는 시인(詩人)의 호(號)이므로 시인 자신(自身)을 가리키고, 돌아갈 마음이 간절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茵橋 인교   인교에서

                                                                       李集 이집

 

 行旅知多少 행려지다소   나그네가 많음을 알고는 있지만

 閑人似我稀 한인사아희   나와 같은 사람은 많지 않네.

 愛山隨處駐 애산수처주   아름다운 산을 보고 거기 머물고

 得句獨吟歸 득구독음귀   시를 지어 읊으며 돌아가네.

 僧院秋方主 승원추방주   사원에는 가을이 한창인데

 官塗露未  관도노미희   벼슬길은 아직도 희미하여라.

 會當容此膝 회당용차슬   이 곳에 내 마음 쉬어가려고

 江上有漁磯 강상유어기   강가에서 낚시를 드리우네.    

 

 參考事項- 茵橋 (인교) : 밀양에 있는 다리 이름. 露未 (노미희) : 아직 이슬이 마르지 않음.

 

 

 

              贈彭城監務李君 증팽성감무이군

              원님 이군에게 줌

                                                                 李詹 이첨 1345 - 1405

 

 三月彭城布穀啼 삼월팽성포곡제 삼월이라 팽성에 뻐꾸기 울면

 千畦麥浪與雲齊 천휴맥랑여운제 넓은 보리밭이 구름 같이 물결치니

 使君日用非他事 사군일용비타사 그대는 하루를 다른 일에 쓰지 말고

 點檢春耕東復西 점검춘경동부서 봄 농사를 도와 동서로 점검하라. 

 

 參考事項- 彭城 (팽성)은 경기도 소재 고을 이름.

           減無 (감무)는 작은 고을의 벼슬아치. 畦 (휴)는 50이랑의 밭.

 

 

 

              贈僧 증승   스님에게 보냄

                                                                               李忠綽 이충작

 

 白首龍 ?衛 백수룡양위   백수가 말직 용양위 되어

 官閑晝掩扉 관한주엄비   관직이 한가하여 낮에도 사립문 닫아두었네

 僧從三角至 승종삼각지   삼각산에서 스님 찾아와

 求我五言歸 구아오언귀   오언시 한 수 부탁하고 돌아갔네.

 

 

 

               霜月 상월   서리 내리는 달밤

                                                                           이행 李荇 1478-1534

 

晩來微雨洗長天 만래미우세장천 저녁 무렵 보슬비 내려서 하늘을 씻더니

入夜高風捲暝煙 입야고풍권명연  밤 깊자 높이 바람 불어와 어두운 안개를 걷네.

夢覺曉鐘寒徹骨 몽각효종한철골  새벽 종소리에 꿈을 깨니 한기가 뼛속으로 스미고

素娥靑女鬪嬋娟 소아청녀투선연  달과 서리가 서로 아름다움을 다투네.          

 參考事項- 素娥 (소아)는 달의 선녀. 靑女 (청녀)는 눈과 서리의 여신.

 

 

 

              寒食松溪途中 한식송계도중   송계로 가는 길에

                                                                     이호민 李好閔 1553 - 1634

 

寒食東風 地號 한식동풍잔지호   한식 봄바람이 땅을 쓸고 지나가니

平郊燕雀羽毛高 평교연작우모고   평원의 제비와 참새가 깃과 털이 높네.

千秋老鶴霜衣潔 천추로학상의결   천 년을 늙은 학의 서리처럼 흰옷이 정갈한데

獨立巖오夢海濤 독립암오몽해도  바다 위에 홀로 서서 바다의 파도소리를 꿈꾸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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