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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漢詩

한국한시 二十樹下, 詩會 (김삿갓)외

by 산산바다 2006. 12. 13.

산과바다

 

 

                二十樹下 이십수하   스무' 나무 아래에서

                        

                                                                                   金 笠 김삿갓

 

  二十樹下三十客, 이십수하삼십객   스무나무 아래에는 서러운 나그네

  四十家中五十食. 사십가중오십식   망할 집에서 쉰 밥을 먹는구나.

  人間七十豈有事, 인간칠십기유사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으랴?

  不如歸家三十食. 불여귀가삼십식   차라리 집에 돌아가서 선 밥을 먹으리.

 

  參考事項- 숫자로 쓴 풍자시

 '이십'이란 그 동네에 스무 나무 가 있었고  '삼십'이란 서른으로 풀이

 '사십'이란 마흔이니 망할로 해석               '오십'이란 쉰으로 해석

 '칠십'이란 일흔이니 이런으로 해석   다시 마지막 '삼십'은 서른이니 설었다

 로 해석된다.

 

 

 

              逐客詩 축객시       객을 쫓아냄

 

 邑號開城何閉門 읍호개성하폐문 고을 이름은 열린 성인데 어찌 문을 닫았는가

 山名松嶽豈無薪 산명송악기무신 산 이름은 소나무 뫼인데 어찌 땔나무 없다 하는가

 

 黃昏逐客非人事 황혼축객비인사 해질 녘에 손님을 내침은 사람의 도리가 아닌데

 禮義東方子獨秦 예의동방자독진 동방예의지국에서 너 혼자 진 나라 오랑캐구나.

 

  參考事項- 개성에서 하룻밤 묵기를 청하니 주인이 땔감이 없어 재울 수 없다고 내쫓음으로 지은 시(詩).

 

 

 

         吉州明川 길주명천     길주 명천에서

 

 吉州吉州不吉州 길주길주불길주 길한 고을, 길한 고을이라 해도 불길한 고을이고

 

 許可許可不許可 허가허가불허가 허락, 허락해도 허락를 하지 않네.

 明川明川人不明 명천명천인불명 밝은 내 밝은 내 하여도 사람은 밝지 않고

 漁佃漁佃食無魚 어전어전식무어 어장 어장 하여도 물고기가 없어 못 먹네.

 

 

 

 

          貧吟 빈음      가난한 사람을 읊음

 

 世今隨富不從貧 세금수부부종빈  세상은 지금 부를 따르고 가난을 쫓지 않으니

 誰記山村冷瘦人 수기산촌냉수인  누가 산촌에서 볼품 없는 사람을 기억이나 하리.

 

 唯有乾坤無厚薄 유유건곤무후박  오로지 하늘과 땅은 후하고 박함이 없어서

 寒門茅屋亦生春 한문모옥역생춘  가난한 초가집에도 역시 봄은 움트네.

 

 

 

        詩會 시회

 

 僧(공허스님) 朝登立石雲生足 조등입석운생족

 笠(김삿갓)    暮飮黃泉月掛唇 모음황천월괘진

 

 僧 澗松南臥知北風 간송남와지북풍

 笠 軒竹東傾覺日西 헌죽동경각일서

 僧 絶壁雖危花笑立 절벽수위화소립

 笠 陽春最好鳥啼歸 양춘최호조제귀

 僧 天上白雲明日雨 천상백운명일우

 笠 岩間落葉去年秋 암간낙엽거년추

 僧 影浸綠水衣無濕 영침록수의무습

 笠 夢踏靑山脚不苦 몽답청산각불고

 僧 靑山買得雲空得 청산매득운공득

 笠 白水臨來魚自來 백수임래어자래

 僧 石轉千年方到地 석전천년방도지

 笠 峰高一尺敢摩天 봉고일척감마천

 僧 影沈綠水衣無濕 영침녹수의무습

 笠 夢踏靑山脚不苦 몽답청산각불고

 僧 秋雲萬里魚鱗白 추운만리어린백

 笠 古木千年鹿角高 고목천년녹각고

 僧 群鴉影裏千家夕 군학영리천가석

 笠 一雁聲中四海秋 일안성중사해추

 僧 雲從樵兒頭上起 운종초아두상기

 笠 山入漂娥手裏鳴 산입표아수리명

 僧 月白雪白天地白 월백설백천지백

 笠 山深夜深客愁深 산심야심객수심

 

 공허 스님과의 시회

 

 僧 아침에 입석봉에 올라오니 구름이 발 밑에서 생겨나네.

 笠 저녁에 황천담의 물을 마시니 달이 입술에 걸리네.

 

僧 소나무가 남으로 누웠으니 북풍임을 알 수 있네.

 笠 대 그림자가 동쪽으로 기울었으니 석양임을 알 수 있네.

 

 僧 깍아지른 절벽에도 꽃은 피어 웃고 있네.

 笠 봄은 더없이 좋아도 새는 울며 돌아가오.

 

 僧 하늘 위의 흰 구름은 내일엔 비가 될 것이오.

 笠 바위 사이의 낙엽은 작년 가을 것이로다.

 

 僧 그림자가 푸른 물에 잠겼건만 옷은 젖지 않소.

 笠 꿈에 청산을 답사했건만 다리는 고달프지 않네.

 

 僧 청산을 사고 보니 구름은 절로 얻어지오.

 笠 맑은 물가에 오니 물고기가 절로 따라오오.

 

 僧 산에서 돌을 굴리니 천 년 만에야 땅에 닿소.

 笠 산이 한 자만 더 높으면 하늘에 닿았겠소.

 

 僧 그림자가 녹수에 잠겼으나 옷은 젖지 않고,

 笠 꿈에 푸른 산을 밟았으나 다리는 아프지 않다.

 

 僧 가을 구름은 만리에 뻗혀 물 고기 비늘이 흰 듯하고,

 笠 고목이 천년이 되어 사슴뿔같이 높도다.

 

 僧 뭇 갈가마귀 그림자 속에 천 집의 저녁이오

 笠 한 기러기 울음 소리 속에 사해(네 바다)의 가을이로다.

 

 僧 구름은 나무꾼 아이 머리 위에서 일어나고,

 笠 산은 빨래하는 여인 손 안에 들어와 울더라.

 

 僧 달이 희고 눈이 희고 하늘과 땅이 희고,

 笠 산이 깊고 밤이 깊고 나그네 시름도 깊도다.

 

  參考事項- 김삿갓이 공허 스님과 금강산에서 시로 문답

 

 

 

      沙鷗 사구       모래에 갈매기

 

 沙白鷗白兩白白 사백구백량백백   갈매기도 희고 모래도 희고 모두가 희어

 不辨白沙與白鷗 불변백사여백구   모래와 갈매기가 구별조차 어렵구나

 漁歌一聲忽飛去 어가일성홀비거   어부의 노래 듣고 갈매기가 날아가니

 然後沙沙後鷗鷗 연후사사후구구   그제야 모래와 갈매기가 제 각각이로다.

 

 

 

 

 無題 무제 

 

 四脚松盤 粥一器 사각송반 죽일기   네다리 소나무 소반에 죽 한 그릇

 天光雲彩 共徘徊 천광운채 공배회   하늘빛과 구름이 한가롭게 노니네

 主人莫道 無顔色 주인막도 무안색   주인께서는 미안하다 말하지 마오

 吾愛靑山 倒水來 오애청산 도수래   나는 청산이 물 속에 비친 것을 좋아하네

 

  參考事項- 어느 마을에서 멀건 죽을 얻어먹고 지은 시.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

           여름날 구름낀 봉우리

 

 一峰二峰 三四峰 일봉이봉 삼사봉   봉우리 하나 둘 셋 넷

 五峰六峰 七八峰 오봉육봉 칠팔봉   봉우리 다섯 여섯 칠곱 여덟......

 須臾更作 千萬峰 수유경작 천만봉   잠깐 동안 많은 봉우리를 세다보니

 九萬長天 都是峰 구만장천 도시봉   구만리 먼 하늘 모두가 봉우리일세.

 

  參考事項- 여름날 하얀 구름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고 작자의 한가롭고, 자연 속에 무한히 빠져드는 무아의 경지를 드러낸 시이다.

 

 

 

 

        失題 실제       제목을 실수하다

 

 許多韻字 何呼覓 허다운자 하호멱   허다한 운자 중에 하필 멱자를 부르는가

 彼覓有難 況此覓 피멱유난 황차멱   첫 번째 멱자도 어려운데 이번도 멱자인가

 一夜宿寢 懸於覓 일야숙침 현어멱   하룻밤 자는 것이 멱자에 달렸으니

 山村訓長 但知覓 산촌훈장 단지멱   산촌 훈장은 단지 멱자만 아는가 !

 

  參考事項- 어느 산촌 서당에서 하룻밤 묵자고 하니 훈장이 '멱'자를 운자로 내 놓으며 시를 짖기를 청하자 운자에 따라 곧 바로 지은 시라는데 짧은 순간에 쏟아내는 시상이 재미있다.

 

 

 

           力拔山 역발산

 

    南山北山神靈曰 項羽當年難爲山[甲] 

    남산북산신령이이르길 항우 당시

 

   산을 들기 남산북산신령왈 항우당년난위산 어렵다네

 

    右拔左拔投空中 平地往往多新山[乙]

    우발좌발투공중 평지왕왕다신산 

 

    왼산 오른산 뽑아 공중에 던지니평지에 여기저기 새 산이 생긴다네

 

     項羽死後無壯士 誰將拔山投空中[笠]

     항우사후무장사 수장발산투공중

 

     항우가 죽은 뒤로는 장사가 없으니 누가 산을 뽑아 공중에 던지려나 ?

 

 

  參考事項- 어느 서당에서 '역발산'을 주제로 학동이 시를 지었는데 학동들의 시상이 비범하여 슬그머니 한 수 지어 놓고 나왔다고 한다.

 

 

 

      平壤妓生 평양기생     기생과의 합작

 

 平壤妓生 何所能 평양기생 하소능   평양 기생은 무엇을 잘하는가 ?

 能歌能舞 又能詩 능가능무 우능시   노래와 춤, 또 시를 잘한다오.

 能能其中 別無能 능능기중 별무능  

잘하는 것 중에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가?

 月夜三更 呼夫能 월야삼경 호부능   깊은 달밤에 지아비 부르기는 잘 한다오.

 

  參考事項- 적적한 밤은 깊어만 가는데 술 한잔 시켜 놓고 기생과 더불어 농담이나 늘어놓는 김 삿갓의 비애를 엿볼 수 있다.

 

 

 

        破字詩 파자시

 

 仙是山人 佛人不 선시산인 불인불   신선은 산 사람이나 부처님은 사람이 아니고

 鴻惟江鳥 鷄奚鳥 홍유강조 계해조   생각건대 큰기러기 강가 새인데 닭은 어찌 새 아닌가

 氷消一點 還爲水 빙소일점 환위수   얼음 한 조각이 녹으면 다시 돌아가 물이 되고

 兩木相對 便成林 양목상대 편성림  

나무 두 그루 서로 마주서니 문득 숲을 이루네.

 

 

 

 

 

          警世 경세      세상 사람에게 경계함

 

 富人困富 貧困貧 부인곤부 빈곤빈  

부자는 재물이 많아 괴롭고, 가난은 없어서 괴롭고

 飢飽雖殊 困則均 기포수수 곤즉균  

비록 굶주리고 배부름은 다르지만 괴로움은 같네.

 貧富俱非 吾所願 빈부구비 오소원  

가난과 부자는 모두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고

 願爲不富 不貧人 원위불부 불빈불  

부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사람되길 원하네.  

 

 

 

          濁酒來期 탁주내기     막걸리 내기

 

 主人呼韻 太環銅 주인호음 태환동   주인이 운자를 부르니 매우 고리고 구리구나

 我不以音 以鳥熊 아불이음 이조웅  

내가 음으로 하지 않고 새곰[뜻]으로 하니라.

 濁酒一盆 速速來 탁주일분 속속래  

탁주 한 동이를 빨리 가져오구려

 今番來期 尺四蚣 금번내기 척사공  

이번 내기는 자네가 매번 지리니

 

  參考事項- 어느 시객과 술내기 시를 짓는데 상대방이 부르는 銅蚣(동공)자를 운자로 하여 답한 시구. 來期(래기)는 우리말 '내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쓴 것이다.

 

 

 

         艱貧 간빈      가난이 괴롭다.

 

 地上有仙 仙見富 지상유선 선견부 

지상에 신선이 있으니 부자만 보이는가.

 人間無罪 罪有貧 인간무죄 죄유빈  인간에게 죄 없으니 가난이 죄라네

 莫道貧富 別有種 막도빈부 별유종 

빈부는 근본이 없으니 종자가 따로 있는가

 貧者還富 富還貧 빈자환부 부환빈  가난한 자 다시 부자 되고 부자 다시 가난해진다네.

 

金 笠 김삿갓 1807-1863

본관 안동(安東). 본명 병연(炳淵). 속칭 김삿갓. 자(字) 성심(性深). 호(號) 난고(蘭皐). 경기 양주 출생.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로 있던 조부 익순(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한 죄로 폐족(廢族)이 되었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형 병하(炳河)와 함께 종이던 김성수(金聖秀)의 구원으로 황해도 곡산(谷山)으로 피신, 거기서 공부를 하며 성장하였다.

뒤에 사면을 받고 고향에 돌아왔으나 폐족자에 대한 천대가 심하고 벼슬길도 막혀 20세 무렵부터 방랑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는 즐겨 큰 삿갓을 쓰고 얼굴을 가리고 다녔으므로 삿갓이라는 별명도 여기서 생겼는데, 전국을 방랑하면서 도처에서 즉흥시를 남겼다. 그의 시 중에는 권력자와 부자를 풍자하고 조롱한 것이 많고, 그런 작품에 뛰어난 것이 많아 민중시인으로도 불린다. 아들이 여러 차례 귀가를 권유했으나 방랑을 계속하여 전라도 동복(同福:전남 화순)에서 객사하였다. 작품으로 《김립시집(金笠詩集)》이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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