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於潛僧綠筠軒(어잠승녹균헌) : 소식(蘇軾)
어잠 스님의 녹균헌에서
可使食無肉,不可居無竹。無肉令人瘦,無竹令人俗。
人瘦尚可肥,俗士不可醫。旁人笑此言,似高還似痴。
若對此君仍大嚼,世間哪有揚州鶴。
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 식사에 고기가 없을 수는 있어도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 사는 곳에 대나무가 없을 수는 없네.
無肉令人瘦(무육령인수) : 고기가 없으면 사람을 야위게 하지만
無竹令人俗(무죽령인속) :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저속해진다네.
人瘦尙可肥(인수상가비) : 사람이 야위면 살찌울 수 있지만
俗士不可醫(속사불가의) : 선비가 저속해지고 나면 고칠 수가 없다네.
旁人笑此言(방인소차언) : 남들은 이 말을 듣고 비웃을 테지만
似高還似癡(사고환사치) : 고상한 듯하지만 오히려 어리석다고 하네.
若對此君仍大嚼(약대차군잉대작) : 대나무 앞에 두고 고기를 실컷 먹는다면
世間那有揚州鶴(세간나유양주학) : 세상에 어찌 양주학(揚州鶴)이란 말이 있었겠는가?
* 綠筠軒(녹균헌) : 於潛縣 寂照寺에 있는 건물로 승려 惠覺이 거처하던 곳인데 그의 이름은 孜(자)이다. 소식이 어잠현으로 시찰 나갔다가 이 녹균헌에 들려 대나무가 아주 그윽하게 자란 것을 보고 이 시를 써준 것이다.
* 양주학(揚州鶴)은 허황된 꿈이나 분수 모르는 탐욕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 양주학(揚州鶴) : 「적벽부(赤壁賦)」의 작자로 널리 알려진 송나라 때의 문호(文豪) 이 시에 나오는 양주학(揚州鶴)이란 말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에 손님들이 서로 노닐면서 각자 자신의 소원을 말했는데, 어떤 자는 양주자사(揚州刺史)가 되기를 원하고 어떤 자는 재물이 많기를 원하고 또 어떤 자는 학(鶴)을 타고 하늘에 오르기를 원하였다.
그러자 그중 어떤 자가 말하기를 “나는 허리에 십만 관(貫)의 돈을 차고 학을 타고서 양주의 하늘을 오르고 싶다”라 했다고 한다. 양주는 자고로 살기 좋은 곳으로 이름난 도시이다.
그러니 이 말은, 양주자사라는 관직과 십만 관의 돈과 학을 타고 하늘에 오르는 신선이 되겠다는 욕망을 모두 가지려는 것으로 실현 불가능한 욕심을 나타내는 용어로 쓰인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누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소동파의 시에서는 고기와 대나무를 대비시키고 있다.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관직을 가진 돈 많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사람이 동시에 대나무와 같은 고고(孤高)한 품성을 지닐 수 없다는 말이다.
고기와 대나무를 다 가지는 것은 양주학과 같이 실현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대나무를 택하겠다는 것이 소동파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속되고 사람이 한번 속되면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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