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음주이십수(飲酒二十首) 其十七 - 도연명(陶淵明)
술을 마시며
幷序
余閒居寡懽 兼此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 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以爲懽笑爾.
序에 “내가 한가로이 거처하여 즐거운 일이 없는데 밤이 벌써 길어졌다. 우연히 좋은 술이 있어 밤마다 마셨으나 외로운 그림자만 홀로 다하니 홀연 다시 취하였다. 취한 뒤에 그때마다 몇 구 지어 스스로 즐기니, 지은 詩篇이 비록 많았으나 내용이 두서가 없다. 그런대로 벗에게 쓰게 하여 웃음거리로 삼고자 할 뿐이다.”
其十七
幽蘭生前庭(유란생전정) : 그윽한 난초 앞뜰에 돋아나서
含薰待清風(함훈대청풍) : 향기 머금고 시원한 바람 기다리네.
清風脫然至(청풍탈연지) : 시원한 바람 후련히 불어오니
見別蕭艾中(견별소애중) : 잡초 틈에서 그 향기 구별이 된다.
行行失故路(행행실고로) : 가고 가다가 옛 길을 잃었으니
任道或能通(임도혹능통) : 자연의 도리에 몸을 맡긴다면 스스로 도와 통할 것이다.
覺悟當念還(각오당념환) : 되돌아갈 일 생각하며 깨닫는다.
鳥盡廢良弓(조진폐양궁) : 하늘을 나는 새가 없게 되면 좋은 활은 버려지게 된다고.
《陶淵明集(도연명집)》 3권에 실려 있는 〈飮酒(음주)〉시 20수 중 제17수로 도연명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은둔생활 중에서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17수에서는 자신을 난초에 비유하여 고결한 인품으로 시원한 바람에 자신의 인품이 드러날 것이라고 하며, 옛 길을 찾아 대도에 따라야 하나 관직으로 되돌아가자니 자신은 한낱 이용당하여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였음을 깨달았다고 하는 것이다.
* 幽蘭(유란) :그윽한 난초
* 薰(훈) : 향기
* 脱然(탈연) :경쾌한 모습.
* 蕭艾(소애) : 맑은대쑥. 잡초를 말한다.
* 行行(행행):가고 또 감.
* 故路(고로): 옛 길(舊路).
* 任道(임도) : 자연의 도를 따름.
* 鳥盡廢良弓(조진폐양궁): 하늘을 나는 새가 없게 되면 좋은 활은 버려야 한다.
사마천의 《史記(사기) 越王句践世家(월왕구천세가)》에 범려(范蠡)가 문종(文種)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蜚鳥盡, 良弓藏, 狡免死, 走狗烹.
“하늘을 나는 새가 없게 되면 좋은 활은 창고에 묻히게 되고,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나운 사냥개는 삶겨져 죽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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