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음주이십수(飲酒二十首) 其十九 - 도연명(陶淵明)
술을 마시며
幷序
余閒居寡懽 兼此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 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以爲懽笑爾.
序에 “내가 한가로이 거처하여 즐거운 일이 없는데 밤이 벌써 길어졌다. 우연히 좋은 술이 있어 밤마다 마셨으나 외로운 그림자만 홀로 다하니 홀연 다시 취하였다. 취한 뒤에 그때마다 몇 구 지어 스스로 즐기니, 지은 詩篇이 비록 많았으나 내용이 두서가 없다. 그런대로 벗에게 쓰게 하여 웃음거리로 삼고자 할 뿐이다.”
其十九
疇昔苦長飢(주석고장기) : 지난 날 오랜 굶주림에 시달린 끝에
投耒去學仕(투뢰거학사) : 쟁기를 내던지고 벼슬살이에 나섰다.
將養不得節(장양부득절) : 그래도 가족들을 부양하기 부족하여
凍餒固纏己(동뇌고전기) : 춥고 배고픔이 나를 붙어 다녔네.
是時向立年(시시향입년) : 삼십에 가까운 나이였는데
志意多所恥(지의다소치) : 마음속에는 부끄러움 많았네.
遂盡介然分(수진개연분) : 기어코 변치 않는 내 본분을 다하고자
拂衣歸田里(불의귀전리) : 벼슬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왔네.
冉冉星氣流(염염성기류) : 천천히 별 따라 세월이 흘러서
亭亭復一紀(정정부일기) : 어언간 또 12년이 지났네.
世路廓悠悠(세로곽유유) : 세상의 길은 아득히 넓어
楊朱所以止(양주소이지) : 양주(楊朱)처럼 길 몰라 망설였네.
雖無揮金事(수무휘금사) : 비록 편안히 만년(晩年)을 보내지 못하지만
濁酒聊可恃(탁주요가시) : 탁주에 내 마음을 의지한다네.
* 疇昔(주석) : 지난 날. 예전에. 疇(주)는 ‘이전’의 뜻.
* 投耒(투뢰) : 쟁기를 던짐. 즉 농사를 포기하였음. 耒는 가래 ‘뢰’. 쟁기.
* 凍餒(동뇌) : 凍餓(동아). 헐벗고 굶주림. 춥고 배고픔. 餒는 주릴 ‘뇌’.
* 纏(전) : 얽을 ‘전’. 얽다 감다.
* 向立年(향입년) : 삼십에 가까운 나이. 논어(論語) 위정편(為政篇)에 공자가 한 말에 ‘서른 살에 확고하게 섰고(三十而立)’ 라는 말을 인용하였다.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 介然(개연) : 변절(變節)하지 않는 모양.
* 冉冉(염염) : 나아가는 모양이 느림, 약함. 冉은 나아갈 ‘염’
* 亭亭(정정): 아득히.
*一紀(일기): 옛날 중국에서 12년을 일컫던 말.
* 世路廓悠悠(세로곽유유), 楊朱所以止(양주소이지): 세상의 길은 아득히 넓어 양주(楊朱)처럼 길 몰라 망설였네.
열자(列子) 제8편 설부편(說符篇) 다기망양(多岐亡羊)의 고사를 인용하였다. 양주(楊朱)는 전국 시대 초기 위(魏)나라 사람. 자는 자거(子居)라고 한다. 양생(楊生) 또는 양자(楊子), 양자거(楊子居)로도 불린다. 양자(楊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어버리자 여러 사람이 양을 찾아다녔으나 갈림길이 많아 양을 찾지 못하였다고 하자 양자가 고민에 빠졌다는 고사로 “大道以多歧亡羊(대도이다기망양) 큰 길은 갈림길이 많아서 양을 잃고, 學者以多方喪生(학자이다방상생)학자는 방술(方術)이 많아서 사는 방법을 잃는다.”고 하였다.<列子 說符篇 25>
* 揮金(휘금) : 벼슬을 그만두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만년(晩年)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의 태부 소광이 나이가 많이 들어 은퇴하자 선제가 많은 황금을 선물로 주었는데 고향으로 돌아와 날마다 친구들을 불러 주연을 베풀며 즐겼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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