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답방참군(答龐參軍)衡門之下 - 도연명(陶淵明)
방참군에게 답하여
並序
龐爲衛軍參軍 從江陵使上都 過尋陽見贈
방군이 위군장군의 참군이 되어 강릉에서 수도로 출장 가는 길에 심양을 지나면서 시를 지어 주셨다.
[一]
衡門之下(형문지하) : 지게문 밑에도
有琴有書(유금유서) : 거문고 있고 책도 있다네.
載彈載詠(재탄재영) : 타기도 하고 읊조리기도 하며
爰得我娛(원득아오) : 내 즐거움으로 삼는다네.
豈無他好(기무타호) : 어찌 다른 좋은 일 없겠는가만
樂是幽居(락시유거) : 내 즐거움은 곧 이 그윽한 곳이라네.
朝爲灌園(조위관원) : 아침엔 밭에 물을 주고
夕偃蓬廬(석언봉려) : 저녁엔 쑥대집에 누어 잔다네.
[二]
人之所寶(인지소보) : 남들이 보배로 여기는 것이라도
尙或未珍(상혹미진) : 오히려 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네.
不有同愛(불유동애) : 같이 좋아하지 않는데
云胡以親(운호이친) : 어떻게 가까워지라 말하랴
我求良友(아구량우) : 나 좋은 벗 찾았는데
實覯懷人(실구회인) : 정말로 생각던 이 만다네.
歡心孔洽(환심공흡) : 기쁜 마음 끝없는데
棟宇惟隣(동우유린) : 그 집은 바로 이웃이라네.
[三]
伊余懷人(이여회인) : 내 생각던 그 사람
欣德孜孜(흔덕자자) : 덕을 너무너무 기뻐한다네.
我有旨酒(아유지주) : 나에게 맛있는 술 있어
與汝樂之(여여락지) : 그대와 함께 즐기고 싶구나.
乃陳好言(내진호언) : 좋은 말 늘어놓기도 하고
乃著新詩(내저신시) : 새 시를 짓기도 한다네.
一日不見(일일불견) : 하루라도 만나지 않으면
如何不思(여하불사) : 생각하지 않고서 어찌하리.
[四]
嘉遊未斁(가유미두) : 즐거운 놀이 물리지도 않는데
誓將離分(서장리분) : 이제 약속한 이별이로구나.
送爾于路(송이우로) : 길에서 너를 보내려니
銜觴無欣(함상무흔) : 술잔을 입에 대어도 기쁨이 없구나.
依依舊楚(의의구초) : 아득한 초나라의 옛 도읍
藐藐西雲(막막서운) : 막막한 서쪽에는 구름
之子云遠(지자운원) : 이 사람 멀리 떠난다니
良話曷聞(량화갈문) : 좋은 이야기를 언제나 듣게 될건가?
[五]
昔我云別(석아운별) : 지난날 내가 떠난다 했더니
倉庚載鳴(창경재명) : 꾀꼬리가 슬피 울었다네.
今也遇之(금야우지) : 오늘에 다시 만났는데
霰雪飄零(산설표령) : 싸락눈은 쓸슬히 휘날리는데
大藩有命(대번유명) : 큰 방백이 명령을 내리는구나.
作使上京(작사상경) : 사자 되어 서울로 올라가니
豈忘宴安(기망연안) : 어찌 편안함 잊으리오.
王事靡寧(왕사미녕) : 나랏일이 편안치 않으니
[六]
慘慘寒日(참참한일) : 매섭고도 차가운 날이구나.
肅肅其風(숙숙기풍) : 쓸쓸한 그 바람
翩彼方舟(편피방주) : 날 듯이 떠나가는 저 배
容裔江中(용예강중) : 강 한가운데에 보이는 저 사람
勗哉征人(욱재정인) : 힘써라, 가는 사람이여
在始思終(재시사종) : 시작할 때 끝마칠 일 생각하게나.
敬玆良辰(경자량신) : 이 좋은 때를 조심하여
以保爾躬(이보이궁) : 부디 네 몸을 지키게나.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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