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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酒聖 陶淵明 詩

잡시십이수(雜詩十二首) - 도연명(陶淵明)

by 산산바다 2021. 3. 5.

산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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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시십이수(雜詩十二首) - 도연명(陶淵明)

​             느낀 대로 쓴 시

 

 

其一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 인생은 밑바탕이 없는 것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 한길 위의 먼지처럼 바람에 나부끼네.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 흩어져 바람 따라 뒤집히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 이로써 이미 영원한 몸은 아닐세.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 세상에 태어나 형이요 아우요 하니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하필 혈족 사이에서만 한할 것인가

得歡當作樂(득환당작낙) : 기쁜 일 만나면 마땅히 즐길 것이니

斗酒聚比鄰(두주취비린) : 말술을 갖추고 이웃들을 불러 모으라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 : 젊은 시절은 두 번 오지 않고

一日再難晨(일일재난신) : 하루에 다시 또 아침 되기 어려우니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좋은 때를 잃지 말고 마땅히 힘써야 하리니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

 

​​* 根蔕(근체) : 뿌리와 과실꼭지. 사물의 토대.

* (): 밭둑길. 한길.

* 常身(상신) : 떳떳한 몸. 늙거나 병들지 않는 영원한 몸.

* 落地(낙지) : 땅에 떨어짐. 이 세상에 태어남.

* 骨肉(골육) : 부자, 형제 등 가까운 혈족.

* 斗酒(두주) : 말술. 많은 술.

* 比鄰(비린) : 이웃 사람들. 즐비하게 늘어섬을 뜻하는 말임.

* 盛年(성년) :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

* 及時(급시) : 좋은 때가 이름. 때를 잃지 않음.

* 勉勵(면려) : 스스로 애써 노력함. 힘써 함.

 

 

其二

白日淪西阿(백일륜서아) : 밝은 해가 서쪽 언덕으로 가라앉으면

素月出東嶺(소월출동령) : 흰 달은 동쪽 고개로 솟아오른다.

遙遙萬里輝(요요만리휘) : 멀고 먼 만 리에서 도 빛나는

蕩蕩空中景(탕탕공중경) : 넓고 넓은 하늘 가운데 경치로다.

風來入房戶(풍래입방호) : 바람 불어와 방문으로 들어오니

夜中枕席冷(야중침석랭) : 밤중엔 베개와 자리가 차갑구나.

氣變悟時易(기변오시역) : 기후가 변해 철이 바뀐 것을 깨닫고

不眠知夕永(불면지석영) : 잠 못 드니 밤이 길어진걸 알겠구나.

欲言無予和(욕언무여화) : 말 하고자 하나 나와 함께 있는 이 없으니

揮杯勸孤影(휘배권고영) : 잔을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술을 권한다.

日月擲人去(일월척인거) : 세월이 사람을 내던지고 가버리니

有志不獲騁(유지불획빙) : 뜻을 품고서도 펼치지 못하는구나.

念此懷悲凄(념차회비처) : 이런 생각에 슬프고 처량하여

終曉不能靜(종효불능정) : 새벽이 다할 때 까지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네.

 

 

其三

榮華難久居(영화난구거) : 영화는 오래 머물러 있기 어렵고

盛衰不可量(성쇠불가량) : 성쇠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昔爲三春渠(석위삼춘거) : 지난 봄 연꽃이던 것이

今作秋蓮房(금작추련방) : 이제 가을 연밥이 되었구나.

嚴霜結野草(엄상결야초) : 시들기는 해도 어찌 속까지 시들겠는가.

枯悴未遽央(고췌미거앙) : 된서리 들풀에 맺혀

日月有環周(일월유환주) : 해와 달은 순환이 있어나

我去不再陽(아거불재양) : 나는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네.

眷眷往昔時(권권왕석시) : 가버린 옛 시절 돌이켜 보니

憶此斷人腸(억차단인장) : 추억의 그리움에 창자가 끊어지는 듯 하여라.

 

 

其四

丈夫志四海(장부지사해) : 장부는 천하에 뜻을 두지만

我願不知老(아원부지로) : 나는 늙음을 모르는 것을 원하고.

親戚共一處(친척공일처) : 친척들과 한곳에 살며

子孫還相保(자손환상보) : 자손들 또한 잘 보살피리라.

觴絃肆朝日(상현사조일) : 아침부터 술잔과 거문고는 종일 풀어놓고

罇中酒不燥(준중주불조) : 술 단지 속 술이 마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緩帶盡歡娛(완대진환오) : 허리띠 풀고 즐거움을 다하며

起晩眠常早(기만면상조) : 늦게 일어나고 항상 일찍 자노라.

孰若當世士(숙약당세사) : 세상 사람들 중 누가 나와 같겠는가?

氷炭滿懷抱(빙탄만회포) : 얼음과 숯처럼 서로 맞지 않은 생각만 가득 품고.

百年歸丘壟(백년귀구롱) : 백 년도 못살고 무덤으로 돌아가니

用此空名道(용차공명도) : 이렇게 하여 얻은 빈 이름만 전해지네.

 

 

其五

憶我少壯時(억아소장시) : 나의 젊었을 때를 생각해보니

無樂自欣豫(무악자흔예) : 즐거움이 없어도 스스로 기뻐했고

猛志逸四海(맹지일사해) : 맹렬한 뜻은 천하에 뻗쳐

騫翮思遠翥(건핵사원저) : 날개 펴고 멀리 날아오르고자 했거늘

荏苒歲月頹(임염세월퇴) : 차츰 차츰 세월은 지나가 무너져 가니

此心稍已去(차심초이거) : 이 마음 점점 사라져 갔다.

値歡無復娛(치환무부오) : 즐거운 일이 생겨도 전 같이 기쁘지 아니 하고

每每多憂慮(매매다우려) : 매일 매일 근심 걱정만 많아진다.

氣力漸衰損(기력점쇠손) : 기력마저 점점 쇠진하여 줄어드는 것이

轉覺日不如(전각일불여) : 예전 같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壑舟無須臾(학주무수유) : 삶은 골자기의 배처럼 잠시도 머물지 않고

引我不得主(인아부득주) : 나를 끌어 당겨 안주하지 못하게 하는구나.

前途當幾許(전도당기허) :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되려는지

未知止泊處(미지지박처) : 머물러 있을 곳을 알지 못하노라.

古人惜寸陰(고인석촌음) : 옛 사람은 짧은 시간도 아꼈는데

念此使人懼(념차사인구) : 이를 생각하니 두려움뿐이로다.

 

 

其六

昔聞長者言(석문장자언) : 옛 어른들 하시는 말씀 들을 때

掩耳每不喜(엄이매불희) : 귀를 막고 매번 싫어했거늘

奈何五十年(내하오십년) : 어찌하랴 50이 되어서는

忽已親此事(홀이친차사) : 어느덧 나도 이런 일을 겪게 되었네.

求我盛年歡(구아성년환) : 젊은 시절의 기쁨을 되찾으려는 마음은

一毫無復意(일호무부의) : 한 올의 터럭만큼도 없으나

去去轉欲速(거거전욕속) :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욱 빨리 늙어 가는듯 하니

此生豈再値(차생기재치) : 이 삶을 어찌 다시 얻을 수 있겠는가.

傾家時作樂(경가시작악) : 가산을 기울여서 마음껏 즐겨라

竟此歲月駟(경차세월사) : 빠르게 흘러가고 마는 세월

有子不留金(유자불류금) :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말라

何用身後置(하용신후치) : 어찌 죽은 뒤의 조치를 지금 하리오.

 

 

其七

日月不肯遲(일월불긍지) : 해와 달은 더디게 가려 하지 않고

四時相催迫(사시상최박) : 사계절은 서로 재촉하듯 달려가네.

寒風拂枯條(한풍불고조) : 찬바람 마른 나뭇가지 흔드니

落葉掩長陌(락엽엄장맥) : 낙엽은 온 길 위를 뒤덮는구나.

弱質與運頹(약질여운퇴) : 본래 약한 체질에 운세 또한 기울어

玄鬢早已白(현빈조이백) : 검은 귀밑머리는 어느새 흰머리가 되었구나.

素標揷人頭(소표삽인두) : 흰 표적이 머리에 꽂혔으니

前途漸就窄(전도점취착) : 앞으로 나아갈 길이 점점 좁아진다는 뜻일 것이리다.

家爲逆旅舍(가위역려사) :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과도 같은 것

我如當去客(아여당거객) : 나는 마땅히 떠나가야 할 손님 이다.

去去欲何之(거거욕하지) : 가고 또 가서 어디로 갈 것인가?

南山有舊宅(남산유구댁) : 남산 기슭의 옛 집일 것이로다.

 

 

其八

代耕本非望(대경본비망) : 벼슬살이는 본래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고

所業在田桑(소업재전상) : 업으로 삼는 것은 밭갈이와 양잠(養蠶)이라.

躬親未曾替(궁친미증체) : 몸소 농사지으며 게으른 적이 없거늘

寒餒常糟糠(한뇌상조강) :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며 항상 조강으로 연명했으니

豈期過滿腹(기기과만복) : 어찌 배 채우는 것 이상을 기대 하겠는가?

但願飽粳糧(단원포갱량) : 다만 바라는 것은 쌀밥이나 배불리 먹는 것이네.

御冬足大布(어동족대포) : 겨울 추위를 막는 데는 발이 굵은 베면 족하고

麤絺以應陽(추치이응양) : 거친 갈포로 여름 햇볕을 가리면 되니

正爾不能得(정이불능득) : 바라는 것은 그뿐이거늘 그조차 얻을 수 없으니

哀哉亦可傷(애재역가상) : 슬프고 또 가슴이 아프구나.

人皆盡獲宜(인개진획의) : 사람들은 모두 적절히 잘들 살아가는데

拙生失其方(졸생실기방) : 어리석은 나는 그 방법을 잃었다.

理也可奈何(리야가내하) : 이 또한 내게 주어진 이치이거늘 어찌하랴

且爲陶一觴(차위도일상) : 잠시 한잔 술에 도연(陶然)히 취하고자 한다.

 

 

其九

遙遙從羈役(요요종기역) : 멀고 먼 타관을 떠돌며 벼슬살이 하노라니

一心處兩端(일심처량단) : 마음은 타향과 고향 두 끝에 있네.

掩淚汎東逝(엄루범동서) : 눈물을 가리고 배를 띄워 동쪽으로 떠나며

順流追時遷(순류추시천) : 흐르는 물결 따라 변화 하는 시간은 쫒는다.

日沒星與昴(일몰성여묘) : 해는 성수(星宿)와 묘수(昴宿)로 지고

勢翳西山巓(세예서산전) : 그 기세가 서산마루에 내리네.

蕭條隔天涯(소조격천애) : 쓸쓸히 먼 하늘 끝에 떨어져 있으니

惆悵念常餐(추창념상찬) : 서글프게도 늘 집에서 먹던 밥이 생각나는구나.

慷慨思南歸(강개사남귀) : 강개하여 남쪽으로 돌아갈 생각을 해도

路遐無由緣(로하무유연) : 길도 멀고 돌아갈 인연도 없구나.

關梁難虧替(관량난휴체) : 관문과 다리 부서져 고치기 어려우니

絶音寄斯篇(절음기사편) : 끊어진 소식만 이 책에 담노라.

 

 

其十

閒居執蕩志(한거집탕지) : 한가로이 살면서 호탕한 뜻 지키려 했어나

時駛不可稽(시사불가계) : 달려가는 시간 머무르게 할 수는 없구나.

驅役無停息(구역무정식) : 일에 몰리어 잠시도 쉬지 못하고

軒裳逝東崖(헌상서동애) : 의관을 차리고 수레를 몰아 동쪽 물가로 가노라.

沈陰擬薰麝(침음의훈사) : 가라앉은 음기는 사향을 피운 듯하여

寒氣激我懷(한기격아회) : 차가운 기운은 내 가슴을 뒤흔드는 구나.

歲月有常御(세월유상어) : 세월은 변함없이 흘러가서

我來淹已彌(아래엄이미) : 내가 이곳에 와 머문 지도 이미 오래되었네.

慷慨憶綢繆(강개억주무) : 강개에 차 얽히어 묶인 지난날을 생각도 해봤지만

此情久已離(차정구이리) : 이러한 심정도 없어진지 이미 오래되었다.

荏苒經十載(임염경십재) : 차츰 세월이 흘러 10년이 지나가니

暫爲人所羈(잠위인소기) : 잠시 남에게 매여 있었던 듯하구나.

庭宇翳餘木(정우예여목) : 뜰과 집은 많은 나무들에 가려져 있고

焂忽日月虧(숙홀일월휴) : 잠깐 사이에 세월이 사라져갔구나.

 

 

其十一

我行未云遠(아행미운원) : 내가 길 떠나 온지 아직 멀지 않은데

回顧慘風凉(회고참풍량) : 되돌아보니 참혹한 바람 서늘하기도 하였구나.

春燕應節起(춘연응절기) : 봄 제비는 계절에 맞춰 돌아와

高飛拂塵梁(고비불진량) : 높이 날며 먼지 낀 대들보를 털어내는구나.

邊雁悲無所(변안비무소) : 변방 기러기 머무를 곳이 없어짐을 슬퍼하더니

代謝歸北鄕(대사귀북향) : 서로 바뀌어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네.

離鵾鳴淸池(리곤명청지) : 무리에서 떨어진 고니만이 맑은 못에서 울며

涉署經秋霜(섭서경추상) : 여름을 나고 가을 서리를 겪는구나.

愁人難爲辭(수인난위사) : 시름겨운 사람의 마음 말로하기 어렵고

遙遙春夜長(요요춘야장) : 아득하기만 한 봄날의 밤은 길기도 하구나.

 

 

其十二

裊裊松標崖(뇨뇨송표애) : 산들산들 흔들리는 벼랑 끝의 소나무

婉孌柔童子(완련유동자) : 예쁘고 잘생긴 부드러운 아이 같구나.

年始三五間(년시삼오간) : 나이는 비로소 열다섯 정도 되었으니

喬柯何可倚(교가하가의) : 높은 가지에 어찌 기댈 수가 있으리.

養色含精氣(양색함정기) : 용모를 잘 살피고 정기를 머금고 자라난다면

粲然有心理(찬연유심리) : 마음에 품은 뜻 밝게 빛나리라.

 

* 裊裊嫋嫋로 되어있는 곳도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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