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여노원외상과최처사흥종임정(與盧員外象過崔處士興宗林亭) -왕유(王維)-
노원외상과 더불어 최처사의 흥종임정을 지나면서
綠樹重陰蓋四隣(녹수중음개사린) : 푸른 나무그늘이 사방을 덮고
靑苔日厚自無塵(청태일후자무진) : 푸른 이끼 날로 자라 먼지 하나 없네.
科頭箕踞長松下(과두기거장송하) : 두건 벗고 큰 소나무 아래 다리 뻗고 앉아
白眼看他世上人(백안간타세상인) : 세상사람 모두를 발밑으로 내려다보네.
▶四隣(사린): 사방. 주변. 배도裴度는「夏日過雨」란 시에서 ‘吟罷淸風起, 荷香滿四鄰(시 읊기를 마치자 맑은 바람 불어와 / 연꽃의 맑은 향기 사방에 가득하네)’이라고 읊었고, 소식蘇軾은 「雨晴後步至四望亭下魚池上」이란 시에서 ‘雨過浮萍合, 蛙聲滿四鄰(비 지난 뒤 부평초 모여들더니 / 개구리 울음소리 사방에 가득하네)’이라고 읊었다.
▶靑苔(청태): 그늘지고 습기 있는 곳에서 자라는 녹색이끼
▶科頭(과두): 관이나 두건을 쓰지 않아 상투가 드러난 머리(=不冠露髻)
▶箕踞(기거): 다리를 뻗고 앉다. 보통은 불손하고 오만한 행위로 본다. 《장자莊子·지락至樂》에서 ‘莊子妻死, 惠子弔之, 莊子則方箕踞鼓盆而歌(장자의 아내가 세상을 뜨자 혜자가 문상을 갔는데 장자는 그때 두 다리를 길게 뻗고 앉아 항아리 모양의 악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라고 하였다.
▶白眼(백안): 흰자위를 드러내 바라보다. 경멸이나 혐오의 분위기를 나타낸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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