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韓龍雲(한용운) (1879~1944)의 禪詩 (131)~(141)
● 韓龍雲(한용운) (1879~1944. 忠南 洪城 出生. 僧侶. 詩人. 獨立運動家.
本 淸州. 俗名 裕天. 法名 龍雲. 法號 卍海 /萬海)
우리나라의 승려ㆍ시인ㆍ독립운동가(1879~1944). 속명은 정옥(貞玉)이고 아명은 유천(裕天)이며 법호는 만해(萬海)이다. 용운은 법명(法名)이다. 3ㆍ1 독립 선언에 민족 대표로 참가하여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다. 민족의 현실과 이상에 대해 노래한 <님의 침묵>으로 저항 문학에도 앞장섰다. 저서로 《조선 불교 유신론》과 시집 《님의 침묵》 등이 있다.
본관 청주(淸州), 호 만해(萬海·卍海), 속명 유천(裕天), 자 정옥(貞玉), 계명 봉완(奉玩)이다. 1879년 8월 29일 충청남도 홍성(洪城)에서 출생하였다.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가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했으나 실패하자 1896년(건양 1) 설악산 오세암(五歲庵)에 들어갔다. 그 뒤 1905년(광무 9) 인제의 백담사(百潭寺)에 가서 연곡(連谷)을 스승으로 승려가 되고 만화(萬化)에게서 법을 받았다.
1908년(융희 2) 전국 사찰대표 52인의 한 사람으로 원흥사(元興寺)에서 원종종무원(圓宗宗務院)을 설립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명을 시찰했다. 1910년 국권이 피탈되자 중국에 가서 독립군 군관학교를 방문, 이를 격려하고 만주·시베리아 등지를 방랑하다가 1913년 귀국, 불교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해 범어사에 들어가 《불교대전(佛敎大典)》을 저술, 대승불교의 반야사상(般若思想)에 입각하여 종래의 무능한 불교를 개혁하고 불교의 현실참여를 주장하였다.
1918년 서울 계동(桂洞)에서 월간지 《유심(惟心)》을 발간,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926년 시집 《님의 침묵(沈默)》을 출판하여 저항문학에 앞장섰고, 이듬해 신간회(新幹會)에 가입하여, 이듬해 중앙집행위원이 되어 경성지회장(京城支會長)의 일을 맡았다.
1931년 조선불교청년회를 조선불교청년동맹으로 개칭,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을 강화하고 이해 월간지 《불교(佛敎)》를 인수, 이후 많은 논문을 발표하여 불교의 대중화와 독립사상 고취에 힘썼다. 1935년 첫 장편소설 《흑풍(黑風)》을 《조선일보》에 연재하였고, 1937년 불교관계 항일단체인 만당사건(卍黨事件)의 배후자로 검거되었다. 그후에도 불교의 혁신과 작품 활동을 계속하다가 서울 성북동(城北洞)에서 중풍으로 별세하였다.
시에 있어 퇴폐적인 서정성을 배격하고 불교적인 ‘님’을 자연(自然)으로 형상화했으며, 고도의 은유법을 구사하여 일제에 저항하는 민족정신과 불교에 의한 중생제도(衆生濟度)를 노래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大韓民國章)이 추서되었다.
작품으로는 상기 장편 외에 장편소설인 《박명(薄命)》이 있고, 저서로는 시집 《님의 침묵》을 비롯하여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 《십현담주해(十玄談註解)》 《불교대전》 《불교와 고려제왕(高麗諸王)》 등이 있다. 1973년 《한용운전집》(6권)이 간행되었다.
(131) 閑唫(한금) : 한가한 노래
中歲知空劫 ~ 中年에 人生의 헛됨을 알아
依山別置家 ~ 山을 依支해 따로 집을 마련했다.
經臘題殘雪 ~ 섣달이 지나 남은 눈으로 詩를 쓰고
迎春論百花 ~ 봄을 맞아 온갖 꽃을 즐긴다.
借來十石少 ~ 빌어오면 열 섬도 적고
除去一雲多 ~ 없애버리면 구름 조각도 많다.
將心半化鶴 ~ 내 마음 어지간히 鶴이 되나니
此外又婆娑 ~ 이 밖에는 또 坐禪하는 일이다.
(132) 寒寂(한적) : 추운 적막
不善耐寒日閉戶(불선내한일폐호) : 요즘은 날이 추위 門을 닫고
觀山聽水未能多(관산청수미능다) : 山水를 제대로 찾지도 못한다.
雪風埋屋人寂寂(설풍매옥인적적) : 눈바람 집을 메워 고요하고 고요한데
禪如春酒散梅花(선여춘주산매화) : 봄 술 들며 落梅를 보는 禪味에 醉한다
閑居日日覺深寒(한거일일각심한) : 요즘은 날로 추위 심해지는데
坐中鐵壁復銀山(좌중철벽부은산) : 앞을 막는 것은 은산(銀山)과 철벽(鐵壁)
却取吳身不紗鶴(각취오신불사헉) : 하늘을 나는 학도 아닌 몸
禪心未破空相看(선심미파공상간) : 마음의 구름 못 헤쳐 안타깝다.
(133) 香爐庵夜唫(향로암야금) : 향로암에서 밤에 읊다
南國黃花早未開 ~ 南國의 菊花꽃 채 피지 않고
江湖薄夢入樓臺 ~ 江湖에 노는 꿈이 樓臺에 머물렀네.
雁影山河人似楚 ~ 기러기 그림자가 山河에 人間의 形象처럼 비추고
無邊秋樹月初來 ~ 가없는 가을나무 사이로 달이 뜨네.
(134) 香爐庵卽事(향로암즉사) : 향로암에서
僧去秋山逈 ~ 스님이 떠나가니 가을 산은 더 멀고
鷺飛野水明 ~ 백로가 나는 곳 자리 들 물은 맑구나.
樹凉一笛散 ~ 나무 그늘 서늘하니 피리소리 흩어지고
不復夢三淸 ~ 다시는 神仙 기다리며 그리워하지 않으리라.
스님 떠난 산은 멀고
백로 나는 들물 맑아
나무그늘 서늘하니 번지는 피리 소리
다시는 신선 기다리며 그리워하지 않으리라.
(135) 蝴蝶(호접) : 나비
東風事在百花頭 ~ 봄바람에 온갖 꽃 바삐 찾아다니니
恐是人間蕩子流 ~ 마치 방탕한 人間 같구나.
可憐添做浮生夢 ~ 可憐하다 뜬 구름 같은 世上에 헛꿈 더하니
消了當年第幾愁 ~ 當年에 몇 番이나 근심을 풀었더냐?
(136) 華嚴寺散步(화엄사산보) : 화엄사 산책
古寺逢春宜眺望 ~ 옛 절에 봄이 되니 眺望(조망)이 좋아
潺江遠水始生波 ~ 잔잔한 江먼 물에 잔물결 인다.
回首雲山千里外 ~ 머리 돌려 千 里 밖 바라보노니
奈無人和白雪歌 ~ 白雪歌에 和答할 이 어찌 없으랴.
二人來坐溪上石 ~ 둘이 와 시내 위에 돌에 앉으니
磵水有聲不見波 ~ 소리 내는 山골물결 없다.
兩岸靑山斜陽外 ~ 兩 기슭의 靑山에 저녁 해 비칠 때
歸語無心自成歌 ~ 돌아가며 흥얼대니 저절로 노래되네.
(137) 和淺田敎授(화천전교수) : 아사다 교수에게 답함
(淺田斧山遺以參禪詩故以此答)
天眞與我間無髮 ~ 本性은 그대와 나 差異 없건만
自笑吾生不耐探 ~ 參禪에 熱中도 못하는 몸은
反入許多葛藤裡 ~ 도리어 迷路에서 허덕이느니
春山何日到晴嵐 ~ 언제나 山 속으로 들어갈는지.
(138) 黃梅泉(황매천) : 梅泉 黃玹(매천 황현)
就義從客永報國 ~ 의로운 그대 나라 위해 영원히 報國했고
一瞋萬古生花新 ~ 눈 부릅떠 億劫 歲月 새 꽃으로 피어나리.
莫留不盡泉坮恨 ~ 끝나지 않은 地下의 恨 그대로 두지 않으리.
大慰苦忠自有人 ~ 마땅히 쓰디쓴 忠節을 慰勞하는 사람 있으리.
* 梅泉 黃玹(매천 황현)(1855~1910)은 韓日合倂條約 締結 消息을 듣고 食飮을 全廢하다 絶命詩를 남기고 自決한 韓末의 文章家, 歷史家였다.
(139) 懷吟(회음) : 회포를 읊음
此地群雁少 ~ 이 땅에는 기러기도 없으니
鄕音夜夜稀 ~ 故鄕 消息 밤마다 드물구나.
空林月影寂 ~ 빈 숲에는 달 그림자 고요하고
寒戍角聲飛 ~ 추운 邊方에 나팔소리 날리네.
衰柳思春酒 ~ 쇠잔한 버들에도 봄 술 생각나고
殘砧悲舊衣 ~ 잦아지는 다듬이 해진 옷 서럽다.
歲色落萍水 ~ 한 해 색깔 마름풀처럼 지고 있어
浮生半翠微 ~ 뜬 人生살이 半은 山속이었네.
(140) 曉景(효경) : 새벽 풍경
月逈雲生木 ~ 하늘 높이 달 걸리고 나무에선 구름이 이는데
高林殘夜懸 ~ 높은 山 저 숲에는 남은 밤 걸리었네.
撩落鍾聲盡 ~ 요란히 울리던 鐘소리 그치니
孤情斷復連 ~ 끊어졌던 외로움 다시 이어진다.
山窓夜已盡 ~ 山窓에 밤이 걷히고
猶臥朗唫詩 ~ 나는 누운 채 詩를 읊는다.
栩然更做夢 ~ 다시 잠들어 즐거움에
復上梅花枝 ~ 또 꿈속에 梅花를 찾는다.
千山一雁影 ~ 온 山에 외기러기 날고
萬樹幾鍾聲 ~ 나무들은 몇 番이나 鐘소리 냈나.
古屋獨僧在 ~ 낡은 집에 僧侶 홀로 있어서
芳年白首情 ~ 젊었어도 늙은인 양 움츠리고 산다네.
(141) 曉日(효일) : 새벽
遠林煙似柳 ~ 먼 숲의 안개 버들인 듯하고
古木雪爲花 ~ 古木 나무에는 눈이 꽃이 되었다.
無言句自得 ~ 말없이 詩句 저절로 얻어지니
不奈天機多 ~ 어쩌면 하늘이 준 기회가 많아서인가.
* 萬海 한용운(韓龍雲)선생 생가지(08. 2. 24)
* 한용운(韓龍雲) 생가지에 가보다(20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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