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涵月海源(함월해원) (1691~1770)의 禪詩 (1)~(12)
● 涵月海源(함월해원) (1691~1770. 本 完山 李氏. 咸南 咸興出生. 字 天鏡. 法號 涵月. 法名 海源)
대흥사 13대종사(大興寺十三大倧師)
해남 대흥사(大興寺)의 고승은 서산대사(西山大師)관련항목 보기[1520~1604]와 제자들인 13대종사, 13대강사로 대표된다. 1823년 대흥사에서 간행된 『대둔사지(大芚寺志)』에 이들의 행적과 사상 등이 약술되어 있다.
활동 사항
서산대사의 법맥을 이은 고승으로는 사명(四溟) 유정(惟政)[1544~1610], 소요(逍遙) 태능(太能)[1562~1649], 정관(靜觀) 일선(一禪)[1533~1608], 편양(鞭羊) 언기(彦機)[1581~1644] 등이 있다.
대흥사 13대종사는 편양 언기 계열이 다수이며, 소요 태능 계열이 네 명이다.
대흥사 13대종사는 해동화엄종의 중흥조로 존경받았던 풍담(楓潭) 의심(義諶)[1607~1665], 담론(談論)을 잘해서 많은 사람들을 교화하였던 취여(醉如) 삼우(三愚)[1622~1684], 육신보살(肉身菩薩)로 칭송받았던 화악(華岳) 문신(文信)[1629~1707], 화엄(華嚴)의 도리와 백가(百家)에 통달하였던 월저(月渚) 도안(道安)[1638~1715], 계행(戒行)을 청정하게 가졌던 설암(雪岩) 추붕(秋鵬)[1651~1706], 전국을 순방하며 화엄대회를 열었던 환성(喚惺) 지안(志安)[1664~1729], 학문이 유학자들 사이에서도 명망이 높았던 벽하(碧霞) 대우(大愚)[1676~1763], 검소하고 청빈하게 평생을 살았던 설봉(雪峰) 회정(懷淨)[1678~1738], 문자를 떠난 곳의 진리를 설파하여 마음의 근원을 찾도록 가르쳤던 상월(霜月) 새봉(璽封)[1687~1767], 대흥사의 정진당(精進堂)에서 늘 화엄법회를 열었던 호암(虎巖) 체정(體淨)[1687~1748], 인욕행이 남달리 뛰어났던 함월(涵月) 해원(海源)[1691~1770], 대승경전에 통달하여 많은 저술을 후세에 남겼던 연담(蓮潭) 유일(有一)[1720~1799], 다선일미(茶禪一味) 사상으로 이름난 초의(草衣) 의순(意恂)[1786~1866]이다.
(1) 壁上掛瓢(벽상괘표) : 벽 위에 걸린 표주박
晝日忘機坐 ~ 한 낮을 無心히 앉아 있는데
諸天花雨飄 ~ 하늘에서 꽃비가 나부끼고 있네.
生涯何所有 ~ 한 平生 어떤 것을 지니고 있나
壁上掛單瓢 ~ 壁 위쪽에 걸린 瓢주박 하나 뿐.
(2) 山客(산객) : 산속 나그네
山梅落盡野花飛 ~ 山梅花도 지고 들꽃도 지니
谷口春殘客到稀 ~ 골짜기에 봄 氣運 사라지고 사람발길 뜸하네.
遙望千峰紅樹裏 ~ 멀리 山봉우리 숲속을 바라보니
杜鵑啼處一僧歸 ~ 소쩍새 우는 곳으로 한 스님이 돌아가네.
(3) 禪詩(선시) : 선시
佛田雖下少善種 ~ 부처님 밭에 조금이라도 씨를 뿌리면
如食金剛穿胸腹 ~ 金剛을 먹기에 그대로 몸 밖으로 나오는 것과 같다네.
欲知善業招善報 ~ 좋은 일 하면 좋은 果報 가져오는 줄 알려 하는가?
西子鏡中西子目 ~ 美人 西施가 거울을 볼 땐 西施의 얼굴이 나타나지.
(4) 禪詩(선시) : 선시
自與白雲來幻界 ~ 나는 흰 구름과 더불어 여기 왔는데
心隨明月向何方 ~ 마음이여 明月 따라 어디로 가려느냐.
生來死去惟雲月 ~ 오가는 것 오직 구름하고 달뿐이라
雲自散兮月自明 ~ 구름이 사라지면 저 달은 온 누리에 밝으리.
(5) 禪詩(선시) : 선시
四大本來空 ~ 肉身의 뿌리는 虛空인데
痛者是甚麽 ~ 아픔을 느끼는 存在는 무엇일까.
病中不病者 ~ 病드는 가운데 病들지 않는 것
岩前綠水聲 ~ 바위 앞을 흐르는 푸른 물소리.
(6) 心燈花(심등화) : 마음의 등불 꽃
歷劫傳傳無盡燈 ~ 歷劫따라 꺼지지 않고 傳해온 燈불
不會桃別鎭長明 ~ 더함도 꺼짐도 없이 恒常 長久히 밝다.
任他雨灑兼風亂 ~ 비바람 거세게 몰아치는 곳에 있어도
漏屋虛窓影自淸 ~ 낡은 집 구멍난 窓에 비친 불빛은 스스로 밝다.
<달리 解譯>
歷劫傳傳無盡燈(역겁전전무진등) 영겁(永劫)따라 밝혀온 등불
不會桃別鎭長明(불회도별진장명) 꺼지고 켜짐도 없는 아름다운 밝은 빛
任他雨灑兼風亂(임타우쇄겸풍란) 삼라만상 깨끗이 할 청아한 바람 일어난다.
漏屋虛窓影自淸(루옥허창영자청) 타락된 선실 허공의 창에 비친 나의 맑고 맑은 마음이어라.
* 누옥(漏屋)의 명칭(名稱)이 영은사로 되어있었으나 전등사(傳燈寺)로 바꿨습니다.
* 자연을 초월하는 선사의 깨침은 청아하다 못해 생멸(生滅)도 없어 보인다. 당시 쇠잔해지는 지리의 등불에 불을 켠 선사는, 삶에 있어서 허망 속에 내재한 진실된 그 무엇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이의 구현에 힘쓰라고 가르쳤다. 선사께서 깨친 혜안은 현종(玄宗 : 현묘(玄妙)한 종지(宗旨), 즉 부처님(佛)의 통각(通覺))이다. 세속적 물욕에서 벗어나 청아한 삶을 살라는 선사의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미혹한 중생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7) 再到龍湫寺(재도룡추사) : 龍湫寺에 다시 와서
再到無人舊顏開 ~ 다시 오매 옛 알던 이 아무도 없고
沙彌半揖問何來 ~ 沙彌僧(사미승)이 半절하며 어디서 왔나 묻는구나.
猶聞古樓寒鐘在 ~ 그래도 옛 다락의 찬 鐘소리 들려오니
不改淸音待我廻 ~ 맑은 소리 변함없이 나 오기만 기다렸네.
(8) 贈月松大師(증월송대사) : 월송 대사에게
月入松聲白 ~ 自性을 밝혀 眞理의 빛 發하니
松含月色寒 ~ 眞人은 眞理의 化身이로세.
贈君般若劍 ~ 그대에게 般若劍을 주노니
歸臥月松間 ~ 實像界와 現像界의 사이에서 지내소서.
달빛 드리운 소나무는 밝고
소나무는 潛潛한 달빛을 머금고 있네
그대에게 般若劍을 주노니
가시거든 달과 소나무 사이에서 지내소서.
* 月入松聲白 : 칠통타파(漆桶打破)하여 自性을 밝힘.
(9) 贈意慧(증의혜) : 意慧에게 줌
瘦竹和煙冷 ~ 앙상한 대는 안개에 잠겨 차갑고
香花引蝶多 ~ 香氣로운 꽃은 찾아오는 나비가 많다.
春風雖艶色 ~ 봄바람에 그 빛깔 비록 고와도
其奈雪霜何 ~ 눈서리 몰아침을 어이 견디리.
(10) 知足(지족) : 만족할 줄 알고
摠收諸不足 ~ 모든 不足함을 거두어 드리고 나면
不足還爲足 ~ 不足함이 도리어 滿足함이 되나니
求足世間人 ~ 滿足함을 求하는 世上 사람들은
不知不足足 ~ 不足함이 大 滿足인줄 알지를 못한다.
(11) 悟道頌(오도송) : 오도송
(觀心)
範圍天地大 ~ 돌아보니 天地는 三千大千世界
絶對有何蹤 ~ 견줄 수 없는 마음 어떻다 말하리.
可笑觀心者 ~ 이렇게 맑고 밝은 마음
量空又繫風 ~ 그 크기와 무게를 어떻게 論하리
(12) 涅槃頌(열반송) : 열반송
貪着夢中一粒米 ~ 꿈속에서 한 톨의 쌀을 貪着하다가
失却金臺萬劫糧 ~ 부처님 世界의 萬劫의 糧食을 놓쳐버리는구나.
無常刹那實難測 ~ 無常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胡不猛省急回頭 ~ 어찌 맹렬이 성찰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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