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次韻答邦直子由四首(차운답방직자유사수) : 소식(蘇軾)
이방직과 자유의 시에 차운하여 화답한다.
簿書顚倒夢魂間,知我疏慵肯見原。閑作閉門僧舍冷,病聞吹枕海濤喧。
忘懷杯酒逢人共,引睡文書信手翻。欲吐狂言喙三尺,怕君瞋我卻須呑。
城南短李好交遊,箕踞狂歌總自由。尊主庇民君有道,樂天知命我無憂。
醉呼妙舞留連夜,閑作淸詩斷送秋。瀟灑使君殊不俗,樽前容我攬須不。
老弟東來殊寂寞,故人留飮慰酸寒。草荒城角開新徑,雨入河洪失舊灘。
車馬追陪跡未掃,唱酬往復字應漫。此詩更欲憑君改,待與江南子布看。
君雖爲我此遲留,別後淒涼我已憂。不見便同千里遠,退歸終作十年遊。
恨無揚子一區宅,懶臥元龍百尺樓。聞道鵷鴻滿臺閣,網羅應不到沙鷗。
次韻答邦直、子由一首
五斗塵勞尙足留,閉關卻欲治幽憂。羞爲毛遂囊中穎,未許朱雲地下遊。
無事會須成好飮,思歸時欲賦登樓。羨君幕府如僧舍,日向城南看浴鷗。
其一
簿書顚倒夢魂間
知我疏慵肯見原
閑作閉門僧舍冷
病聞吹枕海濤喧
忘懷杯酒逢人共
引睡文書信手翻
欲吐狂言喙三尺
怕君瞋我卻須呑
其二
城南短李好交遊 : 성 남쪽 키 작은 이 씨는 사람 사귀길 좋아하고
箕踞狂歌不自由 : 마음대로 다리 뻗고 노래할 순 없겠네.
尊主庇民君有道 : 주상을 받들고 백성을 지키니 그대는 도를 지켜
樂天知命我無憂 : 천명을 알고 즐기는 것도 걱정할 게 없다네.
醉呼妙舞留連夜 : 술 취해 춤추게 해놓고 밤새도록 즐기는 한편
閑作淸詩斷送秋 : 한가로이 시를 지어 가을을 보내기도 하실 터
瀟灑使君殊不俗 : 초탈하신 사자께선 전혀 속되지 않으시니
樽前容我攬須不 : 술 마시며 제가 수염을 만져도 용서하시겠지
其三
老弟東來殊寂寞 : 아우가 동쪽으로 와서 몹시 적막하게 지내자
故人留飮慰酸寒 : 친구가 붙잡아 술 먹이며 궁상맞은 신세 위로하네.
草荒城角開新徑 : 풀이 무성한 성 모퉁이에 새로운 길이 열리고
雨入河洪失舊灘 : 빗물이 흘러든 급류에는 옛 여울이 사라졌네.
車馬追陪迹未掃 : 수레와 말이 뒤따라간 자국도 없어지기 전에
唱酬往復字應漫 : 이리저리 창화하느라 글자가 뭉개졌을 터이네.
此詩更欲憑君改 : 이 시 또한 그대들 덕에 고치고 다듬어서
待與江南子布看 : 강남의 자포에게 한번 보여주고 싶도다
* 唱和(창화) : ① 한쪽에서 시나 노래를 부르고 다른 쪽에서 화답함. ②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름.
其四
君雖爲我此遲留 : 그대가 나를 위해 이리 오래 머물건만
別後凄凉我已憂 : 헤어진 뒤의 처량함이 나는 이미 걱정이네.
不見便同千里遠 : 가까이 있어도 보지 못하면 천 리 마냥 멀 터
退歸終作十年游 : 지금 사직한다 해도 객지살이 이미 십 년이네.
恨無揚子一區宅 : 양자의 집 한 채가 없는 것이 한스럽지만
懶臥元龍百尺樓 : 진원룡의 백 척 누각에 누워 게으름 피우려네.
聞道鵷鸞滿臺閣 : 원추와 난새가 조정을 메웠다고 들었나니
網羅應不到沙鷗 : 갈매기에게 그물을 치지는 않을 것이네.
次韻答邦直、子由一首
五斗塵勞尙足留 : 쌀 다섯 말 때문에 고생하는 것 아직 아닌데
閉關却欲治幽憂 : 빗장 걸고 차라리 우울증을 고치고 싶다네.
羞爲毛遂囊中穎 : 모수의 주머니 속 송곳이 되기도 부끄럽고
未許朱雲地下遊 : 주운이 되어 지하에서 노닐 엄두도 못 냈네.
無事會須成好飮 : 일없으면 애주가나 되어야 할 일이지
思歸時欲賦登樓 : 고향이 그리울 땐 등루부나 읊을 일이네.
羨君幕府如僧舍 : 그대 막부가 절간 같아 날마다 성남에서
日向城南看浴鷗 : 목욕하는 갈매기나 보는 것이 부럽군요.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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