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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佛祖正脈(釋迦如來 咐囑)/중국조사(中國祖師) 法脈 系譜

제 51조 밀암 함걸(密庵咸傑)

by 산산바다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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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암 함걸(密庵咸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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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1 밀암 함걸(密庵咸傑) (1118~1186)

 

 

스님의 법명은 함걸(咸傑)이며, 응암 담화(應庵曇華)스님의 법제자로 복주 정씨(福州鄭氏) 자손이다. 그 어머니가 여산(廬山)의 스님 하나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서 스님을 낳았다. 삭발하고 여러 총림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끝으로 응암스님을 찾아뵙자 응암스님이 방장실에서 물었다.

“무엇이 정법안(正法眼)인가?”

“깨진 사기그릇입니다.”

응암스님이 수긍하였다. 얼마 후 그곳을 떠나 고향 부모를 찾아가려 하니 응암스님은 게송을 지어 전송하였다.

 

大徹投機句 當陽廓頂門

相從今四載 徵詰洞無痕

雖未付鉢袋 氣宇呑乾坤

却把正法眼 喚作破沙盆

此行將省覲 切忌便跥跟

五有末後著 待歸要汝遵

 

크게 깨치고 기연이 맞는 한마디로

당장에 정수리가 환하게 되었구나.

서로 만난 지 이제 4년에

따지고 묻는 흔적이라곤 전혀 없어라

비록 의발을 전하지야 않았지만

그 기상 천지를 삼키니

정법안을 두고서

깨진 사기그릇이라 하였네.

이번 길 어버이 찾아보려 간다 하니

절대로 눌러 앉질랑 말아라.

나에게 마지막 한마디가 있으니

돌아올 날 기다려 너에게 뒤따르게 하련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세존의 설하지 않는 설법은 굽은 것을 곧은 것이라 함이며, 가섭존자의 들음 없는 들음은 허공을 바라보고 소리치는 일이다. 마조스님의 마음이 곧 부처라 함은 양머리를 달아놓고 개고기를 파는 일이며, 조주스님이 암주를 시험한 일은 비싼 값에 샀다가 싼값으로 파는 일이니 한 푼 값어치도 없다. 그건 그렇고 문수보살은 칠불(七佛)의 스승인데도 어째서 정(定)에 든 여자를 깨우지 못했는가?

은하수에 달무리지면 물고기는 새끼를 낳고 단풍잎에 바람일면 사슴은 뿔이 돋아난다.” [天河月暈魚生子 槲葉風微塵養茸]

 

상당하여 노파가 암자를 불태워버린[婆子燒庵]* 화두를 들어 염(拈)하였다.

“이 공안은 총림에서 염하거나 제창하는 사람이 적은데 이 함걸 상좌가 입을 열어 한 차례 실언을 하고자 하니 여러 총림에서 나의 말을 점검할 것이다.

대중들아!

이 할미는 깊숙한 안방에서 편안하여 물 한 방울도 샐 틈이 없으니 마른 나무에서 꽃을 피우고 차가운 잿더미 속에서 불씨를 뒤적인다. 한편 이 스님은 홀로 큰 파도 속으로 들어가는 일에 익숙하여 힘들이지 않고 하늘에 치닿는 물결에 눌러앉지만 몸에는 물 한 방울 묻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목칼을 두드리고 족쇄를 치며 노래하는 경계야 없지 않겠지만 이것으론 불법은 꿈에도 보지 못한 것이다.

이 오거사(烏巨寺) 함걸이 이렇게 제창하는 뜻이 결국 어디에 있겠는가?”

한참동안 잠자코 있다가 말을 이었다.

“한 줌의 버들가지 거두지 못해 연기와 뒤섞여서 옥 난간에 실려있네.”

스님은 송원 숭악(松源崇岳 : 1132~1202)스님과 파암 조선(破庵祖先 : 1136~1211)스님을 지도하였고 세상에 나가 오거사(烏巨寺)에 주지하였으며 천동사(天童寺)에서 입적하셨다.

 

찬하노라.

탱자 숲에 비단가시 돋아나고

용나무에 전단향기 생겨나니

꿈속에 여산스님 나타났을 때

어떤 모습이었을까

 

독기서린 물에 젖어 살다보니

심장 간장 다 썩었네.

향사(向上)의 길을 많은 성인과 함께 가다가

지옥에 들어갔으니 정말 부끄럽구나.

 

한 푼도 안 되는 깨진 사기그릇을 정법안과 바꾸려 하니 어렵고 어려운 일일세 여자출정(女子出定)을 염송한 일 양주 혜각(楊州慧覺)을 방불케 하니 사슴이 뿔을 기르는 미풍은 단풍잎 따라서 생겨나고 파자소암(婆子燒庵)을 판별함은 월주 동산(越州洞山)스님과 비슷한데 실가지 늘어진 버들은 연기와 어울려 실려있다.

송원에게 일할(一喝)을 내려 두 귀를 멀게 하니 비단으로 모난 돌을 감아싼 일이며 파암을 죽여 마음을 완전히 죽게 했으니 쇠로 흙덩이를 싸는 일이로다.

냉천사(冷天寺)에 백일간 주인됨은 분양 곽(汾陽郭) 수좌의 일보다 낫고 사나운 은강(鄞江) 한 가운데 우뚝 선 돌기둥은 각 습주(覺濕州)의 성난 물결을 되돌려주었다.

크게 깨치고 기연이 맞아 정수리가 훤히 열리니 애당초 특별한 일 아니지만 강남땅 양절(兩浙)지방은 가을이 덥고 봄이 추운 줄 참으로 알겠노라.

임제스님으로부터 여기까지는 14세(世)이며 모두 26명이다.

 

* 어느 노파가 한 스님을 위해 암자를 짓고 20년 동안 뒷바라지를 하였다. 하루는 젊은 여자를 시켜 음식을 보내주면서 가서 스님을 껴안고 "이럴 때는 어떻습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 그 여자가 시키는 대로 하니 스님은 "고목이 찬 바위에 있으니 삼동리라 따뜻한 기운이 없구나" 하였다. 노파가 이 말을 듣고 "내가 20년 동안 속인을 공양했구나" 하면서 스님을 내쫓고 암자를 불살라 버렸다.

 

 

전법게

부처님은 눈으로써 별을 보고

난 귀로써 소리를 들었도다.

나의 함이 부처님의 함과 같아

내 밝음이 그대의 밝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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