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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佛祖正脈(釋迦如來 咐囑)/중국조사(中國祖師) 法脈 系譜

제 50조 응암 담화(應庵曇華)

by 산산바다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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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암 담화(應庵曇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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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0 응암 담화(應庵曇華) (1103~1163)

 

 

스님의 법명은 담화(曇華)이며 호구 소륭스님의 제자로 기주 강씨(蘄州江氏) 자손이다. 처음 여러 총림을 다닐 때 한 수좌를 만났는데 입실하는 날 스님이 가까이 가자 수좌가 물었다.

“무엇을 하려고 왔느냐?”

“수좌의 머리를 가져가려고 왔소.”

“나이도 어린 후배가 그 따위 말을 하면 피를 토할 것이다.”

“피는 내가 토할게 아니라 수좌가 토할 것이오.”

수좌는 그 후 스님의 말대로 피를 토하고 죽었다.

스님이 수남 수수(水南守遂 : 1072~1147)스님의 회하에서 시자로 있을 때였다. 하루는 입실하는데 수남스님이 멱살을 움켜잡고 다그쳤다.

“시자야! 너와 공안을 하나 헤아려 보자?”

“온 누리가 하나의 공안인데 무엇을 헤아려 보자는 것입니까?”

수남은 근기가 둔한 사람이라 스님은 소매를 떨치고 떠나버렸다.

그 후 호구스님을 찾아뵙고 유나(維那)직을 맡아 보았는데 호구스님이 스님을 수좌로 임명하려 하니 당시 좌중에는 도를 깨친 노스님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 한 노스님이 스님의 나이가 어리다고 반대하였다. 스님은 이 말을 전해 듣고 게송을 지은 뒤 떠나버렸다.

 

江上靑山殊未老 屋頭春色放敎遲

人言洞裏桃花嫰 未必人間有此枝

강가에 푸른 산은 늙지 않는데

집 앞의 봄빛은 더디 찾아오는구나.

사람들은 동네의 복사꽃이 여리다들 하지만

이런 나뭇가지가 인간 세상에 꼭 있는 건 아닐세.

 

뒷날 대중에게 말하였다.

“33주(州) 70명 고승을 만나 보았지만 당나귀 볼따구니에 말 턱의 상이라 사람들의 미움만 받았다. 만일 제방에서 사람을 잡아가둘 수완이 있었더라면 내 오늘날 청정한 경지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5백 역사(力士)가 돌을 든 뜻은 만길 벼랑에서 손을 뿌리치고 가는 일이다. 시방세계가 한덩이 쇠뭉치인데 허공의 등 위에는 흰털이 돋아났구나. 설령 기름때 절은 모자를 집어던지고 겨드랑이 노린내 나는 적삼을 벗어버린다 해도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는 문하에서라면 몽둥이 맞기에 알맞다.

왜 그런가?

한밤중에 일어나 무릎 꿇고 앉았는데 털끝마다 별이 나타나 납승 앞에 떨어지는구나.”

상당하여 말하였다.

“한마디[一句]를 헤아리는 일이라면 죽 먹고 밥 먹는 사람치고 누가 그것을 모르겠는가. 그렇다고 한마디 헤아리지 않는다면 똥구덩이의 구더기도 그대들을 비웃게 될 것이다.”

주장자를 휙 뽑아들고 말하였다.

“이 주장자가 죄를 범하여 하늘에 가득하니 이를 겹겹이 쌓인 철갑산으로 유배보내겠다. 말해 보아라. 이 천복사의 주지에게 잘못이 있겠는가?”

주장자로 마루바닥을 내리치고 말하였다.

“한발 늦었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예전에 어느 스님이 운문(雲門)스님에게 ‘무엇이 청정법신입니까?’라고 물으니 운문스님이 ‘꽃향기 가득한 난간이니라’라고 하였는데, 무슨 뜻입니까?”

“심사신장(深沙神將 : 불법수호신으로 현장법사의 인도 구법을 도왔다 함)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여기 한 사람은 자신을 매몰시겼고 또 한 사람은 옛 성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하면, 이 두 사람이 진흙이 물에 섞이듯 만나는 곳을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옥 젓가락으로 호랑이 아가리를 떠받치고 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춤추듯 노젓는 일은 묻지 않겠거니와, 이 할머니 팔에 안긴 어린아이는 어디서 났느냐? 라고 하니 암두(巖頭)스님이 뱃전을 세차례 두드렸다고 하는데 무슨 뜻입니까?”

“불에 달군 벽돌이 밑바닥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당시에 만일 스님께 물었다면 스님께서는 무어라 대답하셨겠습니까?”

“한 방에 때려 죽였을 것이다.”

“이 노화상이 모자를 사놓고 머리를 재보는군.”

“너는 어느 곳에서 암두스님의 경지를 보려 하느냐?”

“차(箚)!”

“엉터리 선승이로군.”

“이 노파가 ‘일곱 아들을 낳았는데 여섯은 선지식을 못 만났고 이 한 아이마저 만나지 못했구나’ 하고 아이를 물 속에 던져버렸다 하는데 무슨 뜻입니까?”

“지나치게 자만하는구나.”

“암두스님이 자신도 모르게 혓바닥을 내밀었다고 하는데 무슨 뜻입니까?”

“즐거운 일은 함께 기뻐한다.”

이때 그 스님이 좌구를 집어 들고 “이것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되겠군요.” 하니 스님이 말하기를 “놓아라[放下着]” 하였다.

남서기(南書記)가 스님 회중에 있을 때 ‘개는 불성이 없다[狗子無佛性]’는 화두

에 대하여 송하였다.

 

狗子無佛性 羅睺星入命

不是打殺人 被人打殺定

개는 불성이 없다 함은

나후성(羅睺星)이 명을 받고 들어오니

이는 사람을 때려죽인 것이 아니라

필시 사람에게 맞아 죽은 것이리라.

 

선사가 이를 수긍하였다.

호구 소륭스님의 제삿날에 향을 뽑아들고 법문하였다.

“일생을 떴다 잠겼다 하면서 분별[意智] 없는 이 노스님에게 부딪쳐 온갖 기량을 다하였지만 그 경지에 이를 수 없었다. 이때부터 창칼을 버리고 내 분수에 따라 가사입고 밥 먹은 지 20년 동안, 이 선상(禪床)에 앉아서 양머리를 매달아 놓고 개고기를 팔아오면서 그의 밑천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일년에 한 차례 그를 위해 향을 올릴 때면 사람들로 하여금 천고에 한을 깊게 하는구나.”

 

찬하노라.

기양 땅 사람이여

귀신도 두려워하였지

허공의 등짝에 흰털이 났다 하니

옛 무덤 속에 깊이 감춰둔 화살이로다.

 

네 머리를 잘라 가겠노라 하며

수좌와 뜨거운 피를 서로 뿜어대고

소매를 떨치고 떠나가며

수남스님의 둔한 머리를 비웃었노라

 

한양 나루터에 어린아이 버려서

즐거운 일에 기쁨을 함께 하였고

철갑산으로 주장자를 귀양 보내니

그 허물을 면하기 어렵겠구나.

 

옥 젓가락을 뽑아들고서

바위 앞 호랑이 아가리를 어거지로 받쳐놓고

운자 없는 시를 지어

부질없이 동리의 복사꽃이 여리다고 하였네.

 

도깨비 마음에 보살의 얼굴로

남서기를 설득하여 칼날 위를 걷게 하고

정법안장에 깨어진 사기그릇으로

함걸(咸傑)시자 풀속에서 끌어냈도다.

 

70고승을 당나귀 볼따구니 말 턱같이 생겼다고 하며

제방에 납자를 사로잡는 수완이 없다 업신여기고

20년 동안 개고기를 양머리로 속여 팔면서

스승을 추억하여 이를 악물고 한을 새겼네.

 

양기스님 정맥을 통달하니

금륜봉 그리자 천강에 떨어지고

굉지스님 꽃다운 자취를 이어받으니

압구지(狎鷗池)에는 팔방에 빛이 나네.

 

종파를 초월한 뛰어난 안목은 참으로 훌륭하신 대혜스님을 저버리지 않았고 후생으로 하여금 근원을 깊고 흐름은 멀게 하였소이다.

 

전법게

맑던 하늘 구름 덮인 하늘 되고

비 오더니 젖어있는 땅일세.

비밀히 마음을 부촉함이여

마음법이란 다만 이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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