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鞭羊彦機(편양언기) (1581∼1644)의 禪詩 (11)~(23)
● 鞭羊彦機(편양언기) (1581∼1644. 朝鮮 中期 僧侶. 本貫竹州. 俗姓 張氏. 法號 鞭羊. 法名 彦機. 安城 出身)
조선의 승려. 경기 안성 출신. 호는 편양(鞭羊). 11세에 출가하여 현빈(玄賓)에게 배우고, 후에 묘향산에 가서 휴정(休靜, 1520-1604)의 문하에서 수행하여 그의 법을 이어받음. 금강산 천덕사(天德寺), 구룡산 대승사(大乘寺), 묘향산 천수암(天授庵) 등에 머물면서 학인들을 지도함. 묘향산 내원암(內院庵)에서 입적함. 저서 : 편양당집(鞭羊堂集).
우리나라조사(我國祖師)
제57조 태고 보우(太古普愚)
제58조 환암 혼수(幻庵混修)
제59조 구곡 각운(龜谷覺雲)
제60조 벽계 정심(碧溪淨心)
제61조 벽송 지엄(碧松智嚴)
제62조 부용 영관(芙蓉靈觀)
제63조 청허 휴정(淸虛休靜)
제64조 편앙 언기(鞭羊彦機)
제65조 풍담 의심(楓潭義諶)
제66조 월담 설제(月潭雪霽)
제67조 환성 지안(喚惺志安)
제68조 호암 체정(虎巖體淨)
제69조 청봉 거안(靑峰巨岸)
제70조 율봉 청고(栗峰靑杲)
제71조 금허 법첨(錦虛法沾)
제72조 용암 혜언(龍岩慧彦)
제73조 영월 봉율(永月奉律)
제74조 만화 보선(萬化普善)
제75조 경허 성우(鏡虛惺牛)
제76조 만공 월면(滿空月面)
제77조 운봉 성수(雲峰性粹)
제78조 향곡 혜림(香谷蕙林)
제79조 진제 법원(眞際法遠)
(11) 悟心(오심) : 깨달음의 마음
雲走天無動 ~ 구름은 달려가도 하늘은 꼼짝 않고
舟行崖不移 ~ 배는 흘러가도 언덕은 그냥 있네.
本是無一物 ~ 根本을 살피면 아무것도 없건만
何處起歡悲 ~ 어디에 기쁨과 슬픔 있겠는가?
(12) 偶吟一絶贈戒明山人(우음일절증계명산인) : 우연히 읊어 戒明山人에게 드림
古寺空山中 ~ 쓸쓸한 山속의 옛 절
高樓人獨宿 ~ 높은 樓臺에 홀로 지새는 사람.
夜來秋雨寒 ~ 지난 밤 가을비 차게 내렸으니
落葉滿庭濕 ~ 落葉은 뜰에 가득 젖었네.
(13) 遊逍遙山(유소요산) : 逍遙山에서 노닐다.
晩陟逍遙洞 ~ 땅거미 지는 逍遙洞에 오르니
奇觀自異同 ~ 奇異한 觀景 저절로 다르기도 같기도 하다.
地偏天若少 ~ 땅은 가파르고 하늘은 없는 듯
川遠曲迷重 ~ 냇물은 멀리 굽이쳐 迷路가 거듭 되구나.
亂竹岩前徑 ~ 바위 앞 길 대나무는 무성하고
輕霞霽後峰 ~ 엷은 저녁 놀 비 개인 봉우리
高吟徒遣興 ~ 높이 읊조리며 興을 돋우며
揮筆句難工 ~ 잘 쓰지는 못하나마 한 句絶 揮筆하노라.
(14) 庭花(정화) : 뜰의 꽃
雨後庭花連夜發 ~ 비온 뒤에 뜰의 꽃 밤새 연이어 피어나
淸香散入曉窓新 ~ 맑은 香氣 흩어져 들어오니 새벽 窓이 새롭구나.
花應有意向人笑 ~ 꽃은 응당 뜻하는 바 있어 사람 向해 웃고 있는데
滿院禪僧空度春 ~ 寺院 가득 禪僧들은 헛되이 봄을 보내고 있구나.
(15) 贈覺地(증각지) : 覺地에게
興來長嘯上高樓 ~ 興이 나면 樓臺에 올라 길게 읊조리나니
明月蘆花兩岸秋 ~ 밝은 달 갈대꽃 兩쪽 언덕 가을이네.
最好一聲漁父笛 ~ 한 가락 고기잡이 긴 젓대 소리
夜深吹過白鷗洲 ~ 밤 깊은 白鷗洲(백구주)를 아득히 지나가네.
* 白鷗洲(백구주) : 흰 갈매기 나는 물가.
(16) 贈敬嚴(증경엄) : 敬嚴에게
客自南來問祖關 ~ 南쪽에서 온 나그네 祖師關(조사관)을 묻는데
祖關雖在示人難 ~ 祖師關(조사관)은 있으나 말하기는 어렵네.
今朝知是重陽日 ~ 오늘이 바로 重陽日이니
紅燁黃花帶雨寒 ~ 丹風잎 노란 菊花 비에 젖어 차갑네.
* 祖師關(조사관) : 선(禪)을 닦는 수행자가 통과하여야 도를 깨칠 수 있다고 하는 조사선(祖師禪)의 관문.
* 조사선(祖師禪) : 불교의 삼종선(三種禪) 가운데 하나. 조사(祖師)인 달마(達磨)가 바로 전한 선(禪)이라는 의미. 불립문자(不立文字)·교외별전(敎外別傳)·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을 표방하는 육조(六祖) 혜능(慧能) 하의 남종계의 선, 즉 남종선(南宗禪)을 말함.
* 남종선(南宗禪) : 당(唐)나라 혜능(慧能)에 의해 성립된 불교 선종(禪宗)의 일파.
(17) 贈別法蓮師(증별법련사) : 法蓮스님과 이별하며
力疾吟疎句 ~ 힘에 부치도록 經을 읽던
蓮師故寺歸 ~ 法蓮스님 옛 절로 돌아갔다.
歲兼人有別 ~ 歲月과 사람은 離別이 있지만
愁與病無辭 ~ 愁心과 病은 떨어지지 않았구나.
雪逕連天遠 ~ 白雪의 길이 하늘 멀리 連이어있고
孤峯度棧危 ~ 외로운 봉우리 무지개다리 건너기가 危殆롭다.
此行非萬里 ~ 이 番 行次는 萬 里가 아니리라
應見落花時 ~ 應當 보리라. 꽃이 떨어지는 때를.
(18) 贈別天隱師(증별천은사) : 天隱스님과 이별하며
幻身無着處 ~ 幻影의 이 몸은 執着하는 곳이 없어
放浪若秋雲 ~ 가을 구름같이 떠돌고 있네.
暫宿蓬萊頂 ~ 蓬崍山 봉우리에 暫時 머물다
隨風向石門 ~ 바람 따라 저 石門으로 가네.
(19) 贈隱師以別(증은사이별) : 隱스님과 이별하며
蒼蒼太白秀 ~ 蒼蒼한 太白山의 秀麗함이여
不異淸涼山 ~ 淸涼山과 다르지 않네.
隱公愛蕭灑 ~ 隱公은 소쇄(蕭灑)함을 좋아하여
燈下開禪關 ~ 燈불 아래 禪의 관문이 열리도다.
色將松不老 ~ 形色은 소나무처럼 늙지 않았고
心與鶴俱閑 ~ 마음은 鶴과 더불어 閑暇롭구나.
一罷邯鄲夢 ~ 한 番에 邯鄲(감단) 꿈을 罷(파)하니
逍遙天地間 ~ 天地間에 逍遙하도다.
(20) 次處能韻(차처능운) : 처능(處能) 스님에게 드리는 답시
何人記賤子 ~ 어떤 사람이 賤한이라고 생각하는가?
令我憶曹溪 ~ 나로 하여금 曹溪(조계)를 생각게 한다.
歲暮燈將滅 ~ 世上이 저물어 燈불이 장차 滅하려 하며
更殘月欲低 ~ 더욱이 잦아들던 달이 사라지려할 때
鳳雛巢覺樹 ~ 鳳雛(봉추)가 覺樹에 깃들고
驥子食禪階 ~ 千里馬가 禪의 階段을 삼키는구나.
自恨供多病 ~ 내가 恨스러운 것을 말하자면 病이 많으니
徒勞回首西 ~ 徒勞(도로) 西方만을 생각 할 뿐이다.
(21) 次朴上舍長遠韻(차박상사장원운) : 박상사 장원의 운에 차운함
柴門逈世擁千崟(시문형세옹천음) : 세상 멀리 깊은 산 속 사립문 닫혀있고
林逕無人雪色深(임경무인설색심) : 인적 없는 숲 속 길로 흰 눈만이 깊구나.
何物有情天上在(하물유정천상재) : 무슨 정든 물건이 저 하늘엔 있는 걸까?
夜來明月獨窺尋(야래명월독규심) : 밤 되면 밝은 달만 홀로 와서 엿보는가.
(22) 秋意(추의) : 가을의 기분
露落千峯草木愁 ~ 서리 내린 千 봉우리 나뭇잎 마르나니
世間何處不悠悠 ~ 이 世上 어디인들 쓸쓸하지 않으리.
君知身老非心老 ~ 몸은 늙어가도 마음은 안 늙나니
萬古乾坤月一秋 ~ 萬古의 하늘과 땅과 달빛은 가을이로다.
(23) 香爐詠懷(향로영회) : 향로봉에서
地勝靑丘野 ~ 땅 좋은 靑丘의 들
天高太白秋 ~ 하늘 높은 太白山 가을
曹溪全德業 ~ 曹溪의 穩全한 德業이
小室盛風流 ~ 작은 禪室이지만 風流는 隆盛(융성)하도다.
木落千林瘦 ~ 나무 잎 다 떨어져 숲은 앙상한데
雲生一片浮 ~ 한 조각 뜬 구름
錫飛能解虎 ~ 柱杖子(주장자) 비켜나니 虎患(호환)에서 벗어나
回首謾悠悠 ~ 돌이켜 보니 거짓말 같이 유유하기만하다.
우리나라에서 뛰어난 이 곳
태백산의 가을에 하늘 높아라.
수행의 덕업을 잘 갖추니
작은 방에 풍류가 가득하구나.
낙엽 진 수천 그루 숲은 비쩍 말랐고
한 조각구름 생겨나 하늘에 떠다니네.
호랑이 싸움 말리는 지팡이 짚고 다니며
머리 돌려 보니 마음 그저 여유롭네.
* 청구(靑丘·靑邱) : 예전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일컫던 말.
* 虎患(호환) : 호랑이에게 당하는 禍
* 중국 제(齊)나라 승려 승조(僧稠)는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는 것을 보고 지팡이를 휘둘러 화해시켰다 한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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