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사의 선시
浮休善修(부휴선수) (1543~1615)의 禪詩 (31)~(40)
● 浮休善修(부휴선수) (1543~1615. 姓 金. 南原出身. 號 浮休. 法名 善修)
조선 중기의 고승. 성은 김씨. 호는 부휴(浮休). 남원출신. 아버지는 적산(積 山), 어머니는 이씨이다. 어머니가 신승(神僧)으로부터 원주(圓珠)를 받는 태 몽을 꾸었으며, 어릴 때부터 비린내를 좋아하지 않았다. 20세에 부모의 허락 을 얻어 지리산으로 들어가서 신명(信明)의 제자가 되었고, 그 뒤 부용(芙蓉) 의 밑에서 수도하여 심요(心要)를 얻었다.
조선의 승려. 전북 남원 출신. 호는 부휴(浮休). 20세에 지리산에 들어가 신명(信明)에게 출가하고, 후에 부용 영관(芙蓉靈觀, 1485-1571)에게 사사(師事)하여 그의 법을 이어받음. 덕유산, 가야산 해인사, 조계산 송광사 등에 머물고, 지리산 칠불암(七佛庵)에서 입적함. 저서 : 부휴당대사집(浮休堂大師集). [네이버 지식백과] 선수
(31) 次山影樓題(차산영루제) : 山影樓에서
千年檜影溪邊古 ~ 시냇가엔 천년된 노송나무 그림자 예스럽고
半夜疎鍾月下新 ~ 깊은 밤 드문 鐘소리 달 아래 새롭구나.
十里朝烟連海氣 ~ 십리 아침 안개는 바다로 이어지고
數聲春鳥喚山人 ~ 몇 마디 봄 새 소리는 山에 사는 사람 부르네.
樓前水碧風生面 ~ 누각 앞에 물은 푸르고 얼굴에 바람 부는데
檻外雲濃露滴巾 ~ 난간 너머로 구름이 짙어 이슬이 手巾을 적시네.
終日憑欄多勝事 ~ 하루 종일 난간에 기대니 이렇게 좋은 걸
胸中如鏡自無塵 ~ 가슴 속이 거울 같아 티끌 하나 없구나.
* 山影樓(산영루) : 金剛山 楡岾寺(유점사) 앞의 시내를 건너질러 지은 누각.
(32) 次梁生員(차양생원) : 梁 生員에게 答함
晦迹韜光人不識 ~ 자취와 모습을 숨기어 남이 알지 못하게 하면 되지
何緣目擊認心通 ~ 무엇 때문에 직접 보고 마음이 통해야만 하는가?
儒冠釋服名雖異 ~ 儒學者의 갓과 僧侶의 옷이 이름은 다르지만
語及禪風意亦同 ~ 말이 禪風에 이르면 그 뜻은 한가지니라.
(33) 次右慶樓韻(차우경루운) : 右慶樓에서
含月山有寺 ~ 含月山에 절이 있어
雲深水重重 ~ 구름 깊고 물도 겹겹.
月映庭中塔 ~ 달은 뜰 가운데 塔을 비추고
風鳴樓上鍾 ~ 바람은 누각위의 鐘을 울리네.
夜靜夢魂斷 ~ 밤이 고요하니 잠도 오질 않는데
興多詩思濃 ~ 感興이 넘치어 詩想이 짙어지네.
岸巾吟一絶 ~ 頭巾을 벗고 詩 한수 읊자니
白髮轉髼鬆 ~ 흰 머리카락은 더욱 헝클어지네.
* 右慶樓(우경루) : 慶州에 있던 四天王寺의 樓閣을 일컫는 것으로 생각된다.
四天王寺는 金堂을 中心으로 東塔·西塔이 있고, 北方으로는 左經樓·右經樓가 있어서 마치 本尊佛이 安置된 金堂을 中心으로 四天王이 配置된 것과 같은 특이한 伽藍形態를 이루었다. 四天王寺는 正確하게는 狼山(낭산)에 있으나, 詩 內容에 나오는 含月山은 狼山과 인근해 있는 山이다.
(34) 次月精寺韻(차월정사운) : 月精寺에서
江湖萬里客 ~ 江湖의 萬里 나그네
落日獨憑欄 ~ 해 떨어져 홀로 난간에 기대었네.
山影沈江倒 ~ 山 그림자는 江에 거꾸로 잠기었고
春禽帶暮還 ~ 봄새는 저녁이 되자 돌아오네.
鄕愁天外散 ~ 향수는 하늘 멀리 흩어지고
歸意此中寬 ~ 이곳에선 돌아가고픈 마음 느긋해지네.
縹緲烟霞裏 ~ 아득한 안개 속에
巉巖幾百盤 ~ 수백 개의 우뚝한 바위 봉우리.
五臺山下路 ~ 五臺山 산 아래의 길
日暮步遲遲 ~ 어두워질 무렵 걸음은 더 늦어지네.
入院渾忘世 ~ 절에 들어서면 世上을 모조리 다 잊고
登樓却憶師 ~ 樓閣에 오르면 문득 스승이 생각나네.
鍾聲雲裏寺 ~ 구름 속 절에선 鐘소리 들리고
松影月中危 ~ 소나무 그림자는 달빛 속에 우뚝하구나.
到處心凝定 ~ 가는 곳마다 마음이 禪定에 드니
禪關久不移 ~ 修行의 자세 흔들림 없네.
* 月精寺 : 江原 平昌郡 五臺山에 있는 절.
(35) 次李相韻贈文道人(차이상운증문도인) : 文 道人에게
客裏還逢客 ~ 나그네가 나그네를 만나
談懷日欲傾 ~ 懷抱를 이야기 하노라니 해가 기울려 하네.
心閑能外世 ~ 마음이 閑暇 로와 능히 世上을 벗어나고
年老已忘形 ~ 나이가 늙어 이미 몸을 잊으며
磨業塵緣靜 ~ 업을 소멸시키니 세속의 인연이 고요해지고
凝神道眼明 ~ 精神을 모으니 道眼이 밝아지네.
想知常宴坐 ~ 생각건대 틀림없이 항상 편안히 앉아
返照自心經 ~ 자기 마음의 經典을 돌이켜 비춰보는가 보네.
(36) 次諸賢避亂書懷(차제현피난서회) : 피난 가는 여러 선비들을 보고 懷抱를 적다
憂國憂民日益深 ~ 나라와 百姓에 대한 걱정 날로 깊어 가는데
只緣兵火萬家侵 ~ 戰爭으로 인해 수많은 집들이 侵略 당하네.
滿腔雖有忠情在 ~ 뱃속 가득히 忠情이 있으나
隻手無因露赤心 ~ 한 쪽 손만으로는 붉은 마음을 드러낼 수가 없네.
移棲避寇入山深 ~ 도적을 피하여 깊은 山속으로 들어가 살지만
四境干戈日益侵 ~ 사방에선 戰爭이 더욱 심해만 가네.
又陷京都人枕死 ~ 서울도 陷落(함락)되고 사람도 서로 베고 죽으니
誰能禦敵慰天心 ~ 누가 능히 적을 막아 하늘의 마음을 慰勞할까.
兇倭渡海陷諸城 ~ 흉폭한 왜적이 바다를 건너 여러 성을 함락시키고
兵火屠燒又兩京 ~ 戰爭은 두 서울을 죽이고 불 질렀네.(두 서울: 서울과 開城)
中外無人效死戰 ~ 안팎으로 죽을 覺悟로 싸우는 이가 없었으니
事君何處見忠誠 ~ 어디에서 임금 섬겨 忠誠心을 보이리.
湖東湖北暗烟塵 ~ 東쪽과 北쪽 지방이 어두운 연기와 먼지에 뒤덮이니
播越東西幾朔旬 ~ 東西로 避亂한 지 몇 달이나 되는가?
賊勢四方如火熾 ~ 도적의 세력이 사방에 불길처럼 번지니
蒼生無處可安身 ~ 백성들은 안전하게 있을 곳이 없었네.
生斯季運命途薄 ~ 이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身帶窮愁世亦危 ~ 몸도 고달프고 世上도 위태롭네.
擧國人民交枕死 ~ 온 나라 백성들이 서로 베고 죽으니
斜陽獨立淚雙垂 ~ 지는 해에 홀로 서서 두 줄기 눈물 흘리네.
(37) 次鍾峰(차종봉) : 鍾峰 스님에게 答함
佛法流行不關時 ~ 佛法이 퍼져 행해지는 건 時代와 관계없나니
卽心便是豈盛衰 ~ 마음이 곧 이것인데 어찌 성쇠가 있으리.
聲前魔外俱腦裂 ~ 眞理의 소리 앞에 마귀와 외도의 뇌가 떠지고
句後人天共任持 ~ 眞理의 句節 뒤에 모든 사람 함께 지니네.
法會儼然當處在 ~ 법회가 엄연히 그 곳에 있고
禪風凜爾箇中歸 ~ 禪風이 름름하게 그 가운데 돌아올지라.
鳥啼花落眞消息 ~ 새 울고 꽃 지는 그것이 참 消息이니
只自熙怡說向誰 ~ 다만 스스로 기뻐할 뿐 누구에게 說明할까.
今當後五百年時 ~ 지금은 후오백년 時節이라
吾道陵夷日益衰 ~ 우리의 道가 낮아져서 날로 衰退하네.
可笑巴歌人共和 ~ 可笑롭구나, 사람들은 流行歌만 서로 부르니
堪嗟了義孰能持 ~ 궁극적 眞理는 누가 능히 지니겠는가.
心猿騰逸難調制 ~ 마음의 원숭이가 날뛰어 말리기 어렵고
意馬飄馳不復歸 ~ 意知의 말이 마구 내달리어 돌아올 줄 모르네.
叔世若非終南老 ~ 末世에 만약 뛰어난 道人이 아니라면
法門消息付與誰 ~ 法門의 消息 누구에게 맡길까?
* 鍾峰 : 四溟堂 惟政의 別號.
* 後五百年 : 佛法의 전승 시기를 오백년 주기로 다섯 시기로 나누는데, 그 마지막 단계를 後五百年이라 한다. 이 時期에는 自己 敎說만 옳다 하여 서로 다툰다고 한다.
(38) 次熙師韻(차희사운) : 熙 스님에게
松花長作食 ~ 松花가루로 늘 食事를 해 왔고
荷葉過殘年 ~ 蓮잎으로 남은 人生 보낼까 하오.
立志如山嶽 ~ 山과 같이 뜻을 세우고
安心似海天 ~ 바다처럼 마음 便安히 했네.
常懷求道念 ~ 항상 道를 찾는 마음을 품었고
不滯止啼錢 ~ 울음 그치게 하는 돈에 머물지 않았네.
若到心空處 ~ 萬若 마음이 비는 곳에 이른다면
同塵隨世緣 ~ 世俗으로 들어가 世上 因緣을 따르리라.
* 熙 : 浮休堂 善修의 弟子인 熙彦(1561~1647)을 가리키는 듯하다. 희언(熙彦)은 부휴당의 법을 잇는 7대 문파의 하나를 형성하였다.
* 울음 그치게 하는 돈 : 어린이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수단으로 누런 나뭇잎을 黃金이라고 속이는 方法. 禪修行에서 하나의 臨時 方策.
(39) 天地心(천지심) : 하늘과 땅의 마음과 나의 한마음
秋山疎雨過 ~ 가을 山中에 비가 지나갔나니
霜葉落庭苔 ~ 서리 맞은 잎 뜰의 이끼 위로 떨어지네.
白犬通消息 ~ 하얀 개에게 消息을 전하고
罷禪御鶴來 ~ 禪定에서 깨어나 학 타고 온다네.
(40) 秋日感懷(추일감회) : 가을날의 감회
半百年間已白頭 ~ 반백 년 간 이미 머리는 희어지고
病床孤臥意悠悠 ~ 병상에 홀로 누워있자니 생각이 막막하네.
不成壯志空成老 ~ 씩씩하던 뜻은 이루지 못한 채 늙어버렸는데
況値千山落木秋 ~ 더욱이 千山에 낙엽 지는 가을이 되었구나.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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