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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和魯人孔周翰題詩二首(幷引) 화노인공주한제시이수(병인)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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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和魯人孔周翰題詩二首(幷引) 화노인공주한제시이수(병인) : 소식(蘇軾)

              산동 사람 공주한이 벽에 써놓은 시에 화답하여 짓다.

 

幷引

孔周翰嘗爲仙源令中秋以事留東武官舍中時陳君宗古任君建中皆在郡其後十七年中秋周翰持節過郡二君已亡感時懷舊留詩於壁又其後五年中秋軾與客飮於超然臺上聞周翰乞此郡客有誦其詩者乃次其韻二篇以爲他日一笑

 

壞壁題詩已五年故人風物兩依然定知來歲中秋月又照先生枕曲眠

 

更邀明月說明年記取孤吟孟浩然此去宦游如傳舍揀枝驚鵲幾時眠

 

 

幷引(병인)

孔周翰嘗爲仙源令中秋以事留東武官舍中時陳君宗古任君建中皆在郡

공주한이 일찍이 선원령을 지냈는데, 중추절 밤에 일이 있어 동무현 관사에 머물게 되었을 때 당시 진종고와 임건중이 모두 군()에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其後十七年中秋周翰持節過郡二君已亡感時懷舊留詩於壁

그로부터 17년 뒤 중추절에 공주한이 황명으로 이곳 동무에 들렀을 때

진종고와 임건중 두 사람 모두 세상을 떠나고 없는지라 (공주한이) 옛날에 있었던 고마운 일들을 생각하며 벽에 시를 적어두었다.

 

又其後五年中秋軾與客飮超然臺上聞周翰乞此郡

또 그로부터 5년 뒤 중추절에, 내가 다른 객들과 함께 초연대에서 술을 마실 때, 공주한이 이곳에서 신세를 진 이야기를 들었다.

 

客有誦其詩者乃次其韻二篇以爲他日一笑

객 중에(당시 공주한이 벽에 적어둔) 그 시를 암송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시의 운을 빌어 훗날 재밋거리로 삼으려고 시 두 편을 지었다.

 

 

其一

壞壁題詩已五年 : 무너진 벽에 시 써둔 지 다섯 해가 지나도록

故人風物兩依然 : 옛사람의 풍류와 정취 달라지지 않았네.

定知來歲中秋月 : 내년에도 중추절 휘영청 밝은 달 떠오르면

又照先生枕麴眠 : 누룩을 베고서 자는 선생 모습을 비추겠네

 

 

其二

更邀明月說明年 : 또다시 달을 불러 내년 일을 얘기하며

記取孤吟孟浩然 : 외로이 읊조리던 맹호연이 생각나네.

此去宦遊如傳舍 : 이번에 가는 벼슬길도 떠돌이와 같은데

揀枝驚鵲幾時眠 : 가지 고르는 놀란 까치는 언제나 잠이 들까?

 

 

* 仙源(선원) : 지명. 북송(北宋)의 진종(眞宗)이 대중상부(大中祥符) 5(1012)에 곡부(曲阜)를 선원(仙源)으로 개명하였다.

* 東武(동무) : 지명(현재의 제성諸城)

* 超然臺(초연대) : 소식(蘇軾)이 밀주(密州)(치소治所가 현재의 제성諸城에 있었다.) 태수로 있던 희녕(熙寧) 8(1075)에 세운 누대로 노자(老子)에 나오는是以君子終日行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그러므로 군자는 하루 종일 걸어도 짐을 실은 수레를 떠나지 않으며, 아무리 맛있는 음식과 화려한 경관이 있어도 편하고 태연하게 그곳에 머문다)’이란 문장의 의미를 따 초연대(超然臺)로 명명했다.

* 枕麴(침국) : 유난히 술을 좋아하는 것을 가리킨다.

* 記取(기취) : 기억하다.

* 宦游(환유) : 집을 떠나 자리를 구하거나 관리가 되는 것을 가리킨다. 관리가 되어 여러 곳을 떠도는 것을 가리킨다.

* 傳舍(전사) : 옛날에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잠을 자던 곳을 가리킨다.

* 驚鵲(경작) : 잠을 자다 놀라 깬 까치를 가리킨다. 머무는 곳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소식은 次韻蔣穎叔이란 시에서도月明驚鵲未安枝, 一棹飄然影自隨(달빛에 놀란 까치처럼 깃들 가지 못 찾고/물에 뜬 배 위에서 그림자와 함께 있네)’라고 읊었다.

 

이 시는 희녕(熙寧) 9(1076) 중추절 밤, 밀주(密州)의 초연대(超然臺)에서 주연을 베풀고 밤새 술을 마실 때 쓴 작품이다.

* 곡부(曲阜) 출신 공주한(孔周翰)은 공자의 46세 손으로 이름은 종한(宗翰), 자는 주한(周翰)이다. 나이는 소식보다 여덟 살(추정)이 많지만, 진사가 된 것은 가우(嘉佑) 4(1059)으로 소식보다 두 해가 늦다.

 

소식이 이 시를 지었을 때는 공종한이 아직 살아 있을 때였는데 서문에서 말한 공종한이 지었다는 시는 아래와 같다.

屈指從來十七年(굴지종래십칠년) : 손꼽아 헤어보니 그로부터 17년

交親零落一潸然(교친영락일산연) : 벗들 모두 세상 떠나 눈물 흐르는데

嬋娟再見中秋月(선연재견중추월) : 다시 만난 중추절 밝은 달만이

依舊淸輝照客眠(의구청휘조객면) : 변함없이 환하게 잠든 객을 비춰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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