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除夜野宿常州城外二首(제야야숙상주성외이수) : 소식(蘇軾)
제야에 상주성 교외에서 묵으며 지은 2수
行歌野哭兩堪悲,遠火低星漸向微。病眼不眠非守歲,鄕音無伴苦思歸。
重衾脚冷知霜重,新沐頭輕感髮稀。多謝殘燈不嫌客,孤舟一夜許相依。
南來三見歲雲徂,直恐終身走道途。老去怕看新歷日,退歸擬學舊桃符。
煙花已作靑春意,霜雪偏尋病客須。但把窮愁博長健,不辭醉後飮屠蘇。
其一
行歌野哭兩堪悲 노랫소리와 울음소리 둘 다 슬프고
遠火低星漸向微 등불과 별빛 점차 희미해지네
病眼不眠非守歲 수세도 아니면서 눈이 아파 잠 못 들고
鄕音無伴苦思歸 고향 소식이 없어 고향 생각에 빠진 것이라네.
重衾脚冷知霜重 이불을 겹으로 덮어도 발이 시리니
新沐頭輕感髮稀 목욕한 뒤 헐렁한 머리 머리칼이 줄었네
多謝殘燈不嫌客 가물거리는 등불이 객지 사람 마다하지 않고
孤舟一夜許相依 배 안에서 하룻밤 함께해줘 고맙네.
其二
南來三經歲云徂 남쪽에 와서 맞은 새해 세 번째인데
直恐終身走道途 평생토록 길에서 헤맬까 겁날 뿐이네.
老去怕看新曆日 늙어감에 새 책력을 보기가 두려워서
退歸擬學舊桃符 사퇴하고 돌아가 옛 도부나 배우려네.
烟花已作靑春意 아지랑이에 덮인 꽃은 이미 봄기운을 자아내고
霜雪偏尋病客鬚 병든 몸 수염에는 흰서리만 내리네.
但把窮愁博長健 가난 속에 시련을 겪어도 건강할 수만 있다면
不辭最後飮屠蘇 도소주를 마지막에 마시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네.
희녕(熙寧) 6년(1073) 동짓달, 상주성 밖 운하가에서 세밑 밤을 보낼 때 지은 것이다. 동파는 이때 상주(常州)와 윤주(潤州) 일대의 기근을 구휼하라는 조정의 명령을 수행하고 있었다.
* 野宿 : 성 밖 교외에서 묵는 것을 가리킨다.
* 行歌 : 길을 가며 노래를 부르는 것을 가리킨다.
* 守歲 : 세밑의 풍속으로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워 새해를 맞는 것을 가리킨다.
* 鄕音 : 고향에 있는 집에서 전해지는 소식을 가리킨다.
* 重衾 : 이불을 겹으로 덮는 것을 가리킨다.
* 南來 : 소식(蘇軾)이 희녕(熙寧) 4년(1071)에 항주통판(杭州通判)으로 부임해서 시를 지은 이 해까지 3년이 지난 것을 가리킨다. ‘歲雲徂’는 (한) 해가 지나가는 것을 가리킨다. ‘徂’는 가다.
* 曆日 : 일력(日曆)을 가리킨다.
* 桃符 : 옛날에 정월이면 복숭아나무로 만든 판자 두 장에 각각 ‘神茶’와 ‘鬱壘’ 두 문신(門神)을 그려서 문짝에 붙여 악귀를 쫓던 부적, 즉 춘련(春聯)을 가리킨다.
* 烟花 : 춘경(春景)을 가리킨다. 이백(李白)은 「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 - 이백(李白)」이란 시에서 ‘故人西辭黃鶴樓, 烟花三月下揚州(황학루 서쪽에서 작별한 벗이 / 아지랑이 속 꽃핀 봄날 양주로 가네)’라고 했다.
* 長健 : 몸이 건강한 것을 가리킨다. ‘博’은 (크게) 얻다.
* 屠蘇(도소) : 술 이름. 고대의 풍속에서 정월 초하룻날 도소주(屠蘇酒)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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