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和子由踏青(화자유답청) : 소식(蘇軾)
봄놀이를 노래한 자유(소식 동생)의 시에 화답하여
春風陌上驚微塵,遊人初樂歲華新。人閒正好路旁飲,麥短未怕游車輪。
城中居人厭城郭,喧闐曉出空四鄰。歌鼓驚山草木動,簞瓢散野烏鳶馴。
何人聚眾稱道人,遮道賣符色怒嗔。宜蠶使汝繭如甕,宜畜使汝羊如麇。
路人未必信此語,強為買符禳新春。道人得錢徑沽酒,醉倒自謂吾符神。
東風陌上驚微塵(동풍맥상경미진) : 봄바람이 길 위에서 작은 먼지를 일으키니
遊人初樂歲華新(유인초락세화신) : 상춘객들이 바야흐로 새봄의 경치를 즐기네.
人閑正好路傍飮(인한정호로방음) : 인적이 한산하여 길가에서 술 마시기 좋고
麥短未怕遊車輪(맥단미파유거륜) : 보리 키가 작아 수레가 지나가도 걱정 없네.
城中居人厭城郭(성중거인염성곽) : 성안에서 사는 사람 성곽이 싫증이 나고
喧闐曉出空四鄰(훤전효출공사린) : 왁자지껄 새벽에 나가니 사방이 텅 비었네.
歌鼓驚山草木動(가고경산초목동) : 노래와 북이 산을 울려 초목이 진동하고
簞瓢散野鳥鳶馴(단표산야조연순) : 도시락 표주박 흩어져서 까마귀 솔개 유순하네
何人聚衆稱道人(하인취중칭도인) : 누가 사람을 모아 놓고 도인이라 칭하는가?
遮道賣符色怒嗔(차도매부색노진) : 길을 막고 부적을 팔며 성난 표정을 짓고 있네.
宜蠶使汝繭如甕(의잠사여견여옹) : 누에가 잘 자라게 하여 고치가 항아리만큼 크게 하고
宜畜使汝羊如麕(의축사여양여균) : 가축이 잘 자라게 하여 양이 노루만큼 크게 한다네.
路人未必信此語(로인미필신차어) : 길 가는 사람 반드시 이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强爲買服禳新春(강위매복양신춘) : 억지로 사서 몸에 차고 새봄의 액땜을 하네.
道人得錢徑沽酒(도인득전경고주) : 도인은 돈을 받자 곧장 술을 사 마시고는
醉倒自謂吾符神(취도자위오부신) : 내 부적은 신령스럽다 취해 쓰러져 중얼거리네.
이 시는 가우(嘉祐) 8년(1063) 정월 소식이 봉상(鳳翔)에 있을 당시에 지은 작품이다. 소식의 동생 소철(子由)은 당시 수도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있었는데 북방의 새해 초에 자신 고향과 다른 지역 풍속을 접하고 자연스럽게 고향인 미산(眉山)에서 새해를 맞을 때의 풍속을 회상하면서 답청(踏靑)과 잠시(蚕市) 두수를 지었다. 소식은 동생이 지은 이들 시에 대한 화답시를 두수 지었는데 이 시는 그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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