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洞庭湖寄閻九(동정호기염구) : 맹호연(孟浩然)
동정호에서 염구에게 부치다.
洞庭秋正濶(동정추정활) : 동정호는 가을에 정녕 드넓은데
余欲泛歸船(여욕범귀선) : 나 돌아가는 배 띄우려 하네..
莫辨荊吳地(막변형오지) : 형오(荊吳)의 땅은 분간이 안 되고
唯餘水共天(유여수공천) : 오직 넘치는 물은 하늘고 맞닿았네.
渺瀰江樹沒(묘미강수몰) : 아득히 넓은 강가의 나무는 잠겨 있고
合沓海潮連(합답해조연) : 찰랑거리는 물결은 밀려오는 조수와 이어지네.
遲爾廻舟楫(지이회주즙) : 그대를 기다려 배를 돌려서
相將濟巨川(상장제거천) : 앞으로 이 거대한 내 건너리라.
* 鑑賞 : 맹호연은 비록 기회를 얻지 못해 불우한 삶을 마쳤으나, 유학적 이상을 가슴에 품었던 유학자로서, 그의 작품 속에는 ‘큰 기러기의 꿈(鴻鵠志)’, ‘자라를 낚다(釣鼇)’, ‘큰 내를 건너다(濟巨川)’는 시어들을 통해 자신이 제왕을 보좌하는 인물 곧 王佐之才로서의 꿈을 접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는 그가 젊어 청운의 꿈을 안고 벼슬을 구하는 데 몰두하던 시기에 씌여진 것으로 보인다.
기득권자가 가득차 제 권력을 뽐내고 있는 세상에 출사표를 던지는 신진 세력에게 있어서, 이 世上은 굴원의 어부사에 표현 한 바 擧世 濁流와도 같다. 천지로 불어난 동정호의 물은 바로 濁流인 것이다. 거듭 밀려오는 潮水도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기세로 동정호 나무를 잠기지만, 나는 그대와 더불어 이 거대한 냇물을 당당히 건너 보이겠다는 말이다. 이 진흙탕물을 노를 지어 당당히 건너고 싶은 것이다. 이 시는 염방(閻防 곧 閻九)에게 주는 시이지만, 맹호연 자신의 포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맹호연 자신이 諸葛亮이나 管仲과 같은 雄志를 품고서 漢昭烈皇帝나 齊桓公 같은 참다운 知己者를 찾아 천하를 떠돌아다녔으나 그 뜻을 제대로 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시를 통해 그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의 濟巨川은 “내게 뗏목 하나라도 던져 준다면, 거대한 저 탁류와 조수도 당당히 헤치고 나갈 텐데”하는 하소연일 것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孟浩然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항주설사호등장정루작(與杭州薛司戶登樟亭樓作) : 맹호연(孟浩然) (0) | 2022.06.30 |
---|---|
한원회소자(閑園懷蘇子) : 맹호연(孟浩然) (0) | 2022.06.29 |
기조정자(寄趙正字) : 맹호연(孟浩然) (0) | 2022.06.29 |
세모해상작(歲暮海上作) : 맹호연(孟浩然) (0) | 2022.06.29 |
춘중희왕구상심(春中喜王九相尋) : 맹호연(孟浩然) (0) | 2022.06.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