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우정오랑(又呈吳郞) - 두보(杜甫)
또 오랑에게
堂前撲棗任西隣(당전박조임서린) : 집 뜰 대추는 서쪽 이웃이 따가라고 놔두시게
無食無兒一婦人(무식무아일부인) : 먹을 것도 자식도 없는 한 부인이라네.
不爲困窮寧有此(불위곤궁녕유차) : (그녀가) 가난하지 않다면 어찌 이런 일이 있으랴?
秪緣恐懼轉須親(지연공구전수친) : 두려워할 테니 더욱 친하게 대해주시게.
卽防遠客雖多事(즉방원객수다사) : 비록 할 일이 많으나 먼 곳에서 온 나그네를 말리나니
使揷䟽籬却甚眞(사삽소리각심진) : 울타리를 치게 함은 도리어 너무하신 거요.
已訴徵求貧到骨(이소징구빈도골) : 이미 세금이 많아 가난이 뼈골에 사무친 것이니
正思戎馬淚盈巾(정사융마루영건) : 전쟁의 참상을 생각하니 눈물이 수건을 가득 적시네.
두보(杜甫)가 기주에서 모처럼 평안한 말년을 보내던 시절, 오랑이라는 이에게 집을 넘겨주고 이사 가면서 남긴 시 다시 오랑에게(又呈吳郞)’다.
가난한 이웃 과부가 두보 집 울타리에 난 개구멍으로 들어와 몰래 대추를 따가곤 했다.
두보는 울타리를 손보기는커녕 모르는 체 내버려 뒀다.
* 두보는 이사 오는 오랑이 사정을 몰라 그녀를 쫓을까 걱정하며 울타리를 그대로 두라고 당부했다.
(그녀가) 가난하지 않다면 어찌 이런 일이 있으랴/ 두려워할 테니 더욱 친하게 대해주시게… 성긴 울타리에 섶을 빽빽이 심는 건 지나친 일이네.’
두보는 거의 평생을 전란에 치여 떠돌면서도 가난하고 핍박받는 이들을 생각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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