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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조전부니음미엄중승(遭田父泥飮美嚴中丞)

by 산산바다 2020. 12. 29.

산과바다

두보 시(杜甫 詩) HOME

 

 

 

      조전부니음미엄중승(遭田父泥飮美嚴中丞) - 두보(杜甫)

        엄 중승을 칭송하는 어떤 농부가 억지로 술을 권하다

 

 

步屧隨春風(보섭수춘풍) : 집 나서 봄바람 따라 걷다가 보니

村村自花柳(촌촌자화류) : 마을마다 복사꽃과 봄버들이 좋았네.

田翁逼社日(전옹핍사일) : 한 농부 봄날 제사(春社) 가깝다고 하면서

邀我嘗春酒(요아상춘주) : 자기 집으로 가 술 한 잔 마시자고 하더니

酒酣夸新尹(주감과신윤) : 술 오르자 새로 부임한 성도윤(嚴武)을 칭찬하며

畜眼未見有(축안미견유) : 여태까지 이렇게 좋은 관리 없었다고 하면서

回頭指大男(회두지대남) : 고개 돌려 큰아들을 가리키며 말했네.

渠是弓弩手(거시궁노수) : 이 놈이 군대에 있을 때 활을 쏘았답니다.

名在飛騎籍(명재비기적) : 비기군 명부에 이름이 오른 탓에

長番歲時久(장번세시구) : 군에서 오랜 세월 고생고생 하다가

前日放營農(전일방영농) : 며칠 전에야 집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게 되었는데

辛苦救衰朽(신고구쇠후) : 고생하며 늙어가다 살아나게 된 저는

差科死則已(차과사즉이) : 세금과 부역으로 죽을 지경이 되더라도

誓不擧家走(서불거가주) : 식구를 데리고 도망가지 않겠다. 다짐했지요.

今年大作社(금년대작사) : 그런데 시끌벅적 크게 치러지는 봄 제사에

拾遺能往否(습유능왕부) : 두습유께서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叫婦開大甁(규부개대병) : 그러더니 며느리 불러 큰 단지를 열어서

盆中爲吾取(분중위오취) : 단지 안에 술을 떠서 내 술잔을 채웠네.

感此氣揚揚(감차기양양) : 의기양양한 그 모습에 감동을 하여

須知風化首(수지풍화수) : 애민이 바로 정치의 으뜸인 것을 알았네.

語多雖雜亂(어다수잡란) : 말이 많고 하는 말에 조리도 없었지만

說尹終在口(설윤종재구) : 성도윤을 칭찬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아

朝來遇然出(조래우연출) : 아침에 집 나섰다 우연히 들른 집에서

自卯將及酉(자묘장급유) :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을 마셨네.

久客惜人情(구객석인정) : 긴 시간 손님을 대하는 그 마음이 아름다워

如何拒鄰叟(여하거인수) : 이웃 노인의 간절한 청 거절할 수 없었는데

高聲索果栗(고성색과율) : 농부는 사람을 불러 과일과 밤을 챙기고

欲起時被肘(욕기시피주) : 일어나려 할 때마다 그러는 나를 눌러 앉혔네.

指揮過無禮(지휘과무례) : 늙은 농부 하는 짓이 무례한 것 같아도

未覺村野丑(미각촌야추) : 산골 노인의 추한 모습이라 생각되지 않았는데

月出遮我留(월출차아류) : 달뜨자 다시 한 번 더 있다 가라고 하면서

仍嗔問升斗(잉진문승두) : 술이 얼마나 있는지는 묻는 게 아니라고 하네.

 

 

* 田父(전부) : 농사를 짓는, 특히 나이든 농부(農夫)를 가리킨다.

* () :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만남을 가리킨다.

* 泥飮(니음) : 누군가에게 억지로 붙잡혀 술을 마시는 것을 가리킨다.

* 嚴中丞(엄중승) : 엄무(嚴武)를 가리킨다. 엄무는 당시 성도윤(成都尹) 겸 어사중승(御史中丞)이었다. ‘는 찬미하는 것을 가리킨다.

* 步屧(보섭) : 천천히 걷는 것을 가리킨다. ‘은 짚(또는 풀)로 엮은 신발을 가리킨다.

* 社日(사일) : 농촌에서 춘분(春分) 전후에 지내는 제사를 가리킨다. ‘社日에는 춘사(春社)와 추사(秋社)가 있다.

* 春酒(춘주) : 겨울에 담가 봄에 익은 술을 가리킨다. ‘春酿(춘양)’이라고도 한다. 시경詩經빈풍豳風칠월七月에서 爲此春酒, 以介眉壽(가을에 거둔 쌀로 봄날 술을 담가서 / 노인들 장수 위해 드시게 하네)’라고 했다.

* 新尹(신윤) : 새로 성도윤으로 부임해 온 엄무를 가리킨다.

* 畜眼(축안) : 노안(老眼). 겸칭이다.

* 弓弩手(궁노수): 쇠뇌 또는 활을 쏘는 병사, 즉 농부의 아들이 궁수(弓手)나 노수(弩手)로 전장에 나아가게 된 것을 가리킨다. ‘와 같다.

* 飛騎(비기) : 군대의 명칭이다.

* 長番(장번) : 당조(唐朝)의 병농일치(兵農一致) 부병제(府兵制)에서 교대 없이 장기간 병역(兵役)을 맡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 放營農(방영농) : 군대에서 나와 집으로 와서 농사를 짓다.

* 衰朽(쇠후) : 노쇠하다. 농부를 가리킨다.

* 差科(차과) : 요역(徭役)과 부세(賦稅)를 가리킨다. ‘差料로 쓴 자료도 있다.

* 擧家(거가) : 온 집안이

* 拾遺(습유) : 관직명. 두보 자신을 가리킨다.

* 風化首(풍화수) : 위정자들의 임무가 애민(愛民)에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風化風俗敎化의 준말이다.

* 雜亂(잡란) : 뒤섞여 어지러운 것을 가리킨다. 질서나 조리가 없는 것을 가리킨다.

* 朝來(조래) : 아침. 새벽.

* 卯酉(묘유) : 모두 시간을 가리킨다. ‘12지 중 네 번째로 오전 다섯 시에서 일곱 시까지를 가리키고, 열 번째인 는 오후 다섯 시에서 일곱 시까지를 가리킨다.

* 久客(구객) : 객지에서 오래 지내는 것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킨다.

* () : 말리다. 끌다. 여러 차례 사양을 하고 일어서려 했지만 그때마다 붙잡혀 주저앉게 된 것을 가리킨다. 나중에는 피주(被肘)’가 견제(牽制)를 뜻하는 말로 쓰였다.

* () : 저지하다. 방해하다.

* () : 나무라다. 탓하다. 꾸짖다. 화를 내다.

* 升斗(승두) : 되나 말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술()을 가리킨다. 양만리(楊萬里)仲秋月長句란 시에서 先生舊不論升斗, 近來畏病不飮酒(선생께서 옛날에는 양을 가리지 않더니 요즘에는 병 무서워 술을 안마시네.)’라고 읊었다.

 

* 숙종(肅宗) 보응(寶應) 원년(762), 두보가 성도초당(成都草堂)에서 지낼 때 쓴 작품이다.

당시 성도부윤(成都府尹)과 어사대부(御使大夫)를 겸임하고 있던 엄무(嚴武)는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두보의 후견인 역을 맡고 있었다.

취중진담(醉中眞談)이라고 술에 취하면 속내를 쉽게 드러내게 되어 있는데 농부가 하는 말로 봐서는 당시 엄무(嚴武)에 대한 성도(成都) 사람들의 평판이 꽤나 좋았던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엄무가 성도부윤과 어사대부, 그리고 검남절도사(劍南節度使)를 겸하고 있을 무렵에는

그 세력이 강대하여 주변 이민족들의 소요가 일어나지 않던 시기였고 애민(愛民)이 정치의 으뜸으로 풀어 읽은 須知風化首란 구절에서 보듯 평화의 시기에 시달림을 당하지 않는 백성들의 삶은 당연히 편안했을 것인데 정치의 요체가 사람들의 편안한 삶’이란 가치는 시공을 달리한 지금 이 땅에서도 변함없이 으뜸의 가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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