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제초(除草) - 두보(杜甫)
풀을 뽑으며
草有害於人(초유해어인) : 쐐기풀은 사람에게 해로운 것인데
曾何生阻修(증하생조수) : 어찌하여 크게 자라 길을 막고 있는가?
其毒甚蜂蠆(기독심봉채) : 그 독이 벌이나 전갈만큼 심한데
其多彌道周(기다미도주) : 길을 메울 정도로 널려있구나.
淸晨步前林(청신보전림) : 이른 아침 집 앞 숲으로 산보 나가면
江色未散憂(강색미산우) : 강 경치가 시름을 덜어주지 못하고
芒刺在我眼(망자재아안) : 잔털이 눈이라도 찌를 것만 같은데
焉能待高秋(언능대고추) : 어떻게 가을이 깊어지길 기다리리
霜露一沾凝(상로일점응) : 이슬 서리 한 번이라도 맺히기 시작하면
蕙草亦難留(혜초역난류) : 향기로운 풀이라도 남아 있을 수 없겠지만
荷鋤先童稚(하서선동치) : 호미 들고 아이들 앞장 세워서
日入仍討求(일입잉토구) : 해질 때까지 풀을 찾아 없애버렸다.
轉致水中央(전치수중앙) : 뽑은 풀은 강물 속에 버려야 할 것이나
豈無雙釣舟(기무쌍조주) : 고기잡이 배 두어 척 어찌 없으랴
頑根易滋蔓(완근이자만) : 뿌리가 질겨 그냥 두면 뻗어 가기 쉬워서
敢使依舊丘(감사의구구) : 원래 자라던 곳에 기대어 살아나리라
自玆藩籬曠(자자번리광) : 이제 이곳 울타리 주변이 환해졌으니
更覺松竹幽(갱각송죽유) : 솔숲과 대숲 더욱 그윽해질 것이로다.
芟夷不可闕(삼이불가궐) : 해로운 풀 없애는 건 빠트릴 수 없으니
疾惡信如讐(질오신여수) : 나쁜 것 미워하기 원수 보듯 하리라.
* 草 : 원제를 ‘除艹琰草’라고 한 것에 따라 여기서는 ‘쐐기풀’로 풀었다.
* 阻修 : 멀리까지 길을 막다. 장재(張載)는「擬四愁詩」는 ‘我所思兮在營州, 欲往從之路阻修(내 생각은 영주 땅 그곳에 가있는데 / 가보고 싶어도 길이 막혀 못가네)’라고 읊었다.
* 蜂蠆 : 벌과 전갈. 일반적으로 침을 가진 독충을 가리킨다.
* 道周 : 길가. 《시경(詩經)∙당풍(唐風)∙유체지두(有杕之杜)》에서 ‘有杕之杜, 生於道周(팥배나무 혼자서 정말 외롭게 / 길가 떨어져 자라고 있네)’라고 했다.
* 芒刺 : 곡식의 껍질에 있는 긴 수염 같은 것, 즉 깔끄러기를 가리킨다. 육구몽陸龜蒙은「薔薇」란 시에서 ‘外包芳菲雖笑日, 中含芒刺欲傷人(겉으로는 향기롭게 웃고 있지만 / 속에 있는 가시로 사람 상하네)’이라고 읊었다.
* 高秋 : 깊은 가을을 가리킨다.
* 沾凝 : 맺혀서 달라붙다. ‘霑凝’으로도 쓴다.
* 蕙草 : 혜초(蕙草)와 난초(蘭草). 혜(蕙)와 난(蘭)은 난초를 구분한 것으로 줄기 하나에 꽃이 하나 피는 일경일화(一莖一花)를 난(蘭)이라하고, 줄기 하나에 여러 송이의 꽃이 피는 일경다화(一莖多花)를 혜(蕙)라고 한다. 여기서는 뭉뚱그려 향초를 말한 것이다.
* 童稚 : 어린아이. 유장경(劉長卿)은 「送姨子弟往南郊」란 시에서 ‘別時兩童稚, 及此俱成人(헤어질 땐 두 녀석 다 어린아이였는데 / 지금 보니 둘 모두 다 자랐구나)’라고 읊었다.
* 討求 : 탐구하다. 조사하다. 찾다. 캐다.
* 轉致 : 전달하다. 나르다.
* 滋蔓 : (풀이나 덩굴 따위가) 널리 뻗어 자라다.
* 藩籬 :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울타리나 난간 등을 가리킨다.
* 芟夷 : 잘라내다. 잡초를 없애다. 《좌전左傳》(은공 6년隱公六年)에서‘爲國家者, 見惡如農夫之務去草焉, 芟夷蘊崇之, 絶其本近, 勿使能殖(나라와 집안을 운영하는 사람은 ‘악’을 마치 농부가 풀을 뽑는 일을 하는 것처럼 잘라 내서 쌓아두고 그 뿌리를 잘라 번성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이라고 했다.
* 疾惡 : (해로운 것을) 혐오하다. 증오하다. 싫어하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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